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옆 동물원,집으로 를 찍었던 이정향 영화감독이 동아일보 연재하는 ' 이정향의 오후 3시' 강수연 추모 글이 올라왔네요...
김동호 위원장 다음으로 같은 영화인이 미디어에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강수연이 내쫓긴 후 얼마나 힘든시기를 보냈는지, 에 대한 언급이 있네요...
너무 슬픕니다...
음모론으로 치부하는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팽당한 강수연이 같은 영화인들에게 인간적인 배신감으로
몇년간 얼마나 힘든시간을 보냈고, 그런 시간들이 그녀의 몸과 마음을 얼마나 망가 뜨렸는지...
강수연을 사랑하고 기억하는 팬이라면, 이대로 그냥 묻어둘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라도 올해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1인 시위라도 할 생각입니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525/113601479/1(~중략)
감독이 된 후 그녀와 여러 번 마주쳤지만 30년 가까이 팬이었기에 어려워서 말도 제대로 못 건넸다. 그렇게 또 20년이 흐른 후, 그녀가 모든 활동을 접고 칩거할 때 우리는 비로소 친구가 되었다. 오랜 시간 애정을 쏟아온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물러난 후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였다.
작년 여름 밤, 우리는 동네에서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헤어졌다. 밤길을 스타가 혼자 걸어도 되냐는 내 걱정에 깔깔거리며 사뿐사뿐 걸어가던 뒷모습이 선하다. 그녀를 생각하면 멋지다는 단어부터 떠오른다. 외모보다는 성격이 더 멋졌다.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무거운 왕관을 쓰게 된 그녀이지만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그 무게를 견뎌왔다. 배우로서의 자존심과 체통을 그 무엇과도 바꾼 적이 없다.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도량은 높고 또 깊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상대를 원망하기는커녕 인간의 선함을 끝까지 믿었다. 한없이 베풀기만 하고, 받는 걸 끔찍이도 싫어한 사람. 그녀의 진가를 아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하나라는 사실이 내게 위안을 주지만 그래서 더 안타깝다. 늦었지만 그녀에게 아껴뒀던 말을 전한다. “당신은 최고로 멋진 사람입니다! 당신 덕분에 한국 영화가 큰 복을 누렸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