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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편찮으신 아빠를 보는게 넘 슬퍼요

찢어지는 마음 조회수 : 4,036
작성일 : 2023-03-20 17:25:02
작년 가을에 심장쪽 문제로 입원을 하시며
이것저것 검사를 받으시던중에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암이 발견되셨어요
이미 당시에 4기쯤 되신데다 전이소견도 보이고
또 연세가 많으셔서 수술,항암치료는 의미가 없다하셨지요

퇴원 이후 집에 가셔서 엄마랑 지내시다
엄마도 체력이 많이 약해지신 상태시라
지금 저희집에 모신지 넉달째가 되어가고 있어요
저희는 아빠의 상태를 다 아는데
본인은 모르시는 상태이시라 곁에서 최선을 다해서
챙겨드린다하더라도 모든게 넘 속상해서
진짜 무방비 상태에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눈물이 뚝뚝
막 떨어질때가 넘 많네요ㅠㅠ

작년 가을 퇴원시 의사쌤이 여명이 3~4개월쯤이실거라고
그러셨는데 지금 5개월째인 3월달을 보내시고 계세요
그동안은 양은 적더라도 하루 세끼에 과일이며 좋아하시는
커피도 몇잔씩 드시며 잘 지내셨었는데
지난 주말부터 배가 아프시다면서
아무래도 체한것같다시며(ㅜㅜ) 활명수,정로환같은
소화제를 드시면서 지내세요
모든걸 아는 저로서는 어찌 해드릴 방법도 없고
바보같이 안보시는 곳, 못보시는 곳에서
눈물만 주르륵 흘릴뿐이네요
시간이 지나면서 혹시나 모를 극심한 통증이 몰려올때를
대비해서 퇴원하실때 마약성 진통제를 8알 받아왔었는데
시간마다 복통이 어떠시냐 어쭤보면
막내딸이 가슴 아프고 걱정할까봐 그러신건지
난 아무렇지도 않다
그냥 체해서 약간 뻐근한거뿐이야
이러시는 아빠를 뵐때마다 누군가 제 가슴을 칼로
갈기갈기 찢어놓는것같은 아픔이 느껴져요

어제도 오늘도 죽만 조금 드시고,
삶은 계란 약간 드시고
그렇게 평생을 좋아하셔서 하루 4잔쯤 즐겨드시던
커피도 생각이 없다하시더니
배에 핫팩을 올려놓으면 좀 많이 좋아지는것같구나
이러시면서 쫌전엔 누우시러 방에 들어가셨어요
이렇게 쌩으로 그냥 통증을 견뎌야하시는 아빠가
넘 불쌍하고 이 모든걸 다 지켜봐야 하는 저도 넘 슬퍼서
너무너무 괴롭고 힘이 듭니다

엄마랑은 참 많은걸 함께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아빠와는 엄마와 함께 했던 시간,추억들의
반도 되질 않는다는게 넘넘 후회가 돼요
언제나 큰 산과도 같이 제곁에 계실줄 알았던 아빠이기에
점점 앙상해지시는 어깨와 두다리,
하루가 다르게 깜빡깜빡 하시는듯한 기억력

아......
정말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게 속상하고 다 후회가 되고
바람만 불어도 그 핑계로 눈물이 막 흐르고
갑자기 어떻게 되실까봐 넘 무섭고 두렵고
정말이지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제 평생 제일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는 요즘이네요
저와 비슷한 일들을 겪으셨던 82님들은
이 모든 아픔을 대체 어떻게 이기셨나요
ㅠㅠㅠㅠ






IP : 114.203.xxx.84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3.20 5:30 PM (112.153.xxx.233)

    원글님 절절한 마음이 너무 잘 느껴지네요
    좋은 아버지를 두셨네요
    님도 좋은 딸이시고요
    아버지가 고통 없으시길 바라고
    원글님의 이 시간도 많이 아프지 않게 지나가길 ...
    힘내세요

  • 2. 토닥토닥
    '23.3.20 5:35 PM (220.94.xxx.8) - 삭제된댓글

    그맘 잘알아요.
    저희아버지도 평생 건강하셨는데 암4기에 여명 4~5개월이셨는데 항암치료받으면서 너무 힘들어하셨어요.
    아버지가 아픈 모습을 지켜보는게 맘이 갈기갈기 찢어지는거같고 뒤돌아서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지금이라도 좋아하시는 음식해드리고 추억남기시길바래요.
    항암안하신건 잘하신거예요.
    저흰 너무 후회만 남네요.

