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소년

조회수 : 682
작성일 : 2023-07-23 10:48:07

남편은 시골에서 나고 시골에서 자랐다

가난하고 농사짓는 집이었는데 책임을 다하는

좋은 부모님이셨다

좋은 건 장에 내다 팔아야 해서 못 먹고 못난 것들로

어머니가 요리해주셨다

여름에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를 삶아주시고

밀가루 반죽해 찐빵도 쪄주셨지만

농사짓는 고단한 어머니라 자주 얻어 먹지는

못했다 소 먹이러 산에 가면 배가 고파 산열매를

이것도 따먹고 저것도 따먹어도 배가 부르진 않았다

겨울에는 더 먹을게 없는데

큰 솥에 물을 넣고 양파를 한솥 삶아주셨다

익은 양파는 달아서 건더기도 먹고 물도 떠다 마셨다

 

 

중학교때 외지에서 선생님이 오셔서

남편이 사는 마을에서 자취를 하셨다

일요일에 선생님 집에 가서 일을 거들었는데

일을 마치자 선생님이 밥을 차려 주셨다

그 날 중학생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진짜 맛난 걸 먹었다 천상의 맛이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맛인것 같았다

꼭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은데 부끄러워

이 음식이 무엇인지 도저히 물어볼 수 없었다

그래서 중학생은 그 천상의 음식을 그날 단하루

먹었고 평생 잊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다

 

 

고등학교에 가고 대학에 가고 군대에 가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서른도 넘은 어느날

회사의 식당에서 그는 그 음식을 만났다

중학생이 먹었던 천상의 맛

살면서 꼭 다시 한번은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

부끄러워 차마 물어보지 못했던 그 음식은

 

 

 

 

 

그러니까 그 음식이 뭔데

 

 

 

 

2004년의 겨울밤 결혼하고 같이 이불덮고 자며

 

남편이 내게 들려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그 음식은 말이야

 

 

 

 

 

 

마요네즈였어

 

 

 

 

 

엄마가 해 주시는 양파물이 달고 달았던 시골소년의

입안에 퍼졌을 마요네즈의 고소함이라니

 

 

평생 잊지 못하고 찾아 헤맸는데 찾지 못하고

어느해 회사 식당에서 그는 마요네즈를 다시 만났다

 

 

 

 

IP : 211.203.xxx.1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7.23 10:53 AM (58.125.xxx.6)

    ㅎㅎ
    마요네즈
    샐러드 많이 해주시겠네요^^
    재밌어요
    양파 많이 달여드셔서 건강하시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76987 호칭을 어찌하셔요? 7 ... 2023/07/24 1,105
1476986 서울은 파리바게트 실제 순수입이 어느정도인가요 20 진짜궁금 2023/07/24 4,827
1476985 딸바 최적의 비율은? 4 ., 2023/07/24 1,401
1476984 오송 지하차도 의인 신형 화물차도 받고 21 행복하세요 2023/07/24 5,995
1476983 구운계란 많이 먹으니 변비가 생기네요 7 ... 2023/07/24 2,799
1476982 팽이버섯 씻어서 조리하시나요? 7 ㅅㅅ 2023/07/24 2,157
1476981 마스크 안써서 그럴까요? 저 감기걸려서 고생해요. 8 ..... 2023/07/24 2,210
1476980 결혼하기 싫다는데.. 9 ㅇㅇ 2023/07/24 2,696
1476979 대장내시경 했는데 궁금한점이요 2 라이프 2023/07/24 1,309
1476978 채수근상병 동료 주말 출타·면회 전면통제 13 ... 2023/07/24 3,256
1476977 발리 다녀오신 분 쇼핑 뭐하셨나요? 9 여행 2023/07/24 1,716
1476976 제주 민박집 현금영수증 미발행 신고했습니다. 3 윤수 2023/07/24 3,008
1476975 고등아이때문에 너무 버거운데요... 둘째와 남편... 6 네ㅜㅜ 2023/07/24 2,991
1476974 정말 입맛이 없는 걸까요? 14 노인들 2023/07/24 1,823
1476973 무릎 관절 수술은 몇 살까지 가능한가요 18 ㅇㅇ 2023/07/24 2,094
1476972 부동산계약할때 6 부동산 2023/07/24 892
1476971 나이가 드니깐 어금니쪽은 이닦기가 어렵네요 16 치석 2023/07/24 2,919
1476970 1년전에 제가 포스코 주식 너무 싸다고 20 오페라덕후 2023/07/24 5,370
1476969 냥이와 멍이 같이 사시는분들… 14 ?. 2023/07/24 1,439
1476968 저만의 힐링시간 가지니 좋아요 오랜만에 2023/07/24 870
1476967 제 육아힘듦의 대부분은 돈을 안쓰려다가 일어난것 같아요 15 ㅇㅇ 2023/07/24 5,064
1476966 판교 분당쪽 아파트 렌트 4 2023/07/24 1,339
1476965 대구 교사 76% “교권 침해 경험” 2 ㄱㄴㄷ 2023/07/24 1,084
1476964 또로나 코로나 재감염 엄청 많네요 13 ㅇㅈㅇ 2023/07/24 3,773
1476963 원희룡, '양평 백지화선언' 17일 만에 슬그머니 재추진.jpg.. 13 개가똥을끊지.. 2023/07/24 2,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