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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앞둔 심경

보름달 조회수 : 3,392
작성일 : 2022-09-06 19:34:40
별거 6개월차 입니다.
의미 없지만 올해 결혼 10년차 였네요.

해마다 명절은 제게 시련의 기간이었어요.
30대 며느리 70대 시어머니가 만났기에 엄마 세대 며느리들이 겪을 일들이 꽤 있었어요.

대목장에 시어머니와 송편 삼천원어치를 사기위해 여러 떡집을 다녔던일.. 마지막 떡집 아주머니가 시어머니 따라온 제 얼굴을 딱하게 보더니 쥐어주신 삼천원어치 송편봉다리..
새벽부터 일어나 어머니 댁에 가 제사 지낸다고 종종 거리고 아침밥 먹고 치우고 빨리 벗어나고 깊은 마음 들무렵 .. 지금 일어났다며 안부전화하는 결혼한 시누 보며 순간순간 서럽기도 서러웠고 명절 당일 친정 가는 문제로 인한 신경전들.. 지금 생각하면 참 부질 없는 일이네요.

명절이 오기 일주일전부터 항상 가슴이 두근거리고 우울했었어요.
완고하고 무서운 표정의 시어머니에게 살갑게 대해야 하는 감정소모도 힘들었고 집에선 안하던 일들을 종종 거리며 하는 저도 낯설었네요.
후에 남편은 남편대로 그런 어머니와 저 사이에서 많이 힘들었었다고 말도 했었구요.

작년 추석 즈음 시어머니는 요양병원 가시고 시누들도 원거리라 둘이서만 제사를 지내게 됐는데 제가 할 수 있을 만큼 음식 준비하고 제사 지내면서 평화로운 명절을 보냈었습니다. 아~ 내게도 이런 때도 오는구나 한편으론 시어머니 요양병원 가시기 전 좀더 잘해 드릴껄 후회도 했었는데..

이렇게 또 이혼 직전의 명절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한동안은 차에 번개탄 싣고 다니며 자리를 물색한 적도 있었어요.
보름달만 한없이 바라보다 눈물 흘리며 돌아온 날도 있었습니다.

사람 일은 참 알 수 없어요. 이젠 좀더 마음이 추스려져 그때 조금 더 어른스럽게 대처하지 못했던 옹졸했던 제가 후회스럽기도 한편으론 더이상 시댁, 남편 눈치 보지 않고 조용한 삶을 보낼 수 있음에 안도하기도 합니다. 또 친정으로 돌아온 후 부모님 볼 면목이 없어 미안하기도 하구요. 당장 남동생 내외와 마주치기 힘들어 피해 명절에 지낼 작은 호텔방 예약하며 여러 감정이 드는 가을 밤이네요.



IP : 125.131.xxx.16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9.6 7:36 PM (14.35.xxx.21)

    그때 조금 더 어른스럽게 대처하지 못했던 옹졸했던 제가 후회스럽기도 ㅡ> 절대 후회하지 마세요. 일도 안하고 대처도 못 한 남편이 모지리죠.

  • 2. ...
    '22.9.6 7:38 PM (14.52.xxx.68)

    등장인물 중에 님이 제일 어렸어요. 어른스럽지 못하고 옹졸했다는 반성은 님 몫이 아닙니다. 잘 버티셨고 잘못 하신 거 없어요.

  • 3. 그들은
    '22.9.6 7:42 PM (123.199.xxx.114)

    더 어른인데 왜 님을 배려 안했을까요?
    이게 가스라이팅이라는겁니다.

  • 4. dlf
    '22.9.6 7:43 PM (180.69.xxx.74)

    더 잘하긴요
    남편이나 시가사람들이 더 잘했어야죠

  • 5. 글만봐도
    '22.9.6 7:52 PM (175.223.xxx.158)

    좋은분 같은데 시가 식구들 왜 그랬을까요?

  • 6. 근데
    '22.9.6 8:01 PM (58.126.xxx.131) - 삭제된댓글

    시모도 요양원 가고 다 해결된 것 같은데 별거를 하시나요?

    자기 딸은 편해야 하고 별개로 며느리는 부려먹어도 된다는 무식한 사고방식 노인네들 꽤 되더라구요...
    고생하셨네요... 제 상황이랑 비슷해서 여쭤봅니다..

