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하늘이 어찌나 파랗고 예쁘던지
스마트폰 꺼내 사진 한장 찍느라 장갑 벗었다 금방 손이 얼어서 깜놀했죠.
그냥 기모장갑으로 안될 것 같아 두툼한 융 들어간 장갑 끼고도
손이 시려 혼났어요
완만한 숲길이 어제 내린 비가 얼어 바닥이 딱딱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길을 맨발로 걷고 있는 오십대 후반대로 보이는 여자분이
장갑도 안 낀 손을 뒷짐 진채로 흙길을 천천히 걷고 있는 거예요
추운 날이라 산책 나온 사람들은 하나 같이 패딩으로 무장하고
나온 것에 비하면 그 여자분은 니트로 된 약간 두꺼운 가디건 차림에
한쪽 벤치에 가방하고 신발 벗어둔 걸 보니
의사들 신는 것 같은 구멍 뚫린 플라스틱 슬리퍼가 있었어요
양말도 안보인 걸 보면 그 신발 신고 집을 나섰나 보더라구요.
하루종일 영하의 기온에 머문 오늘 같은 날에
그 정도가 가능한 특이 체질이 따로 있는 걸까요?
맨발에
뒷짐 진 손가락엔 양손 3개의 투박한 은반지 낀 것도 그렇고
아무튼 좀 특이한 여자분을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