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살때부터 열심히 일하고 책임지며 살아온 착한 저를 칭찬해주세요.

off 조회수 : 2,128
작성일 : 2021-07-10 22:56:45
오늘은 정말 칭찬과 위로가 필요한 날이라 글을 써요. 행여나 악플은 오늘은 정중히 미리 사양합니다.
도박쟁이 아버지, 열심히 살아온 착한 우리 엄마. 공직자라 아빠가 그 월급에 기대고 맘편히 사고치고 다니셨어요. 그렇지만 가끔만나는 딸들은 사랑해주던 아버지.
- 착한 우리 엄마. 지금 생각해보면 말없이 어둔 표정으로 지친 밤 우리를 다독여주시던 멋쟁이 우리엄마. 빚때문에 집이 힘들어도 애들은 기죽지 않길 바라셨던 것 같아요. 옷도 예쁜 옷. 책은 좋은 책. 부족함 없이 해주려고 노력하셨을 거예요.

- 일찍 철이 든 나. 나는.절대 엄마에게 돈문제로 힘들게 하지 않을거야. 무책임한 사람이 되지 않으리라 마음에 새겼던 아이였어요. 중학교 3학년. 당시 반에 핸드폰이 없던 아이는 6명정도였어요. 핸드폰을 살 돈이 없던 집이 아닌데도, 차마 사달라고 못해서 전교생 330명 중 10등 안에 들면 사달라고 공약을 걸었어요. 참 웃기게도 11등을 했구요. 엄마는 최신폰 당시 sky 60만원짜리를 사주셨어요.

- 19살. 가고싶던 서울 상위 대학에 합격했어요. 다만 장학생이 아니었고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 400만원에 자취방도 얻어야 했어요. 엄마가 공무원이라 학자금 대출이 되는데도, 절대 그걸 사용하고 싶지 않았어요. 지방대 전액 장학생으로 결국 대학에 다닙니다.

- 20살때부터 등록금, 용돈은 제가 해결하고 아르바이트도 일도 열심히. 그렇게 30대초반까지 살아왔어요.


- 지금 10여년을 돌이켜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스무살의 저에게 하고 싶은 말.
"돈때문에 경험을 포기하진 마. 돈은 차라리 빌리면 돼. 모든 가치를.돈으로 계산하지마. 모든 일엔 때가 있는거야. 너무 착하게 살려고 하지마. 엄마는 너가 행복하게 살길 바라신건데 너무 혼자 어른인척 애쓰지마."

- 열심히 살아왔고 잘 살며 떳떳하게 지냈으나 조금 늙고 마음도 힘을 조금 잃은 제가 있네요. 그때 하고 싶은 거 그냥 말하고 떼도 써보고 할걸요~ ㅎㅎ 주변에서 도와줬을 것 같은데 뭘 그렇게 자립하겠다고 아등바등했는지 모르겠어요.

- 오늘도 열일하다 사람에 치이고 자신의 한계에 치인 31살이 쓴 일기
IP : 125.179.xxx.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ㅎ
    '21.7.10 11:00 PM (1.126.xxx.171)

    빙빙 돌리지 말고 무슨 일이 있었는 지나 털어봐요
    40먹으니 보는 관점이 또 달라집디다..
    새옹지마 뜻 쭉 한번 읽어봐용

  • 2. 수고하셨어요
    '21.7.10 11:11 PM (99.240.xxx.127)

    부모루서는 참 대견하고 믿음직한 아이였을텐데
    본인은 너무 일찍 어른이 됐죠…
    그렇게 살아도 그게 후회스러운게 아니라 본인의 자긍심이되면
    나쁜게 아닌데 원글님은 그게 말은 안해도 속으로 상처가 되신듯해요.
    이젠 그냥 남의 기대에 맞추지말고 본인 하고 싶은거 하며 살아요.
    남에게 상처 주는일만 아니면 본인인생 본인이 원하는대로 살 권리 있어요.
    타인의 기대치에 님 인생을 맞춰야할 의무같은건 없어요

  • 3. 대견
    '21.7.10 11:15 PM (112.154.xxx.39)

