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건사고가 짤막히 적힌 자막들이
줄줄이 지나가네요.
말다툼하던 중 지인 두명을 흉기로 살해.
50대의사를 살해한 40대여인.
화가나서 흉기로 남자친구를 살해한 20대 여성.
고교생을 찔러죽인 40대.
교사를 살해한 고교생.
바쁘게 눈앞을 흘러가는 자막들마다
살해라는 단어가 전부 들어있어요.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이젠 누구나 손쉽게 죽임을 당하고 죽이는 세상이군요.
오래전에 신경숙의 단편소설에서
집에 돌아와 무심코 켠 텔리비젼화면에서
누가 누굴 살해했다는 뉴스에 섬찟해서
얼어붙었다는 문장이
선연하게 떠오르는 순간이었어요.
다섯번이나, 살해가 들어간 문장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눈앞에서 유유히
흘러가버리고
다시 화면은 꽃들이 흩날리는
풍경을 보여주는데
조용히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홀연히~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