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모는 요리부심이 꽤 있으십니다.
객관적으로 잘하시는 건 맞아요.
몇년 전 여러가지 이유가 쌓여서 제가 시모와 만나려 하지 않게 되었고
남편만 종종 시모 뵙고 오고 자기 월급으로 부양하고 있어요.
시가와 저와는 말하자면 길고 긴 히스토리가 있는데요.
저는 미혼 때부터 하던 일 계속하고 있고 애 낳고도 쉬지도 못하고 계속 일해왔어요.
손자가 생긴 지금도 일하고 있고 제가 실질적인 가장입니다.
결혼 30여년 되어서 제가 참다참다 못해 더 이상은 이렇게는 못 살겠고 만나지 않겠다고 한거예요.
그 전엔 제가 김치 담을때마다 시모께도 드리다가
제가 시모를 더 이상 만나지 않게 되면서부터는 드리지 않아요.
이것도 참 일방적인거다 싶었던게
지금와서 보면 바쁜 직장맘인 제가 시댁 김치까지 담아드려야 했나 싶어요.
우리 부부가 드리는 생활비 받아가면서
시간 남아돌고 건강하면서 김치 한번 담아준 적 없는 시모였던 거죠.
당신의 요리부심은 하늘 높은 줄 모르면서요.
제가 시모 김치를 맛본 건 30년 정도 된 거 같습니다.
얼마전 시모가 병원에 진찰 받는데 남편이 모시고 갔는데
(평범한 안과 재진이예요. 6개월에 한번씩 가는거)
남편에게 갓김치 담은 거라면서 주셨다네요.
그런데 남편이 그 김치를 못 먹고 있어요.
너무 짜서 먹으면 속이 불편하다네요.
제가 먹어보니 시모 음식이 원래 간이 세게 하는거였고 이게 특별히 더 짠 건 아니예요.
남편의 입맛이 이젠 변했나봐요.
갓김치 그걸로 만두나 빗어야 하나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