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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둥이가 고양이 별로 갔어요

사랑둥이 조회수 : 2,610
작성일 : 2022-12-25 23:26:14
지난13일 둥이 강제급여 글 올렸던 집사예요
식욕촉진제도 항생제도 모두 효과가 안나타났어요  
그 후 몇 일 더 힘겹게 급여하다가 급기야 먹여도 삼키지 못하고
다 토해내더라구요 그래서 6일전부터 중단했어요
떠날 시간이 임박한 걸 알겠더라구요 
스스로 음수는 하더니 3일전부턴 물도 안 먹더라구요 
자꾸만 구석진 자리만 찾아다니는 모습이 보여서
마음이 불안하던데 어젯밤엔 부쩍 상태가 약해지고 몸을 떨더라구요
많이 쓰다듬고 사랑한다고 말해줬어요
그 와중에도 배를 내밀고 이쁜 짓을 했어요
오늘 아침 눈을 떴는데 제 옆에 있길래 뽀뽀해주고 
쓰다듬어 주니 한 쪽 발을 제 뺨에 대고 약하지만
꾹꾹이를 해 주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애정의 표현을 해 주는듯...
펑펑 울었어요
자취하는 두 딸이 12시에 집에 와서 오늘이 마지막이 될 거 같으니
작별 인사를 하라 했어요 
그리고 나서도 계속 상태를 봤어요 힘없이 자는 모습을 봤는데
가족 다 같이 오후3시쯤 치킨을 먹고 뒷정리를 하고
가보니 그 1-20분 사이에 호흡이 멈췄더라구요
자는 듯 편안히 가게 해 달라고 기도했었는데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자다가 조용히 숨이 멎었네요 
하지만 마지막 가는 순간을
함께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해서 하염없이 울었네요
12년동안 제가 힘들때 제 곁에서 위로와 기쁨을 한없이 주고 간
착하고 귀여운 사랑둥이 흰둥이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해 준 반려묘예요
길냥이 아빠를 닮아 태생은 겁많고 사람을 경계했었던 둥이가
이쁨 많이 받으면서 애교쟁이로 변해서
만져달라고 배를 내주고 골골송과 꾹꾹이 3종세트로 
한껏 귀여운 짓을 해서 고단한 제 삶에 기쁨과 위안이 되어줬어요
지난 5주동안 점점 말라가고 급기야 걷기도 힘들어 비틀거리다
주저앉으면서도 끝까지
화장실에 가서 소변보고 나오는거예요
이별은 너무 슬프고 아쉽지만
12년동안 아픈 적 없이 잘 지내다가 간 것 
이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 것도 감사하고
통증으로 고통받지 않고 자연사한 것도 너무 감사해요
떠나간 날 잊지 않게 예수님이 오신 성탄절에 우리 둥이는 떠났네요
가족 모두 모인 날에 작별 인사하고
다같이 슬픔을 나누고 애도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하지만
집안 구석구석 남아있는 둥이의 모습이 떠오를때마다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과 영상을 볼때마다
많이 그리워하고 울 거 같아요
사랑해 둥이야 
그동안 너로 인해 정말 행복했어
비록 이제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엄마의 가슴속에 넌 언제나 살아있을거야
나에게 와 줘서 정말 고마왔어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렴 
꿈 속에서라도 널 만나서 쓰다듬어 
줄 수 있기를 기도할께
사랑해 영원히






IP : 121.162.xxx.252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
    '22.12.25 11:34 PM (119.192.xxx.22)

    다낭선 신장질환 3기 진단받고
    앞으로 6개월~1년의 시간 함께할 수 있을거라는 의사쌤말에
    매일매일을 원글님과 같은 맘으로 아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번씩 안먹고 어쩌다가는 또 먹은 거 다 토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너무 안쓰러워 미칠 것 같아요
    저도 우리 아이가 고통없이 편하게 갈 수 있길…
    그것을 기도합니다.

