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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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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공부'

... 조회수 : 2,083
작성일 : 2023-08-11 11:53:21

유시민 작가님 팬이라 여태까지 책 꼭 사드렸는데, 이제 너무 많은 책을 놓을 실제적인 물리적 공간도 부족하고 사다 놓으니 언제고 읽을 수 있다는 자만감에 언제라도 읽지 않는 아이러니에 봉착한 바, 이번 책은 도서관에서 대출을 결심합니다

유 작가님, 쏴리 ㅠㅠ

 

워낙 인기도서라 대출 예약 줄이 너무너무 길어 집 근처 대형 도서관 3, 작은 도서관 십여군데를 싹 뒤진 바, 대출 예약 1순위인 곳을 찾아내어 드디어 월요일에 받았습니다

아마도 제가 두번째 대출자인 듯, 너무나도 새책!!!

 

저는 응용과학의 한 분야를 전공해서 석사도 하고 그걸로 이십년 넘게 먹고 살고 있습니다만, 고등학교 적성평가에서 문과 55, 이과 45의 반반에서 오히려 문과쪽이 살짝 높은 성향입니다

중학교 이후로 30여년 간 제 스타일을 평가해봐도 역시나 문과 쪽이 살짝 높습니다만, 과학을 좋아해서 이과 진학해서 결국 그걸로 먹고 사는 직업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평생을 문과 쪽 취미를 즐기고 있습니다

물론 즐긴다고는 하나 잘 모르고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림 보는 걸 좋아해서 미술책을 엄청나게 많이 사 모았으나, 처음 미술사 책을 읽었을 때는 한글로 씌여진 외계문서(외국어를 넘어서서 외계어라고 느꼈어요)라고 생각이 될 만큼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습니다

다행히 사학과 전공한 후배가 거의 독선생 과외처럼 설명해 주어서 겨우 알아먹었던 흑역사를 가진 사람입니다

10여년 이상 모르는 책을 읽다보니, 이제야 겨우 그나마 좀 알아먹을 정도나 된 '인문학' 고자에 가까운 사람이죠

역사나 철학 쪽으로는 더 심각하고요

어쩌면 천상 문과 남자라고 하는 유 작가님과는 살짝 반대쪽 성향으로 살아왔다고나 할까요?

 

이 책에서 다루는 과학은 어차피 응용 과학인 제 전공과는 접점이 많지 않아서 일부는 잘 알고 일부는 거의 잘 모르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제목은 '문과남자'가 과학을 공부하고 나서 알게된 소회처럼 보이지만, 이과 과학교육을 더 많이 받은 저는 유 작가님의 또다른 시각을 보았습니다

작가님이 언급하신대로 문과, 인문학에서의 문제의식, 접근방법, 학문탐구 방법과 과학분야의 방법은 많이 다릅니다

평생을 인문학과 사회학 쪽으로 천착해온 작가님은 '과학'의 문제의식과 탐구방법이라는 '도구'를 획득해서 그 도구를 이용해서 인문학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시더군요

본인이 천상 문과 남자라고 주장하듯이 결국 자연과학을 토대로 그 시선으로 인문학, 즉 인간의 행동과 역사 등등 즉 각종 인문학의 여러분야, 학자들을 새롭게 해석하십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너무 박수를 치며 읽었습니다

이과로 교육받고 살아온 저는 문과들의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할 때가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의문을 갖기도 했고 대충 이해하기를 포기하기도 했고요

유 작가님이 말한 자연의 언어, 인간의 언어 구분과 그 소통불가의 문제를 저는 반대방향에서 느끼고 있었거든요

위에 언급한 미술사가 그 한 예고요

 

유 작가님의 책을 통해서 저는 인문학의 많은 것들이 제게 익숙한 과학적인 언어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잘 '번역'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많이 나오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비슷한 포지션의 인문학 커뮤니케이터들도 나왔으면 했는데, 이 책이야말로 첫 포문을 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문학 유행이라 각종 강연, 유튜버들 많아서 골라 보기도 어려울 지경이지만, 사실 이과들이 납득할만한 언어와 방식을 도입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그래서 거부감이 드는 경우도 있고 외면하게 되는 것들도 많았거든요

애매한 이과 여자인 저는 그런 측면에서 이책이 너무나 반갑습니다

 

아, 이정도면 다 읽었지만, 그냥 또 한권 사야하나 다시 고민 중입니다

우띠....

 

IP : 222.111.xxx.126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8.11 11:58 AM (118.221.xxx.98)

    사야지 사야지..하면서
    미뤘는데 구매해야겠습니다.
    원글님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2. ....
    '23.8.11 12:02 PM (118.235.xxx.89)

    문과는 예체능이랑 같은선에 놔아해요
    소수만 하면 됩니다

  • 3. ㅇㅇ
    '23.8.11 12:03 PM (175.114.xxx.36)

    팟빵 팟캐스트 강좌도 같이 들으시면 더 재밌어요 ㅎㅎ

  • 4. ---
    '23.8.11 12:06 PM (220.116.xxx.233)

    오.... 책 구매하러 갑니다... 추천 감사해요!