  • 3. 나중에
    '23.3.20 5:43 PM (210.99.xxx.140)

    지나고보면 몇달간 지극한 정성으로 돌봐드린 시간이 두고 두고 잘했다..라고 느껴지실겁니다 물론 그 시간 참 힘들었지만....저도 작년봄에 친정아버님 장례 치뤘어요 님 어떤 맘이실지 겪어봐서 압니다 힘내세요

  • 4. 재작년 돌아가신
    '23.3.20 6:01 PM (211.234.xxx.28)

    저희 아버님도.. 한달.. 말기간암.
    나중엔요... 그저 돌아가셧으면 좋겠다 싶을정도로 힘들어하세요. 본인을 위해서도 주무시다 돌아가셧음 기도했어요. 친인척들 다 2년이 한계라고 하대요 그게 효도의 한계치

  • 5. 저는
    '23.3.20 6:02 PM (210.222.xxx.250)

    21살에 아빠가 간암말기판정 받고 집에서 3개월 지내셨는데.그땐왜 마약성진통제라도 안받아온건지 ..
    그냥 그고통을 견디시고 나날이 앙상해가는 모습보면서
    저는 내내 밖으로 돌아다녔어요.ㅜㅜ집에 있는게 너무고통스러워서.
    다리팔이라도 한번더 주무려드리고 곁에더 있지못한게
    넘 한스러워요ㅜ

  • 6.
    '23.3.20 6:07 PM (210.96.xxx.10)

    원글님 글 읽다가 저도 같이 우네요 ㅠㅠ
    너무 좋은 따님이세요
    아빠가 편안히 눈 감으시도록
    최선을 다하는수 밖에요 ㅠ

  • 7. ...
    '23.3.20 6:27 PM (39.7.xxx.251) - 삭제된댓글

    좋은 따님을 두셨군요.
    그 미어지는 절절한 마음이 와 닿아 울컥 목이 메이네요.
    힘내세요.

  • 8. ..
    '23.3.20 6:33 PM (182.210.xxx.210)

    저도 글 읽는데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 눈물이 주르륵 흐르네요ㅠ
    힘내세요
    아버님 고통 크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 9. ...
    '23.3.20 6:37 PM (114.203.xxx.84)

    위로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따뜻한 댓글들을 읽으려니 또 눈물이 흐르네요
    아직은 저렇게 정신과 마음이 저희와 비슷하신데
    진짜 어떻게 보내드릴수가 있을지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약해지시고 힘들어하실지
    그 고통을 어찌 다 견디실수 있을지
    생각만해도 모든게 넘 고통스러워요

    올 봄엔 이렇게 함께 하시니 넘 감사하고 행복한데
    어김없이 돌아오는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에도
    여지껏 그러셨었듯 저희와 함께 하실수 있을까
    이 생각만하면 넘 슬퍼서 그냥 아무것도 못하겠어요ㅜㅜ

    늘 당연히 여겼었던 소소한 모든것들이 소중하게 생각되고
    기적이란 단어가 있다면
    진짜 기적이란게 있는걸텐데
    우리아빠에게 제발 그 기적이란게 찾아와주길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씩 기도합니다

    따뜻한 댓글들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 10. ㆍㆍ
    '23.3.20 6:54 PM (112.161.xxx.169)

    원글님 장해요
    토닥토닥
    애쓰셨어요
    착한 따님입니다

  • 11. ㆍㆍ
    '23.3.20 6:55 PM (112.161.xxx.169)

    충분히 잘하고계시니
    마음 아파하지마세요

  • 12. 원글님
    '23.3.20 7:20 PM (49.164.xxx.30)

    항암은 못하시더라도 진통제는 처방가능하니 꼭
    약드시게하세요. 정말 아무것도 해줄수없을때가
    젤 슬프더라구요. 저도 경험자라 그슬픔이 느껴져요ㅠ

  • 13. ㅇㅇ
    '23.3.20 7:22 PM (39.125.xxx.172)

    원글님 아빠 곁에 계실 때 더 많이 사랑한다고 해드리고 손 잡아드리세요 전 두 달전에 아빠가 떠나셨어요 원글님 아버님께 기적이 있길 기도합니다

  • 14. ㅇㅇ
    '23.3.20 8:20 PM (175.195.xxx.200)

    암 말기엔 고통이 극심하실텐데
    호스피스 알아보시고 통증 조절을 하셔야
    고통을 덜 수 있습니다.

