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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성애 강한 남편 vs 효자 아들 ..둘 다는 힘들겠지요?

문득 조회수 : 2,450
작성일 : 2020-12-07 22:25:31
오늘 저 퇴근하면서
아이 학원에서 상담오라길래
저녁도 먹일 겸 해서
학원 앞 번화가에 갔어요
그렇지 않아도 성적 때문에 참담.
게다가 내일부터 전격적으로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니
이래저래 심란했죠

상담 마치고 아이와 짜장집에 가서
급하다는 아이 짜장, 짬뽕에
공기밥 하나 시켜주고 보낼 즈음
마침 남편 퇴근 시간도 비슷하고
오는 길이기도 해서
거의 엇갈리게 만났어요
아이는 다시 학원으로 들어가고
그 자리에 아이 아빠 앉고...

추가로 뭐 시켜줄까 하다가
문득 소주 한 잔 먹고 싶더라구요
짜장 곱배기에 탕수육 소자에
남은 짬뽐 국물에 홀짝홀짝 하는데

낼 모레 시어머님 생신이라고
배달 어플까지 새로 깔면서까지
드시고 싶다는 족발 배달 시킬꺼라고
무슨 아이가 자랑하듯
남편은 연신 싱글벙글..

아무리 지금 상황 이야기해도
심각성을 모르는데...^^;;;

정작 제가 화난 부분은..

막상 김 모락모락 나는
탕수육 보니 아이 생각나서
못 먹겠더라구요
이거 좋아하는데 싶어서..
게다가 이 짜장면 집은
저희 집까지는 배달도 안되는 곳이고..

차마 젓가락을
들었나 놨다...그걸 보셨는지
홀 보시는 분은
먹다 남으면 싸가라고....
뭐 갔다 주시면서 씨익 웃고 가시는데

아이 아빠라는 사람은
짜장 곱배기에 남은 짬뽕에
남은 공기밥까지 먹고도
배불러 배불러 하면서도
연신 탕수육 낼름낼름.

어쩌면 저렇게 ....쓰읍.

싸운 건 아니고
한마디 했어요

세상에 효자가
부성애 많은 법은 없는 모양이야.
그래도 못 알아 듣는 눈치라
난 OO이가 못 먹고 학원 간 게 걸려서
이거 안 넘어가는데...하니
아.차차 하네요

그깟 뭐...탕수육 뭐.
싹싹 다 먹고
하나 더 시켜서
포장해 갔으면 될 일이긴 했죠

그런데
실컷 아이 걱정하는 제 앞에서
배달 어플이 어쩌고
그 동네 족발이 어쩌고..
그거 아실려나
대화가 무슨 나란히 달리는
기차 두 대의 선로 같은 느낌..

무슨 말 하면
거거에 대한 호응이나 리액션 없이
그냥 바로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 하는...

결혼 16년차의 삶은
이런건가 싶었답니다.

이 이야기의 번전 아닌 반전은
그리고 집에 도착했는데
아이 낮에 간식 먹으라고
빵집으로 테이크 아웃하라고
미리 결제 했었는데

세상에...
덩치는 산만한
남자 아이가
프랜차이저 빵들을
다 안 먹고
가위로 예쁘게 잘라
접시에 얌전히 놔두었더라구요.

엄마 맛 좀 보시라고..그랬다고.

아흑..ㅠㅠ
이런 것도 닮은 건가 싶기도 하고
부성애 만땅 남편은 포기하고
효자 노릇 하는 아들이라도 있으니
이게 어디냐 싶기도 하고..

이렇게 사네요.....
IP : 182.209.xxx.196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12.7 10:32 PM (114.205.xxx.104) - 삭제된댓글

