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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딸에게

부족한 엄마가 조회수 : 2,583
작성일 : 2021-08-24 00:09:15
밥을줘도 새모이만큼 먹는둥 마는둥 오분도 안돼서 일어난다

하루종일 밖에서 일하고와서 앉지도 못하고 내새끼들 배고플까봐 밥부터하는데 성의를 생각해서 좀먹지...

온종일 제방에서 꼼짝없이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움직이지도 않는다

하루에 얼굴보는시간 얼마없는데 식구들오면 나와서 얘기도좀하고 할일좀 같이하고 해주지..



오늘은 퇴근하고왔는데 밥도 안먹고 잠만자고있는모양이다

저녁 안먹냐고 깨웠는데 일어나는지 안일어나는지...

한참있다 나왔는데 밥달란말도 먹을생각도 않는다

밥 안먹냐고 물어봤다 .....답이없다

조금후에 아빠가 또 물어본다...답이없다

얼ㄴ애도 아니고 더이상의 간섭은말자

그정도는 알아서 하겠지

볶음밥 먹는다했으니 그거 먹겠지 생각했지만 딸 배고플까역시나 신경이 쓰인다

방에 다시 찾아가 다시물어봤다

저녁안먹니?

3번째 물음끝에 그제서야 대답이 들린다

배가 별로 안고프단다

....이번엔 내가 할말이 없다

알겠다고는 했으나 안먹는다는게 먼저 챙겨서 주지않아그런가

매번 본인입맛을 맞춰주지않아 그런가

난 한다고하는데 얼마나더 부족한건가

계속 애기처럼 맞춰줘야하는건지 먹거나말거나 신경꺼야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래도 안먹으면 안먹는다고 한번두번 물었을때 대답이라도 해주지

세번을물어 겨우 듣게 되는 대답은 기분이 썩 좋지않다

난 엄마자리가 아직도 너무 어렵다

안먹는다기에 다이상 신경안쓰려했지만 역시나 딸아이 뭐라도 먹여야할것같다

과일을깎았다

아이 아빠가 말한다 과일먹으라고

대답이 안들린다

신경이 거슬린나는 딸아이를향해 날카롭게 말한다

먹으면 억는다 안먹으면 안먹는다 대답을좀 하라고!!

아이는 나의 날카로운 말에 짜증섞인 대답을 한다

먹는다고 말했다고!!

하.. 언제 ... 내귀엔 왜 대답이 하나도 안들리는걸까

밥도 세번을물어서 듣고 과일도 두번을 물어서야듣고 내귀가 이상한가

아님 아이가 조그맣게 웅얼거리고 대답했다고 하는건지 답답해진다

갑자기 나와 내 딸이 왜 이렇게바기에 못지내는지 답답해진다

내가 아이한테 더 맞춰야하는건가? 얼마다 더??

안다 부족한건 알지만 그래도....그래도....

이정도 관계밖에 안될정도 내가 그정도 밖에 안되나 정말???

내가 여태 아이한테 17년간 해온게 내가 이정도 취급받을정도밖에 정녕안되는건가...

슬프기도 화가나기도 앞으로의 기대도 없어진다

그냥.....

빨리 시간이 가서.....

다들 어서 내손을 떠나....

독립했음 좋겠다 생각해본다

더이상 아둥바둥 누구 밥 차려줄걱정도...

이거했니 저거 했니 이건어쩔래  묻고 체크하고

때론 기분이 않좋은지 눈치볼 일도 없었음좋겠다 생각이든다

몇년 어서 훌쩍가서 각자 자기삶 책임지고 내 손을 더이상 필요로 하지않았음 좋겠단생각이든다

각자 본인의 공간에서 본인 밥이며 빨래며 청소며 생계며 다 알아서 하는 성인이 빨리 됐음좋겠단 생각이 훅 밀려온다

나도 홀가분하게 나 혼자만 책임지고 싶단 생각이 밀려든다

마음이 갑자기 슬퍼지며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온다

주체할수없이 쏟아진다

다 귀찮아진다 혼자 공간에 있고싶다

난 왜 다있는 방도 어믓는거야 쳇

이런엄마가 되려고했던거 아닌데....

딸아이때 수없이 아이에게 했던말이 있는데...

