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사는데 친정 아버지 부음을 듣고 남편이랑 아이랑 같이 입국했어요. 오랜 투병끝에 고통없이 가셨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다들 저를 위로해 주시지만 딸이 임종은 커녕 삼일장 내내 코빼기도 비칠 수 없었다는 죄책감은 제가 앞으로 평생 짊어져야 할 짐이 되었어요. 그나마 친정 엄마 곁에서 위로해 드리고 여러가지 서류 정리하는 거 도와 드리는 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보는데요, 자가격리가 발목을 잡네요.
각종 배달 앱 이용해서 식재료 구하고 엄마 맛있는 거 만들어 드리면 어려운 시기에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저희 가족이 친정에 와있어서 엄마도 덩달아 자가격리를 하게 되신 거예요. 언니랑 이모들도 집에 못들어 오시고 매일 전화만 하고요. 배달음식만 벌써 중국집 두 번 피자 한번 치킨 오리고기 한번씩. 엄마는 그동안 배달 음식에 익숙해 지셨는지 끼니때만 되면 주문 하라고 하시는데 저희 가족은 사먹는 음식이 익숙하지 않아서, 답답하네요. 아버지가 모아두신 양주 오늘 두병째 땄어요. 술은 배달이 안 되니까요 ㅠㅠ
슬기로운 자가격리 팁 있으면 나눠주세요. 원래도 집밖에 잘 안 나가는 편이고 재택근무 한지도 오래 됐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쓰레기 버리러 단 한발짝도 집 밖에 나가면 안되고 배달 하러 온 누구의 얼굴을 마주쳐도 안된다는 게 상당히 스트레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