    참 열심히 살았다 칭찬해드릴께요
    저는 50살인데 무능하고 힘없고 무지한 아빠
    아들밖에 모르는 무지한 엄마
    공부 자식중에서 가장 잘했는데도 오빠 남동생 학비 내주라고 실업계 억지로 써서 돈벌게 했어요
    20살부터 혼자 돈벌어 그귀한 아들형제들 학비대고
    형편 어렵다고 내앞으로 대출받고
    겨우 20살짜리에게 집안 가장ㅈ역할
    부모님 나이 겨우 48살였는데 엄마는 평생 전업
    그저 내월급 내보너스 그것에만 관심
    아빠는 힘든일 남에게 업신여기는 일 하기 싫어해서 일년중 반은 매일 놀았구요
    급여통장에 매달 정확하게 들어오는 직장인 혼자라는 이유로 돈 들어오는 족족 전부 다 엄마가 가져가셨어요
    뒤늦게 공부해 대학합격해 직장그만둔다니 절대로 안된다고 돈벌어 막내공부시키라고 난리
    그동안 급여 빼앗겨도 한마디 안하다 대학은 꼭 간다
    우겨서 직장관두고 학비 용돈 전부 내가 벌어 학교다녔어요
    학비 용돈 다 해결하느라 죽을만큼 힘들었는데
    그와중에 그걸 또 빼앗아 갔네요
    그귀중한 아들들 학비내준다고
    아들만 대학 무사히 졸업하면 된답니다
    직장다니면서 혼자 공부한 나보다 못한 대학다니던 그 귀한 아들들
    알바도 한번 안하고 자격증 공부한다 학원다니고 운동배우러 다니고 지방대가서 하숙비 용돈까지
    나는 서울에서 학교다녔고 내가 다 벌어가는데도 그알바비 까지 전부 빼앗아 아들들 학비보테주던 부모님
    결혼할때도 빈손에 집안대출까지 전부 다 내앞으로 되어 있었고 군말없이 맞벌이해 다갚았어요
    그리 귀한아들들이 부모님 생활책임지며 사는데 이제 눈치도 보이고 아들 며느리들이 버거운가봐요
    나는 악착같이 일해서 형제중 가장 잘사는데 나만 보면 아직도 돈돈 딸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돈인가봐요
    인과응보란게 있는건지
    지금 아들들하고 사이 안좋아 많이 힘드신가본데
    잘사는 딸네 오고 싶어하고 생활비 용돈 자꾸 이야기하는데
    저는 대꾸도 안해요
    해외여행 다녀온거 알고는 부모랑 같이 갈생각은 못했냐고 서운해 하는걸 그귀한 아들들은 뭐하고..한마디 해줬어요
    지나고 보니 어렵지만 내앞가림 내가 하며 살아야 하고
    누구도 나를 위해 대신 살아주지 않는 세상
    이기적으로 나를 위해 살아야지 가족위해 희생할 필요 없는것 같아요
    그때만약 부모님 고집 못꺾고 대학입학 포기하고 계속 고졸 말단사원으로 살며 아들형제 뒷바라지만했다면 나는 지금 어떤사람이 됐을까 생각하면 끔찍해요

  • 4. .....
    '21.7.10 11:20 PM (61.105.xxx.31)

    나쁜 아버지 만나 고생하셨어요. 일찍 철들어 열심히 공부하고 엄마 힘들까봐 양보만 하면서 살아온 당신의 선함을 칭찬합니다.
    아둥바등 열심히 살아왔고 살아가지만 자주 힘들고 속상한 일이 생기지요.
    그런데 아직 31세네요.
    너무 많은 반전과 기회의 날들이 앞에 주욱 펼쳐져 있어요.
    오늘이 힘들지만 힘든 오늘이 밑거름이 되어 원하는 50대가, 60대의 낧이 옵니다.

    60대면 인생 끝나버렸을 것 같지만 60대도 여젼히 좋고 50대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시간이고요.
    30대 초면 이제 인생의 문을 살며시 열어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화이팅 !!!

  • 5.
    '21.7.10 11:27 PM (211.215.xxx.215)

    좀 뻔뻔하고 기회주의적으로 살아도 될 뻔 했다 싶네요..

  • 6. 행복양
    '21.7.10 11:41 PM (220.85.xxx.226)

    글쓴님~ 좋은 글 나눠주셔서 고마워요. 저도 비슷한 또래인 32살이에요. 치열하게, 그리고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오신 것 같아요. 저는 치열함이 부족해서 노력은 하고 살아왔지만 치열함에 대한 갈증이 큰 사람인데 글쓴님 글 보니까 정말 정말 멋지고, 저도 10년쯤 뒤에는 글쓴님처럼 열심히 일하고 책임지며 살아온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전 지금 너무 부족하고... 늘,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은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고,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제 자신이 싫어요... 어떻게하면 더더 간절하게 치열하게 꾸준히 노력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글쓴님 글에 자극 받고 갑니다. 앞으로 더더 행복하고 잘 되시길 기원해요!!

