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게 없는데 뭐지?하며 보낸이를 보니 해외에 사는 작은 아들넘이 보낸 소포였어요
어버이날이 언젠지 모르니 어버이날 선물은 아니고요
대학 졸업 후 직장인이 된지 얼마안된 사회 초년생이죠
어쨌든 생각지 못한 선물이 주는 설레임으로 열어보니 책 두권과 운동화가 뙇!
명품 그런건 아니고 디자인회사와 콜라보로 만든 한정판으로 자유로운 영혼 스타일
옷이나 신발, 미술작품에 대해 이쁘다, 멋지다 종종 얘기 나누거든요
‘이쁜넘~ 엄마 취향은 잘 알아서 잘 골랐네’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신어보니 요즘 말로 힙하고 편하고 짱이네요 ㅎㅎ
책은 둘 다 좋아해서 평소 관심있는 책들에 대해 얘기했던 걸 기억하고 ‘가재가 노래하는 곳’과 ’물고기는 없다‘를 보내줬어요
가재는 넘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라 내내 손을 떼지 못하고 침대에서도 화장실에서도 붙들고 읽었어요
눈물이 자꾸 차올라서 간만에 흑흑 울며 팽~ 코 풀며 어젯밤 책을 끝냈어요 (강추 강추!)
명품귀금속이나 가방, 꽃다발보다 엄마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골라서 보내준 마음^^
키울 때는 엄마와 자식의 관계였는데 다 커서 성인이 되니 이제는 생각이 통하고 취향이 통하는 친구가 한명 더 생긴 느낌이예요
얼마 후 신발은 잘 맞냐고, 맘에 드냐고 문자가 와서 맘에 쏙 들고 잘 맞는다고 했더니 환호성 이모티콘과 함께 첫월급 타면 내복선물하는 거 못해서 이걸로 퉁친다고 ㅎㅎ
저도 책 다 읽고나서 아빠도 제껴두고 책 넘 재미있게 잘 읽었다고, 끝에는 막 울었다고 문자 보냈더니 하트로 답장을..
평소엔 죽었나 살았나 확인만 시켜주는 아이가 한번씩 이러는데 그 한번의 효과가 엄청난걸 보면 전략인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