    둥이가 원글님과 원글님 가족의 사랑안에서 넘 행복하게
    떠났네요. 마지막 꾹꾹이라니… 이런 천사가 따로 없죠 ㅠㅠ

  • 2.
    '22.12.25 11:37 PM (58.235.xxx.30)

    읽으면서 계속 눈물이나와
    이리 저리 닦네요
    우리 예쁜 해피도 옆에서 자는데
    언젠 가는 보네야죠

  • 3. ..
    '22.12.25 11:42 PM (223.62.xxx.88)

    몇 달 전에 한 강아지 보냈어요
    지난 번 글 올리셨을 때 댓글 적었구요
    냥이 나중에 만날 거에요
    마음 잘 추스리시고 힘내세요

  • 4. ..
    '22.12.25 11:47 PM (106.101.xxx.56) - 삭제된댓글

    얼마 전 먼저 간 동갑냥 울 냥이가 잘 데리고 있을꺼예요. 마음 잘 추스리시길

  • 5. 정말
    '22.12.25 11:49 PM (125.178.xxx.170)

    너무나 그리울 듯요.
    제 옆에도 열 살 강아지 녀석 자고 있어
    눈물 납니다.
    원글님도 12년 동안 사랑 주셔서
    고맙고 애쓰셨고요.

  • 6.
    '22.12.25 11:50 PM (58.226.xxx.56)

    원글님네 흰둥이 좋은 곳에서 잘 쉬고 있겠네요. 오랫동안 보고 싶을 거예요…. 신기하게도 저도 늘 아프지 않고 잘 지내다가 가기를 늘 기도했는데 저희집 냥이도 원글님네 둥이처럼 편안히 갔어요. 지금 같이 사는 냥이들에게도 늘 건강하게 잘 살자고 말하고 있어요. 기도하는 마음이 전해진다고 생각해요 ….

  • 7. ..
    '22.12.25 11:58 PM (86.166.xxx.63)

    원글님 마음이 정말 많이 아프시겠어요.
    같이 지낸 행복했던 시간들...
    둥이도 사랑하고 사랑받아 행복했을꺼예요.

  • 8. 꿀이
    '22.12.26 12:02 AM (222.235.xxx.209)

    글 읽는내내 눈물나네요. ㅜㅜ 둥이도 원글님 만나서 행복한 묘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생각 많이 나실텐데...댓글로나마 위로드립니다. 힘내세요

  • 9. ㅠㅠ
    '22.12.26 12:03 AM (175.194.xxx.148)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우리 강아지 떠나던 때도 생각나고
    지금 아픈 반려묘 14살 아이의 가까운 미래라 생각하니요.

    애써 생각하면 울까봐 생각 안하고 살았는데 님 글에 눈물이 펑펑 나요.

    아름다운 이별을 하신 원글님과 둥이에게 영원한 기억만 가득하길요.

  • 10. 며칠
    '22.12.26 12:03 AM (175.210.xxx.241)

    며칠전에 읽었던 게 생각나네요. 그때 강제급여 말씀하셔서 안타까웠는데..
    다행히 이별을 준비할 시간 주고 가서 감사하네요 배려심 많은 아기였나봐요. 저도 두 냥이 엄마인데 사랑스럽고 이쁘지만..이별할때 다가오면 슬퍼질것 같아요. 그래도 오늘도 사랑한다 이쁘다 해줄게요^^

  • 11. 첫째냥
    '22.12.26 12:10 AM (183.97.xxx.69)

    저희집 첫째 고양이 모모도 오늘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작년 6월쯤 식욕이 줄어 병원갔더니 다낭성 신장질환3기
    그때 선생님도 기대수명 6개월~1년 본다고 하시더라구요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만 잘해주면 더 살수도 있다고 하셔서
    하루두번 수액 투여하고 약먹이고 그렇게 1년반을 버텨왔는데
    오늘 고양이 별로 갔네요
    좋아하던 추르도 거부하고 물도 못삼키고 그렇게 삼일을
    누워만 있다가 갔어요
    오늘넘기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은 했는데
    간신히 숨만 쉬고 있다가 일갔다온 남편이 쓰다듬어 주고
    이제 그만 아프자 하니까 거짓말처럼 숨이 잦아들더니
    심장이 멈추더라고요
    아빠보고 가려고 버텼나봐요
    고작4살 밖에 못살고 간 모모
    고양이별에선 아프지말고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 12. 윗님
    '22.12.26 12:15 AM (121.162.xxx.252)

