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제주 3주 살이의 시작-그것은 (열한번째)

이것은 조회수 : 2,981
작성일 : 2021-09-22 20:29:10

추석 날 밤 달을 보러 마당에 나갔습니다.

제주의 밤하늘이 어두워서일까요?

아니면 제주의 달은 원래 그런 걸까요?

전 평생 저렇게 자신감 넘치는 달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봤던 달은 뭔가 은은하고 조용조용한 내성적 성격인 것 같았는데,

오늘 보름달은 허리에 손을 얹고 가슴에서 빛을 뿜어 내는 히어로 같습니다.

달이 자존감이 대단해 보이더군요.^^

너무 놀래 소원 비는 것도 잊고 바라 보았네요.

잊었던 소원을 빌고 들어와 그렇게 추석날이 마감되었습니다.

 

억지로 눈을 뜬 아침입니다. 댕댕이가 깨웠어요...

우리 댕댕이 털을 좀 정리해주기로 합니다.

푸들이라 털이 참으로 잘 자랍니다. 무궁무진 영원하게!

털이 저렇게 자라 있는 상태는 마치 털복숭이 인형처럼 귀엽긴 하지만, 잘 만져보면 뭉친 곳도 있고 입가랑 눈가에 털은 위생상에도 안 좋기도 하거든요.

특히 발바닥 털이 자라서 방바닥에서 자꾸 미끄러지더라구요.

털을 정리해주고 목욕도 씻겼습니다. 바다로 산으로 다녔으니 할 때도 된 듯 합니다.

저렇게 미용하고 목욕하면 세상 세상 저렇게 새초롬할 수가 없답니다. ^^

댕댕이 목욕용 수건들을 빨아서 마당 빨랫줄에 널었습니다.

빨래를 탁 털어서 빨랫줄에 널어줄 때 햇살이 내리쬐고, 바람이 지나가는 것이... 이게 뭐라고 이렇게 좋을까요?

그래도 아마 빨래가 많으면 짜증나겠죠?

어제 쉬어 줬으니 오늘은 오후에 저지 오름을 가볼까 합니다.

지도를 열어 동선을 보니.... 점심 먹고 천천히 가도 해질녘의 새별 오름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지 오름이 있는 동네는 카페도 많고, 꽤 번화하더군요.

저지 오름은 깊은 숲길입니다. 그래서 덥지 않고 좋았습니다. 비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숲의 향기도 진하게 나더군요.

저는 정상까지 오르지는 않고 적당한 지점에서 앉아 놀다가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제가 정상정복을 별로 고집하는 편이 아니라서요.

저지 오름에서 새별 오름으로 이동하는데, 내비게이션에서 최단거리를 선택했습니다...

새별 오름을 열 번쯤 가본 것 같은데 한 번도 지나지 않은 도로로 이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최단거리 코스는 새별 오름 공동묘지를 지나는 동선이군요...

밤도 아니고 특별히 무서울 것은 없었지만....

길이 차 한 대가 겨우겨우 지나가는 스키니에다가 구불구불....

제 걱정은 마주 오는 차를 만나거나, 이대로 길이 끊겨버리면 차를 돌릴 방법이 없어 보이므로 그것이 무서웠습니다. 이런 s자 코스 후진은 못합니다. 절대로!!!

가슴 졸이며 나아갔더니 다행히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네요..

앞으로는 내비의 추천을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새별 오름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긴 했습니다. 당황해서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지만 말입니다.

저의 상상대로 새별 오름은 해질녘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새벽은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대낮보다는 해질녘입니다. 햇살이 비스듬히 비춰주니 억새는 그냥 하얀 꽃밭인 것처럼 보였답니다. 그리고 이 장면의 주인공은 새별 오름이랍니다. 오름 안으로 올라가지 마시고 주변의 언덕길로 올라가서 새별 오름을 바라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상정복에 무게중심이 있으시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새별 오름 주변에 보면 언덕길들이 여러 갈래 있거든요. 그 길들 중 한곳으로 올라가서 새별 오름을 바라보면... 마치 결혼식의 화동 같기도 하고, 청초한 신부 같기도 하고, 정말 너무너무 사랑스럽답니다.

오늘은 바람도 적당히 불어서 시원하기까지 했지요..

