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 갔는데 시모가 밥 먹으라는 걸 라면이 땡겨- 사실 시집 음식이 입에 안 맞음.
남편도 라면 먹겠다 하고.
내가 끓이겠다는데 굳이 굳이 시모가 끓여준다기에 기다리고 있었더니 남편 라면 그릇에만 계란이 한가득.
내 그릇은 남편꺼 퍼 주고 남은 잔잔바리 다 끊어진 라면면빨 몇가닥에 국물만.
그 시모 작년에 돌아가셨지만 지금도 이건 안 잊혀짐.
시집이 먼 지방 입니다. 시부 돌아가시고 장례치르고 첫 49재 까지 보고 가라 해서 일주일을 더 시집에 머물게 된 지옥같은? 시간 중에..
밥은 입에 안 맞고 진짜 어린애 하고 미칠 노릇인데 손아래지만 나보다 나이는 훨 많은 시누가 조카를 시켜 햄버거를 사오라길래 이게 왠거냐 햄버거 라도 먹고 기운차리자 했음.
그런데 사온 것이 롯*리아 데리버거 딱 이것만. 사이드도 없이 딱. 사람수에 맞춰서. 그렇게 사옴. 햄버거를 욕하는게 아님. 롯*리아 에서 아마 제일 저렴한 버거인 듯.
너무 배고파서 그거 1개를 그지같이 정신없이 먹은 기억이... 배고팠던 아이가 먹는 모습도 괜히 짠하고 기분이...
시부 돌아가신 마당에 뭘 못 * 먹어 환장했냐 하시면 할 수 없음.
친정모친 입원중 안 그래도 쓸쓸 허전한 맘 어린애를 데리고 친정에 혼자 있는 아빠를 보러 갔는데
나는 밥을 먹을 생각이 1도 없었는데 아빠가 라면을 같이 먹자고 해서 울애는 또 라면을 좋아하니 먹고 가자 조르고.
그런데 그렇게 가려서 주려고 해도 안 되겠더고만
노른자는 죄다 나랑 우리애 그릇에
흰자는 죄다 아빠 그릇에.
노른자 극혐자 아빠임.
이럴려고 라면 같이 먹자고 한건가.
잊혀지지가 않음. 잊을수가 없음.
친정모친은 밥그릇에 끝에 긁어 푼 밥이 제일 싫다고 함.
나도 그거 젤 싫음. 끝에 남은거 박박 긁어 거지 동냥하 듯 준 기분이고 세상에 그거 좋아할 사람 없지 싶음.
은연중에 저 말을 하신건데
나 결혼전 친정살 때 긁어푼 밥은 언제나 내꺼 였음.
술 마시고 들어오면 담날 일부러 더 속 뒤집어지는 음식들로 냄새 풍기며 밥 하심.
그냥 지나간 일 안 잊혀지는 것들 식관련 얘기 좀 끄적여 봤습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