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한 행동은, 남의 인생에 개입하기를 거절한 게 아니고 남의 문의를 거절/ 남의 기회를 잘라 놓음
이거예요.
즉, 적극 개입한 게 되는 거죠.
개입하기 싫다는 사람은, 오지랖을 조심할 뿐
밖에서 먼저 요청이 들어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합니다.
님은 그 회사가 후배를 궁금해 하는 것도 알고, 후배가 일자리가 필요하며 그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진 걸 알고도 잘랐어요. 이런 행동은 악한 마음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어요...
그 회사에서 기분 나빠하는 이유는, 그 악한 마음까지는 몰랐다 하더라도
님이 딱 거절만 했기 때문이에요.
그 회사에서 보기에 님은 그 후배에 연결될 수 있는 일종의 선, 인맥이었던 거죠.
인맥에 문의를 하면 보통은, 사회생활을 보통 상식 선으로 하는 사람들은
잘 알면 잘 답변해 주고
잘 모른다 하면, 미안해 하면서 '제가 더 알아볼까요?'라고 합니다.
인맥을 통해 문의하는 곳들은 반드시 그 문의 대상이 내 질문을 다 알 거라고 확신해서가 아니라
잘 모른다면 나보다는 잘 알아'볼 수' 있겠지, 를 기대해서 문의하기도 하는 겁니다.
그러므로 그 회사는 님이 잘 알면 좋겠지만 혹시 모른다면
'잘 모르겠지만 원하신다면 한번 알아볼까요?' 또는 '알아보겠습니다' 하기를 원했을 거예요.
그런데 님은 거두절미하고
몰라 (이런 느낌은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 내 알 바 아님/ 너 알아서 하든지 말든지)
하고 거절한 거잖아요.
친구에게 님이 뭔가 간단한 걸 물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친구가 반드시 정답을 알 거라고 생각해서 물은 건 아니라 할지라도
친구가 '음 잘 모르겠는데... 한 번 물어봐 줄까?' 하는 거랑
'몰라'
하는 거랑은 다르게 들리지 않나요? 후자는 아무래도 상대방에게 거절감 + 무례하다
하는 느낌을 받게 하죠.
그 단답인
'몰라'
를, 님이 한 거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아마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