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 조회수 : 1,659
작성일 : 2024-08-25 11:24:24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에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더불어 약과 더불어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장롱에 비싸고 좋은 옷도 여러 벌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한 남자의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는 여자이지요.

자기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밭 한 귀퉁이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는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돈을 아끼느라 꽤나 먼 시장 길도 걸어다니고 싸구려 미장원에만 골라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잘 들어 응답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시인이 큰 수술로 사경을 헤맬때 쓴 시래요.

좀전에 티비 채널을 돌리다 잠시 봤는데 

나태주 시인과 아내가 받은 큰수술이

무려 열번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서로가 그런 고통을 시간을 함께 겪으며 

더 돈독해지고 애틋해진걸까요. 

원래도 그랬겠지만 더욱 깊어진 것이겠지요. 

 

아내를 

/엄마같이 들여다보는 

이웃같이 같이 가 주는 

누이같이 옆에서 속삭여주는

딸같이 귀염을 떠는 

그런 복합적인 존재/라고 이야기 하는데

짧게 봤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참 순수한분 같더라고요.

그러니 풀꽃 같은 시가 나왔겠지요..

나태주시인의 삶과 이야기를 듣고는 

한편의 시처럼 기분이 몽글몽글해졌어요.

오늘은 서점에 한번 나가봐야겠어요.

IP : 211.235.xxx.2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네요
    '24.8.25 11:33 AM (1.228.xxx.58) - 삭제된댓글

    첫 몇 구절에 나보고 하는 소린줄
    우리 남편은 운전 잘 하네요
    우리 아이 학교에서 시 발표하는데 풀꽃 써 갔어요

  • 2. ㅡㅡㅡ
    '24.8.25 1:51 PM (219.248.xxx.133)

    나태주 시인.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시는 웬만하면 다 좋아요.
    좋은 시 알려주셔서 감사!

  • 3. ㅡㅡㅡ
    '24.8.25 2:01 PM (219.248.xxx.133)

    저도 마음이 몽글.몽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7150 벌써 귀뚜라미소리가 나는걸까요? 바닐라향 22:25:10 2
1747149 160 64kg 위고비 할 수 있나요 2 위고비 22:20:08 148
1747148 저 학원 실장으로 취직했어요 6 22:20:05 356
1747147 열흘정도 반찬 뭐 해놓을까요? 3 .. 22:17:41 220
1747146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1 ...ㅠㅠ 22:04:02 674
1747145 다이소에서 a4 아크릴 거치대 보셨나요? 1 .. 22:03:57 333
1747144 제 딸도 불안장애인데 6 ll 22:00:12 912
1747143 [단독]검찰이 압수한 관봉권 띠지 고의 분실 의혹 5 ... 21:59:28 913
1747142 코스트코 락토핏 유산균 효과 좋나요?? 4 .. 21:59:23 341
1747141 보철중에 치아 삭제량 적은게 ㅁㄴㅇㄹ 21:59:12 133
1747140 검찰, 건진법사 ‘관봉권’ 추적단서 전부 유실 5 범죄집단검찰.. 21:59:10 443
1747139 퀼트 공방 같은건 수익이 좀 남나요?? 3 21:57:56 427
1747138 거실용 강인한 식물 알고 싶어요 2 .. 21:57:22 216
1747137 대학은 돈,시간 낭비.. 팔란티어 학위 따라 21 하루만 21:44:44 1,682
1747136 건 고사리는 어떻게 불리나요? 6 고사리 21:43:38 424
1747135 들깻잎찜 오래 두고 먹어도 될까요 1 들깨아줌마 21:43:34 203
1747134 박원숙 미자편 축의금 몰랐다는데 6 레알 21:35:48 2,292
1747133 대학교 등록금 고지서 받으셨나요? 8 .. 21:30:39 882
1747132 욕심이 모든 악의 근원이네요 2 ㅁㄴㅇㄹ 21:26:52 1,124
1747131 sbs단독/주미대사에 강경화 전 장관 내정 18 ㅇㅇ 21:25:37 2,553
1747130 주작글 넘 많아요 13 .. 21:16:38 1,010
1747129 예비사돈이 교사부부 였으면 47 그냥 21:14:27 3,523
1747128 최은순은 딸 사위가 감옥에 있어도 6 21:09:27 1,907
1747127 매불쇼 자승스님 죽음 편 신용한 이 사람 12 매불쇼 21:08:13 2,114
1747126 나이들고 보니까...제일 좋은 성격은 25 ㅣㅣ 21:07:22 4,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