이 시간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스스로에게 칭찬해줬습니다. 제가 도착한 시간은 대략 5시경이었습니다. 언덕길 어디쯤에 주저앉아서 사진도 찍고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캠핑용 접이식 좌식의자를 하나 항상 들고 다니는데, 이게 가볍고 부피도 적어서 들고 다니다가 적당한 곳에 앉아 있기 정말 좋답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으면 주저앉아 노는 거지요. 궁금해 하실 분이 분명히 계실 테니, 그라운드체어로 찾아보시라고 알려드립니다. 다리가 없이 바닥에 앉는 구조로 된 것입니다. 가격도 만얼마밖에 안하거든요.

저는 지금 숙소 거실에 소파가 없는 마루라서 TV시청할 때도 애용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점점 뭔가 드라마틱한 요소가 없어지고 심심한 일상이 되어가고 있지요? 저는 며칠 여행이 아니라서 계속 드라마틱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럴 수도 없구요. 그냥 이렇게 슴슴한 매일 매일을 보내는 게 좋답니다.

IP : 118.43.xxx.14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uliana7
    '21.9.22 8:30 PM (220.117.xxx.61)

    제일 부럽네요. 강아지랑 둘이 가신거에요?
    좋은 힐링 하고 오세요. 앞으로 계속 글 주실거죠?

  • 2. 슴슴해서
    '21.9.22 8:46 PM (59.6.xxx.156)

    더 좋아요. 여기까지 왔는데 서두르는 맘이셨음 저는 숨가빴을 것 같아요. 호젓하고 한가로운 여행 같이 떠난 듯 여유롭습니다.

  • 3. ...
    '21.9.22 10:03 PM (175.223.xxx.193)

    한가로운 제주살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 4.
    '21.9.23 8:44 AM (59.27.xxx.107)

    첫번째 글만 봤었는데~~ 무사히 도착하셨군요^^
    그라운드 체어 찾아보니~ 유용하겠어요!
    강아지와 함께 즐거운 제주살이 만끽하셔용~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46998 이재명이 부동산은 확실히 잡을것 같네요 38 ... 2021/10/02 3,704
1246997 휴대폰 통화 녹취 가능한일인가요? 9 2021/10/02 1,839
1246996 증여세 10년에 5천 15 몰라 2021/10/02 4,165
1246995 가성비 좋은 해운대숙소랑 트레킹코스알려주세요 4 10월 말 2021/10/02 1,908
1246994 윤석열 손바닥의 '왕' 자 16 ... 2021/10/02 3,360
1246993 이재명 형 7 ^^ 2021/10/02 1,914
1246992 전세사는 분들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15 ㅇㅇ 2021/10/02 3,403
1246991 스포주의) 오징어게임 결말이 시사하는 바요.. 18 .... 2021/10/02 5,481
1246990 수준이 굉장하네요. 10 oo 2021/10/02 3,549
1246989 지금 집 사면 크게 후회합니다, 이제 미분양 나와요" 35 ... 2021/10/02 17,601
1246988 새치 때문에 짜증이라고? 해법을 알려주마! 2 샬랄라 2021/10/02 3,231
1246987 시골 여자 부산 벡스코 왔는데요? 4 .. 2021/10/02 2,003
1246986 경이로운 소문 한 번 더 볼까봐요 4 dd 2021/10/02 1,973
1246985 윤짜왕이었네 ㅋ 10 /// 2021/10/02 2,844
1246984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관계인 3명 구속영장 청구 10 ... 2021/10/02 1,437
1246983 [단독] 화천대유 쩐주, 차병원실장 이재명 3심 참여한 lkb.. 26 배추전 2021/10/02 2,848
1246982 "韓, 생각못했던 속도로 백신접종 미국 제쳐".. 15 샬랄라 2021/10/02 3,141
1246981 '화천대유' 천화동인 1호는 이한성, 이재명-이해찬-이화영 포위.. 6 .... 2021/10/02 1,409
1246980 미국 교회 분위기 6 스타 2021/10/02 3,436
1246979 진중권 "이재명 판결때 권순일 만난 김만배, 브로커 노.. 27 팩트체크1 2021/10/02 2,206
1246978 카트리앱 써보신분 ... 2021/10/02 834
1246977 1주택자 언제 매도하면 비과세인가요? 2 1주택자 2021/10/02 1,526
1246976 넷플릭스 영화추천 4 이것은 2021/10/02 3,428
1246975 이거 뭐죠? 윤석열 손바닥 주목 29 2021/10/02 4,643
1246974 [단독]윤석열 장모, 경운기로 농사짓겠다더니…삽도 없다? 4 ... 2021/10/02 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