    4살만에 가다니 너무 맘 아프실듯요
    1년반 투병기간 케어하시느라 맘 고생 많으셨네요
    저는 5주간 케어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던데
    고양이도 사람처럼 수명이 다 각각 정해져 있는거 같아요
    최선을 다해 돌봐주셨다면 고양이도 행복하게 떠날거 같아요
    사랑스런 냥이
    가끔씩이라도 꿈에서 만나길 소망해 봅니다

  • 13. 줌인줌아웃에
    '22.12.26 12:37 AM (61.254.xxx.115)

    흰둥이 사진 부탁드려도 될까요? 얼마나 가슴아프실지요 사진보면서 저도 천국에 잘 도착하라고 기도해주고싶어요 얼마나 눈에 밟히실지요 ...

  • 14. 극복 하세요ㅠㅠ
    '22.12.26 12:45 AM (121.189.xxx.164)

    잊지못할 첫사랑 찐아가 보고 싶네요..

  • 15.
    '22.12.26 12:49 AM (122.36.xxx.160)

    이별과정은 언제나 슬프네요. 사랑 많이 받고 잠들듯이 떠난 둥이도 원글님의 가족과 행복했을거예요. 오래도록 그리우실텐데 ‥

  • 16. 둥이야
    '22.12.26 1:02 AM (223.38.xxx.35)

    잘가. 고양이 별에 가면 친구들이
    반갑게 맞이해 줄꺼야.

    비틀거리면서 잘 걷지도 못하고 쓰러지면서도
    화장실은 꼭 가서 볼일보던 우리 고양이도
    생각납니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
    떠나는 날까지도 한없이 착하게 떠난
    울 고양이 생각이 나는 밤이네요
    많이 슬프시겠지만 힘내세요
    함께 하면서 행복했던 시간을 오래 기억하시고요
    둥이도 많이 행복했을 거에요

  • 17. ...
    '22.12.26 1:35 AM (217.137.xxx.100)

    눈물이 나네요. ㅠㅠ 반려견이나 반려묘 들이고 싶다가도 십여년 동안 함께하며 정들었다 떠나보낼 생각하면 겁이 나서 선뜻 결심을 못하고 있는데.. 이런 글 보니 참아야지 싶어요.

  • 18. 눈물이너무나요.
    '22.12.26 7:45 AM (211.52.xxx.84)

    원글님 위로드립니다.
    그세월 얼마나 사랑받고 사랑주고 살았을까요...
    저도 냥집사로서 가끔 걱정이되요.
    나중 울 냥이가 아프면 어찌 보내줘야할까?
    고통없이보내려면어찌해야할까.....
    맘추스리시고 나중에 꼭 만난다니 그때 ,...

  • 19. 원글
    '22.12.26 10:37 AM (121.162.xxx.252)

    위로해 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어젯밤 2시까지 울다가 겨우 잠들었는데
    오늘 아침 눈을 떴는데 둥이가 안 보이니
    상실감이 밀려오네요

    한 달 넘도록 매일 5~6번씩 시간맞춰서
    강제급여 신경쓰느라 둥이 스트레스 주고
    정작 아이를 예뻐해 주는 시간이 넘 짧았던 게
    가장 후회되네요
    꾸준히 먹이다 보면 회생할까봐 이것저것
    좋다는 거 먹여봤던 건데 결과적으론 둥이를 더 힘들게 한 거 같아요
    둥이는 제가 주사기 들고 나타나면 울면서 숨고 도망쳤거든요
    처음이라 몰랐으니까 그랬지만 너무너무
    미안하고 후회되네요

  • 20. 원글
    '22.12.26 10:42 AM (121.162.xxx.252)

    둥이도 강제급여할때 토할 거 같이 괴로워 하거나
    제가 한 번에 너무 많이 분사해서 컥컥 거리면서도
    단 한 번도 깨물거나 할퀴지도 않고 발로 허우적거리기만 하던
    착한 아이라 더 미안해요
    제가 최선을 다했다고 자책 안할려고 둥이 힘들게 한 거 같아요
    차라리 이별이 좀 빨랐어도 편안하게 해주고
    사랑한다고 더 많이 쓰다듬어 줄 걸 너무 후회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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