  • 7. 좋은사람
    '22.9.6 8:01 PM (115.20.xxx.246)

    좋은사람이어서 시가 사람들이 그랬지요.
    착하니까,,,,자기들이 그래도 되는 줄 알고요.
    님,,,,후회하지마세요.
    별거의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저 님을 위해서,,,님 일 하면서 ,,,님의 하루하루를 사세요.
    더 행복해지시길요

  • 8. 자책하지
    '22.9.6 8:11 PM (211.212.xxx.60)

    마세요.
    내가 좀더 잘했으면 달라졌으려나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한 쪽만 노력해서 원만한 관계는 없어요.
    남편이 시모와의 사이에서 힘들었다고 말했다면
    그 사람 그릇이 딱 그만한 거예요.
    혹시 어머니 요양병원 보내고 그 마음의 무게가
    두 분 사이를 아니면 남편의 짖누르게 된건지...
    독립 된 나로 온전히 홀로 서기가 가능해야
    상대방도 그러해야 둘이 같은 길을 함께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추석에는 원글님과 부모님 마음에 보름달이 환하게 뜨기를 바랍니다.

  • 9. 보름달
    '22.9.6 9:02 PM (125.185.xxx.173) - 삭제된댓글

    불화의 시작은 시어머니 때문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생각해도 철없고 속이 좁았어요. 남편이 절대 나를 져버리지 못할꺼라 오만한 생각도 했었구요.
    지나고나서야 그 과정에서 남편이 저한테 실망하고 점점 정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음을 돌이키려 노력했지만 냉정해진 마음은 돌아오지 않더라구요,

    지금은 저를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책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저와 친정 부모님 마음에도 밝고 큰 보름달이 떴으면 정말로 좋겠습니다.

  • 10. 보름달
    '22.9.6 9:19 PM (125.185.xxx.173) - 삭제된댓글

    불화의 시작은 시어머니 때문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생각해도 철없고 속이 좁았어요. 남편이 절대 나를 져버리지 못할꺼라 오만한 생각도 했었구요.
    지나고나서야 그 과정에서 남편이 저한테 실망하고 점점 정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물론 그 이유뿐아니라 서로 취향도 생각도 달랐고 남편은 더이상 함께하는게 의미가 없다 판단했었구요. 변해버린 마음을 돌이키려 노력했지만 냉정해진 마음은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구요,

    지금은 저를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책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저와 친정 부모님 마음에도 밝고 큰 보름달이 떴으면 정말로 좋겠습니다.

  • 11. 보름달
    '22.9.6 9:21 PM (125.185.xxx.173)

    불화의 시작은 시어머니 때문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생각해도 철없고 속이 좁았어요. 남편이 절대 나를 져버리지 못할꺼라 오만한 생각도 했었구요.
    지나고나서야 그 과정에서 남편이 저한테 실망하고 점점 정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물론 그 이유뿐아니라 서로 취향도 생각도 달랐고 남편은 더이상 함께하는게 의미가 없고 노력하지도 않을꺼라 판단했다 들었습니다. 변해버린 마음을 돌이키려 노력했지만 냉정해진 마음은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구요,
    저는 이혼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기에 충격도 컸고 아직까지 괴로운 마음입니다.

    지금은 저를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책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저와 친정 부모님 마음에도 밝고 큰 보름달이 떴으면 정말로 좋겠습니다.

  • 12. ...
    '22.9.6 9:34 PM (118.37.xxx.38)

    시어머니와 남편이 나빴어요.
    님 희생시켜서 자기 가정 유지하려 했던 이기적인 존재에요.
    그리고 결혼은 행복, 이혼은 불행이라는 이분법을 버리시고 나의 평안함과 행복을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세요.

  • 13. 자책은 되겠으나
    '22.9.6 10:35 PM (68.98.xxx.152) - 삭제된댓글

    지나고보니 내가 참을걸 싶은거지( 일부 까먹거나 퇴색되거나 각색된 기억들)
    나이먹은 그들이 더 어른답게.
    그리고 시집이라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니 더 배려하고 배려했어야했어요.

  • 14. 힘내세요
    '22.9.6 10:46 PM (221.143.xxx.199) - 삭제된댓글

    남편은 정말 어이가 없는 인간이네요.

  • 15. ㅁㅁ
    '22.9.8 4:12 AM (61.85.xxx.153)

    남편 엄청 이기적인데
    착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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