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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처구니 없는 실수

조회수 : 1,521
작성일 : 2021-03-25 10:15:07
시집이라고 오니 시가는 생일을 그다지 챙기지 않는 집이더라고요. 새ㅇ일이 되어도 전화 한통 않는 집. 이게 옳고 그름을 따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집안의 가풍인 거지요. 반대로 친정은 생일을 꼬박꼬박 챙기는 집이고요. 이 또한 옳고 그름을 따질 사인은 아니나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요.

이러나 저러나 시가가 이렇다보니 솔직히 며느리 입장에서 편한 건 있지요. 그래도 결혼 초기에는 생신 용돈이라도 조금씩 부쳐 드렸는데 생활비를 받아쓰는 염치바른 시어머님이 생신 용돈까지는 받고 싶지 않다고 정말 진심을 담아 난색을 표하시길래 그것도 안하고 넘어간지 몇년 됐어요. 시어머님 흉 조금 보자면, ㅎㅎ 어머님께 드리는 돈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힘들게 번 돈 며느리가 낭비하는 게 싫다는 티를 내셔서. 아 제 짐작이 아니라 대놓고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또 한편으론 이 덜떨어진 며느리가 시부모님 생일을 잊고 전화한통 없이 넘어가도 그걸로 일절 말한마디 하는 일도 없으십니다. 그런면으로는 마음씀이 너그러우시지요.

친정은 또 분위기가 그게 아니니. 요새 일 없고 심심한 울옴마 온 가족 생일을 달력에 적어 놓고 그때가 되면 당사자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에게 죄다 전화를 돌려 오늘이 누구 생일이니 전화라도 한통 해 주라고 하지요. 노인네 그게 낙이려니 선선히 전화받고 선선히 전화 걸고 합니다.
딸이 시가 가풍덕에 무심한 것도 알지만 그래도 엄마는 또 엄마 나름대로 지켜온 원칙이라는 게 있으니.. 제 시부모님 생신도 챙겨 적어 뒀다가 그 날이 되면 저한테 전화를 걸어 오늘 네 시어른 생신인 건 알고 있느냐, 전화는 한통 드렸느냐 챙기시죠. 엄마도 매년까진 아니라 작년엔 빼먹으셨어요. ㅎㅎㅎㅎ 그 덕에 저도 작년 시어른들 생일을 생까고 지나갔고....ㅠㅠ 부끄럽습니다. 물론 시어머님은 그에 대해 한마디도 없으셨지만 좀 찔리긴 하죠 제가. 그래도 아랫사람인데.

올해도 친정엄마가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작년의 찝찝함도 있고 해서 얼른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렸죠. 생신인데 전화를 늦게 드려 죄송하다. 뭐 맛난 거라도 챙겨드려야 하는데 입만 산 며느리라 민망하다 블라블라

시어머님도 아무렇지도 않게 이 나이에 생일이 다 뭐냐 괜찮다 블라블라.

그러고 전화를 끊고 아유 올해도 잘 넘겼네 자화자찬했고요. 그리고 당일엔 남편과 일이 있어 말을 못하고 다음날 남편에게 어제가 어머님 생신이셨다 알고 있느냐 했더니 ㅎㅎㅎ 제 남편 알고 있을리가요. 어쨌든 말을 듣고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려서 어제가 어머니 생일이었다면서요~ 하며 통화를 하는데

아니 걔가 내 생일이라고 하니 내 생일인가 보다 하긴하는데 어제가 왜 내 생일이었냐???? 이러시는 겁니다. 롸???????????

생신을 음력으로 챙기니 양력 날짜가 왔다갔다 하는 건 그러려니 하는데 정말 전혀 뜬금 없는 날짜 였던 거지요. 부랴부랴 확인을 해 보니
한달 차이나는, 재작년 작고하신 시아버님 생신근처. 그것도 제 날짜도 아님.

친정엄마가 매년 수기로 달력에 옮겨적는 과정에서 뭔가 실후가 있었던 듯 하고, 그걸 확인하지도 않은 덜떨어진 딸이자 며느리에, 생일을 하도 안챙기다보니 며느리가 생일이다 하면 생일인줄 아는 시어머니, 제 엄마 생일도 모르는 아들의 총합.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쨌든, 저 이 사태 어찌 수습하오리까 ㅎㅎㅎㅎㅎㅎㅎ
IP : 58.231.xxx.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andY
    '21.3.25 10:20 AM (59.12.xxx.95) - 삭제된댓글

    ㅎㅎㅎㅎㅎㅎ이거 진짜 완전 컬투쑈 사연인뎁쇼!!!! 사연보내보세요ㅎㅎㅎ 암튼 원글님도 성격좋으시고 털털한 가족 좋아요ㅎㅎ

  • 2. ..
    '21.3.25 10:20 AM (222.237.xxx.88)

    ㅎㅎㅎㅎ 그냥 '그런 일 없었다 레드썬!!' 계시다가
    제대로 생일날에 리바이벌 하세요.
    생신인데 전화를 늦게 드려 죄송하다. 뭐 맛난 거라도 챙겨드려야 하는데 입만 산 며느리라 민망하다 블라블라 ...

  • 3.
    '21.3.25 10:27 AM (117.111.xxx.156) - 삭제된댓글

    나이들면 없던 섭섭함도 생기는데 그 시어머니 무던함이 극강이시네요.
    어른 생신에 선물도없고 찾아뵙고 식사도없고 전화 인사 하나뿐이니
    죄송한 마음 잊지말고 다음에는 제 날에 안부 인사 드려야죠.

  • 4. ㅋㅋㅋ
    '21.3.25 11:30 AM (211.114.xxx.79)

    글 잘쓰시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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