  • 5. ㄱㄴㅌㅈ
    '23.8.11 12:27 PM (182.214.xxx.106)

    유시민 작가님 팬인 남편덕에
    늘 따뜬따뜬한 새책으로 호강하는 사람입니다
    이번책도 넘 좋네요

  • 6. . .
    '23.8.11 12:30 PM (61.43.xxx.106)

    아 그게 유시민 작가님 책이었군요
    주변에서 읽는분 계셔서 제목이 눈에 띄길래
    재밌겠다 했더니..핫한 책이었군요

  • 7.
    '23.8.11 12:34 PM (106.246.xxx.106) - 삭제된댓글

    반가운 글이군요
    저도 사놓고 먼저 쌓아놓은 다른 책들에 밀려
    아직 펼쳐보지 못한 상태입니다.
    유작가님 책은 본전 생각 안나는,
    제 취향의 글들이 대부분이라 저는 고민없이 구입했는데 빨리 읽고 싶어져요

  • 8. 나옹
    '23.8.11 12:52 PM (106.102.xxx.141)

    저도 문과성향이 살짝 더 높았던 사람인데 먹고 살려고 이과 선택해서 여태 밥벌이 합니다만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요.

    요새 야근이 늘어서 책을 사놓기만 하고 읽지는 못했는데 인터뷰하시는 걸 들으면 제가 밥벌이하면서 여태 써온 접근방식을 딱 이해하고 계시더라구요.

    일단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는걸 부끄러워지 하지 않습니다. 모른다는 것는 내가 아는 부분의 밖에 있다는 의미거든요. 그래서 모른다고 정의를 내리고 정확히 아는 부분에서부터 출발해서 모르는 부분을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서 검증해 나가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정확히 아는 것이 있기에 가능한 거구요.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솔직히 모른다하고 다른 사람에게 배워요. 나이가 40이든 50이든 상관없이 끊임없이 물어보고 계속 공부해서 여태 살아남았어요. 그런 이과의 방식을 이해하신다는 게 놀랍더군요

  • 9. 미소
    '23.8.11 1:07 PM (61.84.xxx.104)

    돌베개라는 유툽에서 이과남자 박문호박사님과 문과남자 유시민작가님의 대담이 있는데 무지 재미있습니다~1부 2부로 나누어져 있고
    유시민작가님의 과학에대한 새로운 고찰도 들을수 있고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에 대한 접근방식도 두분이 달라서
    너무 흥미롭더라고요~

  • 10. ..
    '23.8.11 1:16 PM (112.145.xxx.43)

    원글님 책 알려줘서 감사라고, 미소님 정보 감사해요 ~

  • 11. 82지박령
    '23.8.11 1:21 PM (114.200.xxx.171)

    저 책 읽은 사람인데요. 유작가님께 이 글 보내드리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감상문입니다.

  • 12. 오타
    '23.8.11 1:38 PM (175.114.xxx.153)

    따뜬따뜬한 ㅡ> 따끈따끈한

  • 13. 그런데
    '23.8.11 1:52 PM (121.88.xxx.195)

    달 탐사도 의심하시는 분이 이과 책 몇권 읽고 책 내는 것에 대해
    신박하다 느껴지시지는 않나요?

  • 14. ...
    '23.8.11 2:12 PM (119.192.xxx.246)

    책 몇권...
    이런 지적과 비난은 직접 책을 읽고 나서 하시길...
    그가 터득한 과학의 기본은 이과로 교육받은 웬만한 성인의 이해를 뛰어 넘습니다
    수학적 수식은 니해할 수 없다해도 과학의 본질은 정확하게 꿰뚫었지요

    과학의 본질을 최소한 이해라도 했다면 이러한 농담과 진담조차 구별 못하는 비겁한 지적질은 하지 않았을 거라 봅니다만...

  • 15. 나옹
    '23.8.11 2:26 PM (106.102.xxx.135)

    유시민작가와 박문호교수 대담. 이거죠?

    https://youtu.be/sEN9xI010qQ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들었네요.
    몇개가 더 있는데 추가로 들어봐야 겠습니아.

  • 16. 나옹
    '23.8.11 2:28 PM (106.102.xxx.135)

    근데 유시민작가가 달탐사를 의심한다고요? 첨 듣는 얘기네. 어디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왔는지 모르겠네요.

  • 17. ...
    '23.8.11 2:34 PM (119.192.xxx.246)

    리처드 파인만이 말하고 유 작가가 인정한 ‘거만한 바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18. 쉽게 읽힘
    '23.8.11 3:01 PM (223.38.xxx.30)

    저도 출간되자마자 사서 읽었는데 한번 재미있게 읽는 책으로는 대만족 계속 소장할 책까지는 아니라고 느꼈어요. 책이 넘쳐나서 요새는 웬만하면 읽고 중고로 팔거나 가벼운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리거든요.

  • 19. 시골
    '23.8.11 3:08 PM (114.204.xxx.17)

    유시민작가님이 탁월한 힘은 어려운 걸
    아주 쉬운 언어로 글로 우리한테 전달해
    주는 능력을 좋아합니다.
    원글님도 필력이 대단합니다.

    저는 제 눈높이에서 글을 읽게 해 주시는 작가님들을
    존경합니다.
    ㅎ ㅎ

  • 20.
    '23.8.11 6:02 PM (122.36.xxx.160)

    문과남자의 과학공부~(유시민작가)
    원글님의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저도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 21. 원글이
    '23.8.16 2:26 PM (121.88.xxx.195)

    과학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지 아닌지 님이 어떻게 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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