    원글님 아이가 아빠를 닮아 효자 아닐까 싶어요.
    시어머님도 남편을 원글님이 아들에게 하듯 애지중지 키우셨지 싶네요

  • 2. 콩 심은데
    '20.12.7 10:39 PM (175.113.xxx.17) - 삭제된댓글

    콩 났군요
    팥 심었는데 콩 올라온게 아니었어요
    이래서 농부는 정직하다고 하는가 봅니다~

    코로나 극성이니 나가지 말라고 입이 불어터지게 신신당부 했더니 어디로 내뺐는지 종적을 감췄길래 장문의 톡으로 잔소리에 잔소리.....;;
    한 시간만에 연락와서 ㅎ ㅣ ㅎ ㅣ ㅎ ㅣ~~~
    아!!!!!
    안경쓰기 싫어서 대충 다녔던 소싯적 반 소경이었던 때에 콩알로 알고 심은게 비슷한 외향의 염소똥이었나 봅니다. 어설픈 농부가 시력도 나빴던게 죄라면 죄였겠죠
    아직도 안 기어들어와서 발모가지를 부러트리려고 거실에 뙤리 틀고 앉아있는 내 신세가 문득 서글프다는....

    원글님아 아드님을 어찌 키웠길래...!!! 진정 부럽소!

  • 3. ...
    '20.12.7 10:52 PM (222.236.xxx.7) - 삭제된댓글

    아버지 닮아서 그런거죠 ..ㅋㅋ

  • 4. ...
    '20.12.7 10:55 PM (222.236.xxx.7) - 삭제된댓글

    아버지 닮아서 그런거죠 ..ㅋㅋ 그냥 사소한거 몰라도 부성애 강해야 될때는 강할거예요 ... ㅋㅋ

  • 5. ...
    '20.12.7 10:56 PM (222.236.xxx.7)

    아버지 닮아서 그런거죠 ..ㅋㅋ 남편분도 그냥 사소한거 몰라도 부성애 강해야 될때는 강할거예요 ... ㅋㅋ

  • 6. ........
    '20.12.7 11:03 PM (39.116.xxx.27)

    남편은 효자병, 장남병 말기라 노인네 기침만 해도
    애가 닳아 병원 알아보고 난리인데
    아들은 세상 무뚝뚝 엄마는 관심도 없음.
    제가 제일 불쌍하네요.ㅠㅠㅠ

  • 7. ㅇㅇ
    '20.12.7 11:05 PM (175.207.xxx.116)

    대화가 무슨 나란히 달리는
    기차 두 대의 선로 같은 느낌..

    무슨 말 하면
    거거에 대한 호응이나 리액션 없이
    그냥 바로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 하는...
    ㅡㅡㅡㅡ
    네 저희 부부가 그래요
    우리집은 남편이 말이 많아요
    맨날 대화 하자며 산책 하재요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본인 얘기예요
    감수성은 풍부한데 눈치는 없어요
    듣는 내가 어떤 기분인지 아랑곳 안해요
    한 번은 내 얘기, 내 감정을 표현하려는데
    그 주제에 확 꽂혀서는 또 자기 얘기...

    부성애 효자 얘기하는데 제가 좀 딴 얘기를 했네요
    제 남편은 효자도 아니고 부성애도 별로 없는 거 같아요
    제가 좀 안 좋은 잔소리를 하면 그걸 시어머니한테 가서 풀어요
    어떤 걱정거리를 본인이 갖고 있지 않고
    다른 사람한테 토스시켜버리는..
    요즘 남편한테 쌓인 게 많아서 남 원글에 주저리 주저리 씁니다

  • 8. ..
    '20.12.7 11:09 PM (222.237.xxx.88)

    첫 댓글님 댓글을 참 예쁘게 쓰셨네요.
    맞아요, 그러고보니 제 아들도 효자 아빠를 닮아
    제게 잘하네요.

  • 9. ...
    '20.12.7 11:16 PM (175.117.xxx.251)

    애는 짬뽕 짜장 밥까지 먹고 간거 아니예요???남편분도 배가 고프셨겠죠..전 원글님이 쫌 오바이신것 같아요. 시어머니가 미운 감정이 남편분한테 투영된건 아닐까요???

  • 10. 오버에
    '20.12.7 11:22 PM (118.43.xxx.18)

    오버예요.
    글 읽으면서 답답합니다. 굶고 간것도 아니고 짜장에 짬뽕에 공기밥까지 먹고 갔는데 탕수육 먹으며 가슴 미어질 일은 아닌듯

  • 11. ...
    '20.12.7 11:37 PM (106.101.xxx.94) - 삭제된댓글

    코로나 시국에 시어머니 생신에 가서 같이 밥 안먹자고 안하고
    배달 어플로 음식시켜 드리는 아들이
    효자축에 끼나요?(바람직한거 말고 며느리들이 싫어하는 효자상이요)
    저같음 남편 아이디어 좋다고 우쭈쭈 해주겠구만요.
    오버하신다고 봅니다. 시어머니에 대한 감정 투영이시겠지만.

