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 ,C는 모두 독신이며 아들이 한 명씩 있으며 아들들은 다 독립을 하고 혼자 산다
A는 제일 연장자이고 아이가 어릴 때 이혼을 하고 장사를 하고 있어 아는 사람이 많다
B는 8년 전 남편과 사별을 하고 그후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 인연을 거의 끊고
이사를 하고 C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 들어가 일을 하고 있다
C는 제일 나이가 어리고 아이가 어릴 때 이혼하고 워킹맘으로 살아왔다
젊고 착하고 예쁘고 예의 바르고 이 지역에서 오래 살아 친구가 많다
B ,C는 5년 쯤은 동료로만 지냈으나 서로 독신이라 같이 밥 먹을 기회가 많아져서 친하게 되었다
A,C는 차가 있고 B는 차가 없다
A와 B는 10년전부터 친했고 A와 C가 같은 단체에 있는 걸 알게 되어
셋이 같이 만나게 됐다
셋이 죽이 맞아 가끔 밥도 먹고 드라이브도 가고 여행도 가면서
이대로 좋은 친구로 같이 늙어가자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C가 울면서 전화를 해왔습니다
몇 달 전부터 배가 아파서 검사도 하고 약도 먹었는데 낫지 않아 초음파를 했는데
췌장암 4기라고
50대 중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A는 2,3년 전 여동생을 대장암으로 잃고 B도 암으로 남편을 잃었던 터라
쓰리고 아픈 기억이 생생하니 복기되어 병에 걸린 친구의 소식과 더불어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A, B는 어찌되었든 친구이니까 힘들어도 옆에서 돌보고 같이 가자고 다짐을 했지요
그런데 A는 한달도 안 되어 C 곁을 떠났습니다
C가 항암을 하고 병원에서 돌아올 때 운전이 무서워서 못하겠다고
A에게 태워다 달라고 부탁을 하자 매번 부탁을 하게 될까봐 난색을 표하고는
등을 돌린 것입니다
B도 C의 투병 과정을 들으면서 이미 아물어가던 상처의 딱지를 후벼 파서
다시 피가 흐르는 자신의 고통에 매일매일이 끔찍했지만
코로나 시국에 병원에 문병도 못 가고 별로 해줄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아픈 친구를 두고 자기 가슴 아프다고 눈을 감고 뒤돌아서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지요
예후가 많이 안 좋은 암이지만 이기고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도 많이 있다면서
C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투병을 했습니다
A를 원망하는 마음조차 투병에 나쁘다며 좋은 것만 생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참 씁쓸한 그녀의 표정을 보았습니다
병을 발견하고 10개월만에 꽃 같은 C는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그 후 A도 B 도 서로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B는 2명밖에 없던 친구를 동시에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