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올들어 우울도 오고 해서 당근에 올라온 방과후 보조교사를 지원해서 두 달간 알바를 했습니다.
초1~2 아이들 영어보조교사죠.
처음 이틀은 정신이 하나도 없고 애들 통제도 안되다가 그 다음부터 아이들 이름도 외우고 행동도 관찰하기
시작했는데... 왜 이렇게 귀엽죠.
제가 아들들만 키우고 아들 하나는 ADHD 약을 먹는 아이인데...
초1,2 남자아이들은 대부분 한 자리에 앉아있기 힘든데 보통이더라구요.
그냥 40분 수업에 앉아있는 애들은 여자애들이고 선생님 수업을 따라 가는 아이들은 한 모두 여자아이들..
남자아이들은 책상 위에 올라가고 뛰고 제제하면 잠깐 앉았다가 다시 방방 뛰고..
근데 그 아이들도 꼭 껴안아주고 이름불러 주면 순간, 자제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아요.
얼마나 귀여운지...
저는 아이들이 모두 대학생이라... 내가 얼마나 아이들에 대해서 몰랐는지 이제야 깨닫고..
초등때 시험이니 영어 레벨이니 이런거에 연연하지 말걸... 하는 자각을 했습니다.
초등엄마들은 이런 말 해도 절대 와닿지 않겠지만..
그냥 초등시절만이라도 아이들이랑 신나게 놀면서 키워도 좋을 거 같습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그럴 거 같아요.
사실, 수업시간에 보면 배우는 거 별로 없어요. 다만 그 시간을 견디고 약속을 지키고 수업 시간을 채우는 걸 배운다는 의미는 있죠.
그 가운데서도 보조교사인 제가 토닥거리고 칭찬해주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 같아 덩달아 저의 우울도 달아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