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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랑 저랑.. 둘다 너무 이기적이에요

못된딸 조회수 : 4,269
작성일 : 2021-11-16 17:38:38
부모님이 저 어릴 때 이혼하신 후 오로지 엄마 손에서 자랐고
엄마는 홀몸으로 저를 대학까지 보내 줬어요.
요즘 들어 그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저도 나이들고 자식 낳아 키워보니 더 잘 알겠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자라면서 엄마한테 엄청 맞았고
정서적으로도 학대 당했어요.
엄마는 생활고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저한테 풀었고
저를 비난하고 학대하면서 자존감을 세우는 거처럼 보일 때도 있었어요.
그런 경향은 오히려 제가 자라면서 더했어요.
아이가 자라니 자기에게 도전하는 거처럼 보였나봐요.
저를 상대로 서열과 권력을 확인하려는 거처럼 굴었어요.

제가 결혼해서는 늘 제가 필요할 때 저보다 자기 이익을 따라갔어요.
큰 애 낳고 맡길 데 없어 엄마가 한 3개월 저희 집에 와서 봐주었는데
(당연히 아줌마한테 들어가는 비용 드렸고, 애 좀 크면 엄마 장사하실 돈 대신 대출받아 주기로 했었죠)
저랑 싸우고 나서 월요일에 출근할 저랑 애를 두고 금요일에 당신 집으로 가버렸고
둘째가 돌 전에 종합병원에 입원해서 사경을 해메는데
그걸 보고서도 자기 남친 만나러 자기 집에 가버렸고
애들 커서 초등학교 들어갈 때 되어 저희랑 함께 살게 되었다가도
저랑 또 싸웠다고 딱 애 입학하기 전에 집 나가버렸고...
(함께 사는 동안 당신 미용 반 건강 반 목적으로 수술할 때 그 간병 제가 했어요)

이제는 연세도 드시고 늘 돈돈돈 하며 살았음에도 재산도 수입도 근근히 살아갈 정도라서 기가 완전히 꺾이셨죠.  
기초노령연금이랑 제가 매달 보내드리는 약간의 돈, 노인 일자리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살아가세요.

엄마에 대한 제 마음은 정말 양가적이네요.
고맙고 불쌍해서 알뜰살뜰 챙기다가도
불쑥불쑥 지난 세월 나한테 했던거 생각하면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
밉고 짜증스러워요.
그 와중에도 자기 몸, 자기 일이라면 어쩜 그렇게 챙기는지
자식들 생일은 잊어버려도 절대 본인 생일은 안 잊어버려요.
늘 옷은 계절에 맞춰 TPO에 맞춰 입어야 하고
하다 못해 샴푸가 5만원 가까이 되는게 있는 줄은 최근에 엄마가 쓰는 거 보고 알았어요.

얼마 전에도 엄마랑 단둘이 여행을 갔다가 돌아와서는 또 엄마한테 심하게 짜증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됐네요.
호텔 예약이며 교통편이며 늘 그렇듯 제가 다 준비하고 경비도 당연히 제가 다 부담할 예정이었지만
남편이 별도로 엄마한테 여행경비로 50만원을 드렸는데 
남편 선물을 자기가 사겠다고 하다가 가격보고는 저보고 사라는데 질렸어요.
자기애가 너무 강하고 매사 자기 이익만 챙겨요.
저희 집에 오면 늘 바리바리 챙겨가고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주문해달라고 하고

그런데 이런 걸 또 따지면서 있는 짜증 없는 짜증 내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구리게 느껴져 두배 세배 짜증나네요. ㅠㅠ

이런 모녀관계 또 있나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이런 모녀가 흔하다는 말 들으면 위로가 좀 될 거 같아서요. ㅠㅠ










IP : 124.49.xxx.13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ㄱㄱㄱㄱ
    '21.11.16 5:41 PM (125.178.xxx.53)

    님이 이기적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어머니 요구 자르세요..

  • 2. ...
    '21.11.16 5:44 PM (210.103.xxx.39)

    님 어머니 너무 하신듯요
    거리를 좀 두세요

  • 3. 왜요
    '21.11.16 5:50 PM (14.138.xxx.75)

    여자 혼자 아이 대학까지 보내기 힘드셨을거에요. 삶이 고단하고 대화할 대상은 아이밖에 없고..
    엄마도 이해가 가고 원글님도 이해가 가요.
    사셔야 얼마나 사실까요? 한 10년~20년
    그리고 혼자되신 분들은 자기방어제가 발동해서 스스로를 이기적이게 챙기려고 하는게 있어요.
    남편없이 철저히 혼자 됐는데 먹여살려야 하 는 아이가 있으니 쉬지도 못하고 아프지도 못하면서
    스스로 독해지셨을거에요.

  • 4. ...
    '21.11.16 5:52 PM (223.39.xxx.165)

    엄마랑 거리를 두세요.
    만나는 횟수도 줄이고, 거절할건 거절하고..
    엄마를 미워하고 싫어하면서도
    닮아가는 모습이 보여요.

  • 5. 나쁜 딸이라는
    '21.11.16 5:57 PM (125.184.xxx.67)

    엄마의 비난과 주변의 평판이 두려워서 자기를 옭아매면서
    그렇게 살지 마세요. 거리 둬 보세요.
    그 양가감정이라는 거 1년도 안 갑니다.
    왜냐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지거든요.

    엄마가 왜 불쌍한가요. 원글님이 더 불쌍해요 .

  • 6. 감정도 습관
    '21.11.16 5:58 PM (123.213.xxx.169)

    2~3년 아주 기본적인 것만 챙기고 거리 두어 보세요.
    감정도 습관이라
    적정선에서 끊어 주어야 막 나가는 걸 방지하게 되더군요.
    맘 먹고 거리두기 해보세요..서로 함부로 하는 습관 줄어 들수 있어요..

  • 7. ....
    '21.11.16 6:18 PM (58.234.xxx.223)

    저 현재 엄마를 내보내지도 못하고 미워하며 깨서 미워하며 자는거
    같아 삶이 지옥이에요 ㅠ
    미안하다는 말만 들었어도 좀 괜찮았을텐데 ㅠ
    내 상처 어루만저 주라고 했다 더 바락바락 ㅠ

  • 8. 다행입니다
    '21.11.16 6:39 PM (118.235.xxx.118)

    지금 현재 같이 살고 계시지 않는 것에 감사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엄마와 이십년 가까이 함께 살면서 온갖 스트레스에
    결국 암까지 걸렸지 싶어요. 저희 엄마 지금 83세
    저 엄마만큼 살면 소원이 없겠다 했네요. 제가 먼저 죽을 것 같아요. 어디 가실 데도 없으면서 툭하면 집 나간다고…(가지도 아ㄴㅎ음). 이기적 끝판 왕. 우리 엄마 같은 사람은 자식을 낫지 말았어야 했어요.

  • 9. ...
    '21.11.16 6:50 PM (112.187.xxx.144)

    조금 거리두세요 여행도 자제하시고
    돈도 없다고 하세요 앞으로 돈더들어요
    아프시면..

  • 10. 원글
    '21.11.16 7:44 PM (124.49.xxx.134)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해요 ㅠㅠ
    지금 힘드신 분들도 저도
    일단 자신 먼저 보듬고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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