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콧 여사가 쓴 원작 소설의 캐릭터들을 현대로 잘 가져왔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첫째인 Meg (김고은역). 예쁘고 자신이 예쁜 걸 알고. 허영심 있고. 좀 맹함. 원작에서 첫째가 그렇죠. 귀가 얇고요. 그다지 똑똑하거나 지혜롭거나 생각이 깊은 타입이 아니에요. 목사인 아버지가 재산을 써버려서 친구들에 비해 자신만 가난한게 창피하고 싫고. 화려한 것 좋아하고. 그럼 당연히 집안이 나쁜건 아니고 얼굴도 매우 예쁜 캐릭터이니 좀 머리를 써서 "있는" 집안 아들과 결혼을 할법도 하건만, 옆집 로리 도령 가정교사의 젠틀함과 핸섬함에 넘어가 결혼하고. 결혼하고 나서도 가난을 괴로워하면서 살고. 그 와중에 애는 많이 낳고.
드라마에서 김고은이 시청자들이 보기에 좀 답답한 행태를 저지르는데, 원래 원작 첫째딸 역시 똘똘함에서는 먼 캐릭터죠. 외모는 주관적인 것이니 넘어가구요.
둘째 Jo (남지현역). 진취적이고 이타적인 면이 있는 캐릭터이나 천방지축이고 앞뒤 잘 안가리고 행동해서 실수도 많은 캐릭터. 드라마에서 남지현이 맡은 둘째딸, 자매들중 가장 지적이나 좌충우돌형. 무슨 기자가 저러냐 하는데, 원래 Jo 역시 차분하고 앞뒤 잘 계산해서 행동하는 성격은 아니었죠. 자기가 하고자 하면 그 길로 가는 스타일이죠.
배우의 비음은 싫은 사람들은 싫을 수 있을 거구요 (제가 셀린 디온 노래를 싫어하잖아요. 비음이 강해서. 그런데 남지현 배우는 그렇게 심하진 않은 것 같지만, 뭐 이건 취향의 분야니까요).
셋째인 Beth는 드라마상에서도 이미 사망했고.
막내인 Amy (박지후). 원작에서 제일 인기 없는 캐릭터 아닌가요. 이기적. 막내같은 막내.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큼. 드라마상 막내 캐릭터도 그렇죠 뭐. 언니들의 희생에 미안함이 있으나 그것이 가족에 대한 사랑이나 지극한 언니들의 정성에 대한 의리보다는. 언니들의 희생이 자신에게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게 싫은. 엄지원의 코가 아리아드네 석고상의 코가 같다는 얘기가 나왔으니, 아마 엄지원 집의 비밀스런 정원 (그 파란 난이 자라는)은 신화에서 미노타우르스가 살았던 미로를 상징하는 걸수도 있겠네요. 미노타우르스는 공양된 아이들 (처녀/총각)을 먹고 살았다죠. 그렇다면 드라마속 "도망가"는 또다른 희생양이 되기 전에 엄지원네로부터 도망가라는 얘길텐데. 그걸 막내가 깨닫고 원작 Amy보다는 철든 모습을 보일런지는 작가님 마음이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