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
20년 1,2월 코로나가 창궐하자 대한민국 정부는 중국 우한에 전세기를 급파해 3차례에 걸쳐 총 848명의 교민을 구조했다.
올해 5월에는 갑자기 확진자가 폭증한 인도에 4차례의 특별기를 보내 교민과 기업관계자 722명을 긴급 귀국시켰다.
코로나 위기때만이 아니었다.
올해 8월에는 미군철수로 정세가 악회된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교관 및 교민 전원을 한명도 낙오 없이 전원 안전하게 철수시켰다. 심지어 우리를 도왔다 아프간 특별공로자 378명도 특수군사작전을 통해 무사히 구조해 왔다. 세계가 극찬했다.
17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화산이 폭발해 항공이 마비되자 대한민국 정부는 사흘만에 전세기를 급파에 대한민국 국민 273명을 전원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정부 차원의 전세기 파견의 역사는 노무현 정부시절인 2004년 7월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동남아 국가에 체류 중이었다 탈북자 468명을 전세기를 파견하여 구출한 바 있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언제 어디에서나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할 것같은 이 가치는 늘 잘 지켜졌던 것은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앞선 일들과는 큰 온도차가 느껴진다.
2011년 2월 리비아 내전 당시 유럽국가나 중국 등 대부분의 나라는 전세기에 이어 군용 수용기까지 투입해 교민 철수를 지원해 해당 국가의 교민들과 노동자들이 대부분 탈출시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적기 투입을 고려하지 않다 뒤늦게 이를 결정하면서 대응이 늦어져 교민들과 노동자들의 안전이 매우 위험해지는 상황이 벌어졌었다.
2015년 4월 네팔에 대지진이 발생했으나 이 때도 정부차원에서 기민한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생들이 현지에서 발이 묶인 상황이었다. 여진이 지속되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전세기를 띄우는 데는 우여곡절 끝에 엿새나 걸렸다. 그나마 이 학생들은 나은 사정이었다.
당시 해외봉사로 네팔에 있었던 오상진 아나운서의 경험에 따르면 그곳에 대한민국은 없었다.
외교부에서 위급상황 안내문자는 왔지만 도통 연락은 되지 않았다. 그나마 어렵게 연결된 외교부에서는 비행기는 국토교통부로 알아보려며 떠넘겼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전세기가 와서 자국민들을 구조해 갔지만 오상진 일행은 끝내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타국의 대응과 너무도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스스로 탈출 루트를 찾아 광저우를 경유해 겨우 국내로 돌아왔다. 그는 한 방송에서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않는다고 느껴 애국심이 흔들렸던 기억으로 이 사건을 떠올렸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번에 아프간에서 일본은 현지인은 말할 것도 없이 자국민조차 구조를 하지 못했다.
코로나 위기속에서 우리는 국가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더욱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다.
최근 몇년 간 있었던 여러 일들을 두고 당연히 국가가 할 일들을 가지고 너무 국뽕에 취한다며 나무랄지 모르겠다. 그렇다. 당연히 국가가 해야할 일이다.
하지만 그 당연한 게 늘 당연하지만은 않았음을 또한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