우린 나중에 친구처럼 지내자~!

ㅎㅎㅎ

내가 그렇게 만들지못했지 누굴탓하랴

한참을 울고나니 다시 생각이 정리된다

침대에 누워 꼼짝안해도

대답을 알아들을수가 없어도

나한테 짜증섞인 대답을해도

넌 세상에 하나뿐인 내 딸이더라

네가 어느날 성인이되었다고

이젠 내손이 필요없다고 독립한다고

기다리던 그날이 와서

날 떠나가면 잠시잠깐은 시원하지만

난 무척허전하고 서운하겠지

엄마가 마음 조금만 더 추스릴게

너도 조금만..... 조금만....

지금보다 한걸음만 더 다가와줄수 있겠니

우리딸 사랑한다...
----------
이글 딸에게 보내주면.....
뭔가를 느낄까요
아님 더더 숨막히고 답답할까요







































IP : 218.154.xxx.21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8.24 1:00 AM (122.35.xxx.188)

    존경스럽습니다. 님의 귀여운 딸... 잘 커서 나중에 정말 친구되길 기도합니다.

  • 2. 제발
    '21.8.24 1:31 AM (198.90.xxx.30) - 삭제된댓글

    알아서 먹게 놔두세요. 글만 읽어도 물어보고 물어보고 숨막히네요
    회사에서 안 좋은 일 있을 수도 있고, 남자친구랑 싸웠을수도 있고, 그냥 회사다니는게 진 빠졋을 수도 있고, 방에서 쉬고 배고플빼 나와 먹으라고 하세요

  • 3. 토닥토닥....
    '21.8.24 1:39 AM (14.50.xxx.106)

    198님.... 직장은 원글님이 다니고 아이는 어리지 않나요?

    제가 잘못 읽었나요? -.-;;;;;;

  • 4.
    '21.8.24 1:40 AM (210.96.xxx.61)

    저고 열일곱 딸아이 키우는 엄마라..눈믈 글썽이며 한줄한줄 읽었습니다. 쓰신 글 한줄한줄이 너무 맘에 와닿아서요.
    조금만 더 기운내요 우리. 저는 너무 힘들때는 그냥 집에서 일단 나와서 까페도 가고 백화점도 갈때도 있고요, 정말 간절히 나만의 공간이 필요할땐 차에 앉아 두시간씩 있다가 들어갈때도 있어요. 차에 앉아 음악 틀어놓고 있거나 사춘기 딸 키우는 친구랑 통화한판 하고나면 맘이 한결 낫더라구요.
    다만 저는..그래도 너무 심하다 싶을땐 감정 최대한 배재하고 말합니다.
    “ㅇㅇ야, 부탁인데 한번에 대답좀 해 줄래? 엄마가 두번 세번씩 묻기가 너무 힘들거든?” 이런 식으로 최대한 낮은 톤으로 차분하게,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힘내요. 지나가겠죠. 쓴님 건강 잘 챙기세요. 댓글달려 로긴 했습니다

  • 5. 토닥토닥....
    '21.8.24 1:41 AM (14.50.xxx.106)

    사춘기때는 정말 우리딸 문잠그고 난리도 아니였어요.

    공부에 대한 중압감이 잘하든 못하든 엄청 난가봐요 ㅠㅠ

    수능 딱 끝나고 나니 180도로 변했어요.

    셤 끝나고 나면 원글님 원하는 따님 모습 그대로 돌아올거예요. 조금만 참으세요 화이팅!!!

  • 6. 죄송합니다.
    '21.8.24 1:54 AM (198.90.xxx.30)

    글을 너무 대강 읽었네요. 댓글 지웠어요.

    애가 여유가 생기면 엄마랑 이야기 하는 순간이 올거예요.

  • 7. 경험자
    '21.8.24 2:06 AM (116.122.xxx.50)

    그런 아이는
    부모가 안달복달하고 챙길수록 더 멀어집니다.
    무심하게 대하세요.
    답을 요하는 질문은 하지 말고
    밥먹자, 과일먹자~ 청유형으로 딱 한번 말하고
    먹거나 말거나 냅두세요.
    우리애는 철들면서 조금 달라지던데, 달라지지 않는다고 해도 성격이 그러려니..편하게 생각하세요.
    표현을 안할 뿐 원글님이 딸을 사랑하는 것만큼 딸도 엄마를 사랑하고 있어요.

