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싫어했는데...지금 넘 보고싶어요
향년 77세로....
아빠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바람, 의처증 등으로 엄마를 너무 힘들게 했고 저는 고스란히 엄마의 감정을 다 받아내는 큰딸이었거든요.
그리고 얼마나 부부싸움을 많이 했는지 저는 환청이 들릴정도로 예민해 있었어요.
어느날 아빠가 엄마랑 크게 싸우고 나서 제게 미안하다고 10만원짜리 수표를 한장 주시더군요. 제가 대학생 이었을 때였나...지금으로부터 거의 30년전이니 10만원이 작은 돈은 아니었죠.
와...돈으로 해결하네 하고는 그 일을 잊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그 생각이.났어요... 아빠는 정말로 큰딸에게 미안했던거에요. 표현 방법을 잘 몰랐을거고 자식 마음 알아주는것도 몰랐을거에요. 그당시에 우리 아빠는 6.25전쟁 시작때 겨우9살 혼자 몸으로 모든걸 일구고 살아왔기에 돈이 아빠 인생에는 최고의 든든한 빽이었을거고 배운거 없이 부모없이 그나마 돈이라도 좀 벌어놔서 사람들이 돈때문에 굽신거린다는거 모르지 않으면서 군림하고 싶어했을거에요.
그런거 나는 싫었거든요.
저는 아빠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아빠는 큰딸에게 너무 미안했고 그렇게밖에는 할 수 없었겠지요.
결국 많은 재산 일구었던거 마지막에 돈때문에 옆에 있던 사람들 때문에 다 날려버렸지만...
그냥 갑자기 아빠 생각이 나요.
거나하게 술취해서 들어오던 밤이면 항상 애수의소야곡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면서 들어오셨는데..
그게 그렇게 싫었는데..
아빠 노랫소리 다시 듣고싶어요
1. 야옹
'21.2.10 8:38 PM (223.38.xxx.31)그래요 미움과 고움의 감정이 함께 있는거죠. 저도 이상하고 괴팍한 아버지 돌아가시니 너무 가슴이 시리고 다정하게 잘 해드릴껄 싶네요.
2. ...
'21.2.10 8:39 PM (121.165.xxx.164)원글님 왜그러세요
제목보고 공감되서 들어왔는데 첫줄보고 눈물나잖아요
저도 아빠 원망 많이ㅣ 했는데 지금은 제 곁에 있는것만으로 고맙게 생각해요
원글님 마음 이해해요
오늘은 아빠생각 실컷하면서 술을 드셔도 좋고 눈물 한바가지 흘려도 좋아요3. 비슷한
'21.2.10 8:44 PM (115.136.xxx.38) - 삭제된댓글감정입니다.
아빠 너무 싫어했는데
돌아가신 지금, 사무치게 그립지는 않아도 가끔 보고 싶어서 당황스러워요......
저는 아빠가 너무 싫어서 투병중에 금전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정말 더할 수 없이 최선을 다했었어요.
이해가 안 되시죠? 아빠에게 할건 해야 내가 나중에 맘 편히 미워할 수 있을것 같아서요..4. ,,,,
'21.2.10 8:52 PM (124.51.xxx.190) - 삭제된댓글저도 아버지의 노랫소리 듣고 싶어요.
5. 저도
'21.2.10 9:47 PM (59.22.xxx.164)비슷한 상황인데 나중에 많이 후회할까요?
매사 혼자만 잘났다고 주위사람들 특히 오십 다된 자식들 깔아뭉게고 숨통을 조이는 그 사람이 너무 싫은데..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할까요? 홀가분할 것 같은데.. 그때가 되어서야 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6. 그러게요
'21.2.10 9:52 PM (14.47.xxx.244)술먹고 술주정 한거.....
아빠가 퇴근시간인데도 안 들어오면 가슴부터 두근두근 거렸었는데....
나이드시고 병드시니 기력없고 좋아하던 술도 못 드시고....
나중에 치료받던 뒷모습...인자한 웃음만 기억나더라구요
저도 아빠 보고싶어요. 투병중이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안 좋아져서 가실줄 몰랐거든요.
한번 더 들르지 않은거 후회해요7. . .
'21.2.10 10:38 PM (116.39.xxx.162)우리 아빠도 2018년 77세 때 돌아 가셨어요.
병원을 조금만 빨리 가셨다면 지금쯤 평범하게 사시고 계셨을텐데......
자식들 위해서 너무 고생만 하다가 가신 것 같아 슬프고 보고 싶고 고맙고 그러네요. ㅠ.ㅠ
아빠한테 조금만 다정하게 대해 드릴 걸 가시고 나니 후회 되는 게 너무 많고
문득 문득 살면서 여쭤 보고 싶은 궁금한 것들도 너무 많아요.
아빠~ 그곳에서 보고 싶은 할머니, 할아버지도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시죠?
원글님 덕분에 아빠 생각 잠시 해봤네요.8. 47년생
'21.2.11 10:28 AM (110.70.xxx.232)저희 아빠는 올해.
죽음이 거의 모든 걸 덮어 버리는 느낌이에요.
정말 싫었던 게 너무나 많은데,
기억이 안 나요.
(좋은 건 애초에 별로 없어서)
그런데 문득문득 생각나고 눈물나는 건 왜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