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엔 스포 안쓰려고 노력했는데 댓글들에 약간 스포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댓글 달다보니 내용을 조금씩 쓰게 되네요. 영화 보실 분들 혹시 스포 보시게 될까봐 수정해서 앞에 미리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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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박보검 두 주연배우도 호감있는 편이고, 이용주 감독 전작들도 재밌게 본 편이라 서복 개봉한다기에 아침에 조조로 다녀왔어요.
극장에 사람 거의 없어서 사실상 가는 길에 버스탄것보다 안전한 느낌이구요. 저 포함 6명 앉아서 각자 어디 있는지 두리번거리며 찾아야할 정도로 떨어져 앉아봤어요.
한국 영화 어려운 시기라, 개봉 못하고 쌓여있는게 100여편이라는데 극장 관객수야 다 별로겠지만 그래도 개봉이라도 하는게 배우나 감독한테는 행운인 상황이겠다 싶네요.
송중기 김태리 배우도 호감이라서 승리호도 극장 개봉 기대했었는데 넷플릭스 넘어가 안타까웠다가, 막상 보니 cg만 훌륭하고 내용은 그냥 그래서..흠..암튼 그래도 극장개봉했으면 그 cg보는 맛은 있었겠다 싶었었거든요.
작년 저한테는 두 편의 기대작이 승리호랑 서복이었어요.
서복은..음..서복 역시 승리호처럼 기대한거에 비해선 스토리가 빈약한 느낌이었어요.
주조연 배우들이 다 연기 잘 하는 편이라 그래도 그럭저럭 볼만 했구요. 공유 배우 연기가 좀 애매하게 느껴지던데, 그건 욕이 안어울려서인듯. 공유가 욕하는 모습은 뭔가 맘에서 안 받아들여지나봐요 ㅎㅎㅎ 얼굴도 얼굴이지만 진짜 피지컬이 우와 어쩜 팔다리가 그리 긴가요. 중간중간 놀라고 마지막 장면에서도 그 실루엣에 놀라고 ㅎㅎ
조우진배우는 과거 다른 역할들이랑 너무 비슷한 느낌이라, 다른 배우를 쓰는게 나았을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연기를 못한다는게 아니라 과거 다른 역할들과 같은 사람인듯해서요.
박보검이 이 영화에서는 가장 눈에 띄게 연기한거 같아요. 박보검배우는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얼굴이네요. 여기선 정말 맑은 아이같은 얼굴이에요. 진짜 어려보여요. 전에 직장인 역할 한 드라마에선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같더니만. 대사 별로 없고 대사 자체도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라 경험치가 실험실밖에 없는 10살 아이의 감정없는 대사라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거 같은데 잘 해낸거 같아요.
초반은 약간 지루한가 싶다가 중간에 슬프고 마지막엔 갑자기 확 다 부서지는 전개인데, 그 흐름이 매끄럽지는 않은 느낌.
볼때는 좀 별론데 싶었는데, 막상 보고 나와서 다시 생각하니 마음이 좀 짠하고 이상하네요. 서복의 삶, 그리고 그 아이가 평생 생각해왔을 자기 존재에 대한 고민들이 아련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러네요.
더 잘 만들 수 있는 영화였던거 같은데, 이용주 감독이 욕심을 너무 부렸든가, 아님 편집의 능력이 좀 모자랐든가..서사를 좀 더 잘 풀어냈으면 수작이 될 수도 있었을거 같은데, 뭔가 어설픈 부분부분을 배우들이 살린 느낌입니다.
어쨌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고, 그 중 서복 역 박보검의 얼굴(잘생겨서가 아니라 아련하게 슬퍼서)과 눈빛은 계속 맘에 걸리게 남는 영화였던거 같아요.
승리호랑 비슷한 오락형 영화를 예상했지만, 전혀 결이 다른 영화구요. sf라기보단 드라마 장르인거 같아요.
티빙에서 볼 수 있다던데, 티비나 폰 화면보다는 극장에서 보는거 추천. 요즘 너무 영화값 비싸서 저도 망설였다가, 좀 뒤져보니 여기저기 극장 할인하는 기프티콘이나 할인권 있길래 7000원엔가 봤어요.
볼때보다 돌아와서 뭔가 자꾸 맘에 걸리는 영화네요. 서복 참..짠하다...사는게 뭔가..뭐 이런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