  • 8. ??
    '21.8.24 6:10 AM (58.230.xxx.134)

    죄송한데 넘 부담스러워요 ㅠㅠ
    먹든 말든 내버려 두시죠. 한창 커야 하는 유아나 성장기 청소년도 아닌 듯 한데요.

  • 9. 저도 왕부담
    '21.8.24 6:19 AM (14.39.xxx.89)

    읽기만 해도 왜 원글님 스스로 자신을 달달 볶으며 괴롭히고 사시는지 이해가 안가요
    아기나 매 끼니 걱정하고 챙겨주지 17살 자녀가 못먹을까 왜 전전긍긍하시는지
    그래야만 내가 낳은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가 되는게 아니예요
    17살에 맞게, 혼자 배고프면 찾아 먹을 줄도 알고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면 말할 줄도 알고 배가 안고프면 안 먹어도 굶어죽지 않는다는 걸 알 정도의 큰 아이예요
    일도 하신다면서 아이에게 절절 매시는거는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좋을게 하나도 없어요
    돌이 지나 걷는 아이를 굳이 업어주고 안아주며 못걷게 하시겠어요? 아니잖아요
    이젠 아이가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때 나서주셔도 될 나이예요

  • 10. ..
    '21.8.24 7:29 AM (218.50.xxx.219)

    결혼 반대하던 전처딸과
    아이 마음에 들려고 애쓰는 계모간에도 안 할 짓이네요.
    그냥 좀 냅둬요.
    하루 종일 지 방에 들어앉아 꼼짝없이 휴대폰만 들여다 보는데 배가 고플리 있고 먹고 싶은게 있겠나요?
    안 먹는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
    안달복달 마세요.

  • 11.
    '21.8.24 10:45 AM (106.250.xxx.151)

    님 글을 읽는데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요..
    성인된 두 딸 키우는데 순간 순간 느끼는 감정이 비슷한 부분이 많네요
    수월하게 크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조금 버겁다 싶게 자라는 아이들도 있겠지요
    수월하다 버겁다는 느낌도 키우는 엄마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도 느껴지고요
    내버려 두자니 안타깝고 맘아프고, 맞춰주고 신경써주자니 잘 따라 주지도 않고 맘대로 안되고요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 줘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거라고 생각해요
    진심은 통하기도 하고...아무튼 힘내라고 위로의 말씀 전하고 싶네요

  • 12. ㅡㅡㅡㅡ
    '21.8.24 10:51 AM (220.127.xxx.238)

    전 아이셋 있는 엄마지만(성인도 있음)
    남같은 엄마 정말 부담스럽습니다!!!!!!
    그냥 좀 두세요 저런 엄마마 말로 표현은 안했더라도 다 표나고
    표날수록 더더욱 상대하기 힘듬

  • 13. 렛잇고
    '21.8.24 12:23 PM (116.41.xxx.141)

    하는 엄마로 전환하세용
    속닥속닥 따뜻한 친구같은 엄마는 담에도 기회와요
    지금은 상관말고 간섭말고 걍 내버려두는 쿨한 캐릭터로 잠시 바꾸심이 ~~
    걍 지 동굴에 칩거하게 두세요

  • 14. .....
    '21.8.24 6:22 PM (60.74.xxx.12)

    제 학창시절, 제일 싫었던게 엄마의 밥 먹어라 밥먹어 밥먹으러 나와.. 등등 밥밥밥 이었어요
    제발 그냥 좀 놔뒀으면 나 좀 그냥 놔둬 라는게 제 속마음이었어요
    배고프면 죽을만큼 배고프면 진짜 알아서 머라도 먹으니까 제발 그냥 놔두세요
    집.. 집 안에서도 내 방 내 공간, 딱 그만큼 내 자유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인데 엄마는 내 마음도 모르고 수시로 문열고 밥먹어라 머해라 진짜 미쳐버릴 것같았어요

    제 딸에겐 밥 먹어라 강요안합니다
    배고프면 알아서 냉장고 뒤지는거보고, 애가 좋아하는거 사서 그냥 채워둬요

  • 15. ...
    '21.9.2 5:48 PM (218.50.xxx.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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