  • 7. 아이고
    '21.7.11 12:04 AM (182.216.xxx.30) - 삭제된댓글

    이제 31이면... 앞날이 창창하네요.
    저도 비슷한 아이였어서 공감이 되네요. 빨리 철이 든 아이죠. 둘째였는데 엄마 힘든거 제가 덜어주고 싶었어요. 제 눈에는 엄마힘든거 보였거든요. 비싸고 좋은거 모르는 아이처럼 다른 형제들이 제일 비싼거 골라와도 저는 구석에서 조용히 마음속으로 저를 다독이면서 타협을 했거든요.
    언니 동생 다 두고 중학교때부터 결혼전까지 제가 바쁜 엄마대신 도시락싸고 집안일 하면서 공부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대학때는 시험앞두고 아르바이트 가야 하는데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그런 세월 억울할 수 있죠. 그러나 그 시절이 저를 만들었고 그때의 나 덕분에 엄마가 조금이라도 덜 힘들었고 한번이라도 더 웃었으면 된겁니다. 그동안 잘 하셨어요.
    서른에는 그 때가 참 나이가 많은것 같은데 아직 멀었어요. 서른 한살이면 제기준으로 애기네요. 이제부터 남은 인생은 온전히 나를 위해 쓰면 됩니다.
    오늘 일은 잊으시기 바랍니다. 힘내세요.

  • 8. ...
    '21.7.11 12:06 AM (61.73.xxx.13) - 삭제된댓글

    남편복은 그지같아도
    자식복은 하늘같은 엄마가 계시는군요

    세상을 보는 깊은 눈을 가진 원글님!
    아무나 원글님처럼 살지 못해요
    멋지십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24580 친정아빠와 나와의 대화 4 ㄴㄴㄴ 2021/07/15 2,671
1224579 정재영씨가 이렇게 연기를 잘 했었나요 (미치지 않고서야) 20 insane.. 2021/07/15 3,770
1224578 백신예약이요 16 2021/07/15 2,446
1224577 필라테스 그룹에서 에어컨 꺼달라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13 .. 2021/07/15 4,556
1224576 소독한 나무열매를 3 ㅁㅁ 2021/07/15 837
1224575 쿠팡잇츠 배송이 50분 지연되서 애가 밥을 못먹고 갔어요. 11 2021/07/15 3,974
1224574 천뚱 비빔밥 해먹었는데 간단하고 진짜 맛있어요~~(저녁해결~) 17 음.. 2021/07/15 7,413
1224573 이재명 "홍남기, 정치하고 있다..180석 與 '전국민.. 25 강행처리 2021/07/15 1,266
1224572 페트병 포장껍데기를 뜯다가 23 지구사랑 2021/07/15 3,715
1224571 에어컨 안켜기 위해 오늘 한 일 13 해봄 2021/07/15 3,774
1224570 방금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목격했어요 14 2021/07/15 4,291
1224569 허리 아픈 분들 걷기 며칠 안 하면 바로 아프신가요. 6 .. 2021/07/15 1,894
1224568 비교적 심한 독감 증상에 비할때 코로나는 어느 정도 아플까요? 7 ... 2021/07/15 1,118
1224567 "아빠가 성폭행" 허위고소..알고보니 교회장로.. 5 뉴스 2021/07/15 3,542
1224566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의 차이 32 내가 본 2021/07/15 8,547
1224565 이낙연 후보가 쓴 노무현 대통령 취임사 16 ㅇㅇ 2021/07/15 1,143
1224564 펌) 민주당 당게- 메인 페이지 근황 10 ... 2021/07/15 906
1224563 평양냉면 육수 - 냉장실에 며칠동안 괜찮을까요? 3 육수 2021/07/15 703
1224562 추자현...별일 아니라야 할텐데 29 ... 2021/07/15 27,311
1224561 민주당전해철지지자를 칼로 위협 8 이재명지지자.. 2021/07/15 1,392
1224560 벌써 34도 2 보나마나 2021/07/15 1,464
1224559 눈 위쪽이 10초 정도 떨렸는데 4 처음 2021/07/15 801
1224558 주식초보인데 대한전선 주식은 어떻게 될까요? 3 ㅠㅠ 2021/07/15 2,145
1224557 지금시간에 말티즈 산책시키는 사람이 있네요 10 .. 2021/07/15 2,977
1224556 박용진 '자기방어를 위해 사실왜곡을 서슴지 않는 이재명 후보' 3 장수명주택 2021/07/15 1,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