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 집에만 다녀오면 우리 길냥이씨 조제가 쑥쑥 커 있네요
먼저, 까만냥이 애기길냥이얘기를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게 들어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해요
어미가 있어도 버려지고 아픈 애기냥이였지만 여러분 아니면 줍냥 할 용기도 못 냈을텐테 그래도 난 얘만은 내가 어떻게든 살리고 책임지고 싶다 란 생각에 함께 할 수 있었고 정말 까만 털이 빛나며 쑥쑥 자라는 것에 보면 여러분 생각이 납니다
굉장히 털도 듬성듬성 했고 전에 적듯이 눈곱 투성이에 다리도 쭛 못 펴고 절룩였는데 정말 사랑은 위대한 것 같아요
오늘 겸사겸사 4일만에 본가 가서 조제를 만나고 왔어요
고냥이엔 관대하지만 저에겐 꼬장꼬장한 츤데레? 남동생은 정말 오래 전부터 계획 되었던 낚시여행을 1박 2일 간 터라 하루 조제 집사 못 하는 거에 불안함이 크더라고요 누나 와서 돌봐야 돼 하더라고여
그렇게 애기냥이랑 혼자이신 아부지가 계시니까 본가 집에 가 드시기에 좋은 겉절이도 담그고 고기도 재우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조제랑 노는 거였는데 참 신기해요
조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동생과 저의 의견의 일치인 것이 아부지예요 동생도 은근히 조제가 아부지를 따른다 너무 희한해 라고 하니까요
고양이가 노인을 좋아한다는 것을 검색은 해서 이해는 했는데
말도 행동도 느릿느릿하고 위협적이지 않아 고양이는 노인을 좋아한다, 까지는 이해했는데
조제는 아부지를 정말 좋아해요
문제는 아부지가 조제를 별로 그닥 좋아하지 않고 무서워까지 한다는 거죠 ㅋ
저희는 거실에 TV가 없어서(황량한 벌판같은 거실입니다)
TV소리는 대개 아버지방에서만 나는데 얘가 그 TV소리를 좋아하나봐요 아버지는 대개 CSI랑 포청천? 을 즐겨 시청하시는데 아버지가 막걸리 드시는 오후 시간에 꼬리를 살랑살랑 하며 아버지 근처에서 엎드리고 있고 또 주무시려고 하면 또 꼬리를 살랑살랑살랑하며 아버지 근처에서 맴돌다가 자기 자리와서 자나봐요
아부지는 너무 무서워하면서 막걸리를 드시다 너무 무서워하면서 주무시는데
조제가 전혀 냐옹거리거나 밥상 위에 뛰어드는 고양이가 아니고
제가 생각해도 애가 너무 기가 죽어있거든요
애가 너무 눈치봐서 정말 어쩔 줄 모르겠어요
자기가 버려졌던 애라는 걸 너무 잘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든 조용조용 그리고 배변도 그렇고 먹는 것도 그렇고 눈치보는 게 느껴질 정도로 먼저 다가와 만져주면 참 좋아하고 저한테도 무릎위에 폭 안겨 있고 밥을 주면 삭 웃듯이 먹어줘요
아직도 시력은 많이 나쁜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잘 웃어줘요 입맛으로 찹찹찹찹 거리면서 안아주면 삭 웃어주는 거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버지입니다
이게 너무 신기해요
아까도 집을 나서면서 잘 있어 나 금방 올게 잘 있어 하면서 어루만져줬는데 가만 고개숙이고 있다가 곧 아버지 방 쪽으로 가요 물론 아부지는 저랑만 인사하고 들어가시면서 니들은 좋다해도 나는 너무 무섭다 하시지만요 ㅋㅋ
그러면서 조제 먹으라고 *원참치 10캔 넘게 사오셨어요 ㅋ
물론 조제는 고양이 캔을 먹고 이 참치캔은 제 차지입니다만..
음..조제가 눈치 안 보고 그냥 우리 집을 자기 집이라고 생각했음 좋겠어요
아직까진 애냥이라 움직임보단 잠이 많고 그리고 너무너무 눈치 보는 것에 제가 참 많이 마음이 아픕니다만..
그리고 전 솔직히 제가 조제가 너무 좋아서 저 혼자 사는 집으로 데리고 오고 싶은데(내가 구해줬다규!)
본가가 집도 저 사는 것보다는 넓고 이미 다 갖춰진 곳에서 익숙해졌고 그 아이를 사랑하는 동생이 그렇게 든든히 있고 무서워하지만 따르는 아부지도 있으니 당연히 본가에서 기르는 게 맞겠죠? 그래도 두고 오면 이렇게 생각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