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조할아버지가 독립운동하다 돌아가셨는데, 맏손녀인 엄마한테 국가보훈부에서 매년 보훈의달? 그럴 때 소소한(코로나 때는 마스크외 위생용품 등) 선물이 와요.
근데 엄마가 몸이 불편하셔서 시골 집을 떠나 수도권 언니네 집에서 몇 년째 요양중이세요. 그래서 시골집이 비어있어요. 저희는 관리차 여행차 두어 개월에 한번씩 방문하고요.
그 몇 년 동안 시골 옆집에서 우리 엄마 집에 도착한 선물을 받아 자기네가 챙겼어요. 우리한테는 택배 왔다고 알려주지도 않으니 뭐가 왔는지도 모르고 넘어가기 일쑤였대요. 마스크 왔던 것도 나중에 우연히 알게 돼서 어딨냐 물어봤더니 다 쓰셨다고...
시골집이 씨족마을이라 다 친인척인데, 바로 옆집에 도둑이 살고 있는 거죠.
(나중에 알고 보니 옆집 할머니가 다른 집 채소 다 따가는 것도 CCTV에 잡혔다고...)
엄마가 담그신 조선간장 된장도 일부 사라지고요.
암튼 그 얘길 엄마가 어제 하시면서 택배알림 온 사진(엄마가 문자 확인도 잘 못하는 노인이라 설정을 그렇게 해놓으신 건지, 타지에 사는 막내 이모한테 우리 시골집 택배 알림이 왔고 그 사진을 전달 받은 거)을 보여주시더라고요. 이틀전에 국가보훈부에서 택배가 왔다는데 또 옆집에서 연락도 없고 아마 가져갔을 거라고.
그래서 오빠가 시골 옆집에 전화로 물어봤더니, "건멸치가 왔고 잘 보관하고 있다"는 답을 들었어요. 이미 뜯어서 확인했을 것 같은데 연락도 안 해주고. 전화 안 했으면 왔다 소리도 안 할 거였으면서 '잘 보관하고 있다'니 ㅎㅎㅎ 어떻게 택배 온 걸 알았을까 오빠 전화 받고 뜨끔했을 거예요.
암튼 배경설명은 이렇고요, 혹시 저희처럼 요 며칠 보훈부에서 멸치 받으신 분 계실까요? 사진 좀 받고 싶어서요. 어떤 멸치가 얼마만큼 어떻게 담겨 왔는지 ㅎㅎ 아마 저희가 내려가도 먹다가 남은 멸치 보여주며 '이것뿐이다' 할 게 뻔한데, 그거 그냥 드시라고 할 거고요. 그 사람들 양심 수준 좀 보려고요.
택배 수령처는 언니들과 상의해서 언니네 집으로 당장 바꾸시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