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같이 그냥 통념적으로 사는 일반 사람은 결혼을 안 하는 거는 조금 상상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평범하게 연애해서
더 이상 따로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서 결혼했고 이 사람이랑 꾸려가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만족스럽기는 해요 자식들 둘 낳고 키우면서 인생에서 이런 행복이 다 있나 싶은 경험들도 충분히 많이 했구요(자식들 중고생)
슬프고 힘든 일도 많았는데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로 좋은 기억이 많은 거 같아요.. 해외 여기저기 주재한다고 돌아다녔는데 힘들기도 하고 소중한 경험도 많이 했고요
저의 슬픔과 힘듦은 그럭저럭 평범한 수준이어서 그랬던 거 같아요. 결혼이라면 치를 떨 정도의 이유는 없거든요.
양가도 무탈한 편이고 특별한 일 없이 오래 연애 한 남자랑 서로 얼굴 붉히는 일도 딱히 없이 진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거든요. 그냥 평범한 동네에서 평범하게 학교 보내고 저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기부도 하고 봉사도 하고... 대단하진않아도 최소한 인간답게 살려고 노력도 하고요.
근데 아이들이 크니까 예측 불가능한 일들도 계속 생기고 이게 은근한 스트레스가 됩니다..
오늘은 아이가 아프다고 조퇴를 했는데 또 걱정이되고(복통이 몇일되어서 병원에갓는데 맹장도아니고, 장염소견인데 관찰요함으로..)
아이들은 그냥 평범하게 공부 안하는 요즘 애들인데 재량 휴업까지 겹친 며칠 동안 어떻게 또 버티나 싶어서 답답하고.. 저거 대학은 가려나 싶고요
그와중에 남편은 오늘 반차 쓰고 계속 쉬겠다면서 저한테 치대고 있는데 엄청 신경 쓰이고. 불쑥불쑥 아 혼자있고싶다...생각하고.. 평범한 게 행복인 줄 알면서도 당장 힘들고 어려운 일들에서는 벗어나 버리고 싶은 인간인지라 오늘도 번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