  • 15. 엄마그리운딸
    '23.3.20 9:27 PM (122.46.xxx.99)

    아버님의 쾌유를 빕니다… 남은시간들 내내 원없이 사랑한다고 전해 드리셔요.. 전 바보같이 계실 때 아껴두다 엄마 사진 보고 하네요… 이젠 멀리 있어 어찌 해볼 수도 없는데…

  • 16. 근데
    '23.3.20 10:20 PM (175.123.xxx.2)

    아버님께 말을 하셔야 되는거 아닌가요
    본인도 알고 있어야 준비도 하고 님도 마음이 편해지고요
    심한 고통이 찾아올텐데 준비도 하셔야 하고요
    집에 모신다고 다좋은것도 아니지요
    호스피스 병동 알아보세요
    조금 편하게 보내드려야 하지 않나요

  • 17. 주니
    '23.3.20 10:35 PM (175.114.xxx.140)

    저희아버지두...암수술하시고 요양병원에계세요
    아들집에 가시고싶어하셨는데.....다맘같지가않아서...
    아버님 자식곁에있어서 넘행복하시계네요..
    진짜.잘하고계시네요...

  • 18. 저는 시아버지
    '23.3.20 10:47 PM (175.213.xxx.18) - 삭제된댓글

    시아버지가 대장, 간 말기인데 한달정도 저희집에 함께계시다
    통증때문에 힘드시다고 한숨을 못주무셨다해서
    호스피스 알아봤어요

    며느리로써 너무 안타깝고 뭘 못드시니 애가 타고
    저도 마음이 약해지고 시아버님이랑 둘이 집에 있는데
    눈물나고 힘들었어요ㅜ 원글님 마음을 백번천번 이해합니다

    괜찮은 호스피스 꼭 미리 알아보세요 통증을 줄여줍니다

  • 19. 바닐라
    '23.3.20 10:52 PM (106.102.xxx.76)

    원글님 그맘알거같아요.
    아버님 통증없이 원글님곁에서 오래 계실수있게 기도할게요.

  • 20. ㅠㅠ
    '23.3.20 11:04 PM (218.155.xxx.132)

    저도 눈물나요.
    어쩌면 좋을까요.
    정말 큰 통증을 참고 계신건 아니겠죠?
    잘 둘러대서 너무 힘드시면
    훼스탈처럼 한 알 드시라고 해야할까요. ㅠㅠ
    컨디션 좋으실 때 산책하며 꽃도 보시고
    커피 맛있는 카페도 다녀오세요.
    생각만해도 눈물 나네요.
    저도 아빠 돌아가시는 건 상상만 해도 슬퍼서
    원글님 꼭 힘내시고 아버님과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 21. ㅜㅠ
    '23.3.20 11:29 PM (125.132.xxx.86)

    원글님 슬픈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저도 맘이 넘 아파 눈물이 흐르네요 ..
    견뎌보시다가 위 댓글들 말씀처럼 아버님께 말씀드리고 호스피스 알아보시는게 어떨지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봅니다

  • 22. 하늘바라기
    '23.3.21 4:47 AM (76.146.xxx.217)

    26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아직도 너무 그리워서 저는 웁니다.

  • 23. 아빠는
    '23.3.21 6:28 AM (211.248.xxx.147)

    아빠는 아빠의 상태를 모르시나요? 시한부라는거? 저희엄마가 그랬는데 전 좀 후회해요. 차라리 엄마에게 알리고 엄마가 정리할 시간을 가지고 간호보다 추억만들기를 했으면 어땠을까...저희엄마는 뇌전이라 크게 달라질건 없었겠지만...암은 계단식으로 확 너빠지더라구요. 아버지가 건강하시길..가족들과 좋은시간 보내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 24. 아빠는
    '23.3.21 6:30 AM (211.248.xxx.147)

    통증 생각보다 심하실텐데 병원에서 통증약 처방받으면 안되나요. 호스피스도 생각햐보세요.

  • 25. ...
    '23.3.21 6:42 AM (114.203.xxx.84)

    밤새 잘 주무시는지 왔다갔다하느라
    자는둥 마는둥 했네요
    아빠가 연세가 많으신데다
    딱히 치료방법도 없고 받을수도 없는 상태란걸
    솔직히 알려드리면 무척 충격을 받으실거에요
    평생을 건강하게 사신 분이시거든요
    그래도 많은분들이 조언주신 것처럼
    나중에 많이 아파지셔서 고통이 극심해지시면
    호스피스의 도움을 드릴 생각이긴해요ㅠㅠ

    날마다 이 모든 상황이 꿈인것만 같아요
    이건 꿈이겠지?
    근데 왜이렇게 꿈이 긴거야
    깨어난후 휴우 다행이다 꿈이라서...
    분명 이렇게 말할것만 같고 정말로 전부 꿈같아요

    얼마전 좋은 보청기를 맞춰드렸는데
    요즘 적응하시느라 애쓰시는 모습을 보며
    이 보청기를 편히 오래 끼시고
    저희들곁에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하시길
    기도드리며 많이 울었어요ㅠㅠ
    새벽부터 또 울컥하네요
    오늘은 눈물보다 웃음이 더 많은 하루를 보내려고요

    댓글로 위로해주시고
    따스한 마음들 나눠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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