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계시던 아파트가 재개발되는 바람에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사하면서부터 건강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더군요.
친하게 지내던 이웃분들과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되면서 우울증이 생기더니 치매 진단받기까지 1년 정도가 걸렸어요.
집안 조카 생일까지 줄줄이 꿰고 계실 만큼 총기가 좋았던 분이라 누구도 치매가 걸릴 거라 상상을 못 했었는데, 노년에 찾아온 우울감은 노인의 온정신을 망가트렸어요.
치매 때문인지 정말 자식들 괴롭히기 위해 연구하시는 분처럼 힘들게 많이 하셔서 원망이 쌓여 가던 중에 장기요양 인지 등급 받으시고 주간보호센터 다시시면서 조금씩 밝아져서 그나마 다행이다 하고 있었는데, 허리가 골절되면서 병원에 입원하신 게 작년 10월
대학병원 입원 치료 후 병원에서는 이제 괜찮을 거라는 소견을 받았는데, 노인들에게 회복은 젊은 저희들의 회복과는 다른지, 거동을 제대로 못하셨어요
대학병원에서 퇴원 후 요양병원으로 옮기고 5개월 정도부터 치매 증상이 악화되면서 밤새 난동을 피우고 하는 바람에 등급 더 낮은 요양병원으로 쫓겨나다시피 옮기고 새로 옮긴 병원에서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돌아가셨네요.
입원 전까지 그래도 신체적으로는 건강하다 생각했는데, 노인들의 건강은 정말 장담할 수가 없나 봅니다.
그래도 오래 고생 안 하시고 가서 다행이다 라고 다들 위로를 해주는데, 그게 돌아가신 어머님께 다행이라는 건지 조금씩 지쳐가던 자식들에게 다행이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셔서 20년 전에 먼저 돌아가신 아버님 만나서 잘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접촉했기에 어제 돌아오는 길에 선별 진료소로 바로 가서 코로나 검사하고 지금 막 음성결과를 통보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