  • 12. ..
    '20.12.7 11:40 PM (49.161.xxx.18)

    저도 글 읽으면서 답답.. 첨엔 애가 저녁 못 먹고 학교 갔다는줄 알았는데 다시 읽으니 짬뽕 짜장 먹고 간건데 탕수육만 못 먹고 간 거쟎아요 남편은 그냥 시어머니 생신 생각하며 자기 저녁 먹은 거구요. 탕수육은 새로 포장하던가 다음에 시켜주면 되는거고..
    그냥 일어나는 일을 분리해서 생각하면 그닥 섭섭할것도 없고 섭섭하면 말을 하면 되고요...

  • 13. 제생각에도
    '20.12.7 11:40 PM (182.212.xxx.220) - 삭제된댓글

    코로나 시국에 시어머니 생신에 가서 같이 밥 안먹자고 안하고
    배달 어플로 음식시켜 드리는 아들이
    효자축에 끼나요?(바람직한거 말고 며느리들이 싫어하는 효자상이요)
    저같음 남편 아이디어 좋다고 우쭈쭈 해주겠구만요.2222222222222

  • 14. 에휴
    '20.12.8 12:36 AM (82.1.xxx.72) - 삭제된댓글

    아들 몫으로 탕수육 새로 포장해 가면 될 일이지 이왕 나온 탕수육 남편 이 먹는 게 아깝나요? 시어머니 생신에 생신싱 차려내라는 것도 아니고 식당 예약해 일가친척 다 초대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어플로 족발 정도 시켜드린다는 데 뭐 그리 서운하신지...저도 뚱한 며느리고 딸만 키우지만 이해가 잘 안 되네요.

  • 15. ㅇㅇ
    '20.12.8 4:56 AM (125.178.xxx.133)

    남편이 현명. 먹읆때는 기쁘게 먹어야죠. 애 성적이 어쩔수 없는걸 안먹는게 부성애인가요?

  • 16. 숲을 보자
    '20.12.8 5:35 AM (182.209.xxx.196)

    이 글을 읽고 중심 생각을 잘 표현한 것은??

    1) 시어머니 생신을 챙기는 남편에게 화가 났다
    2) 남편이 먹는 탕수육이 아까웠다
    3) 아이 성적에 무관심한 남편 보고 실망했다
    4) 이 시국에 어플로
    생일 선물 하는 효자는 효자도 아니다
    5) 부부 간 소통의 답답함을 대를 이어가는
    효자라는 반전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

    공감해 주신 분글 감사합니다.
    특히 맨 처음 달아주신 분
    약소하게
    커피 쿠폰이라도 보내드리고 싶네요

    이 글이 탕수육으로만 읽히는 게
    안타깝긴 한데
    제 표현력의 한계이자 부족함이니
    답답함을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 17. ;;;;
    '20.12.8 8:31 AM (110.70.xxx.29)

    원글님이 이상한거 같은데;;
    누가봐도 남편은 찬밥이고 그저 아들만 소중해서 오버하는거 아닌가요?
    짜장 짬뽕 다 먹고 간 아들 탕수육 하나 더 못먹여서
    그리 안달이면
    남편이 효자병이 아니라 님이 아들아들~하는 시어머니 될까 걱정할 일같은데;;

    역지사지 해보세요
    님이랑 남편 상황 바꿔보시라구요

  • 18. .....
    '20.12.8 8:58 AM (211.36.xxx.28) - 삭제된댓글

    코로나 시국에 시어머니 생신에 가서 같이 밥 안먹자고 안하고
    배달 어플로 음식시켜 드리는 아들이
    효자축에 끼나요?(바람직한거 말고 며느리들이 싫어하는 효자상이요)
    저같음 남편 아이디어 좋다고 우쭈쭈 해주겠구만요.2222222222222

    원글님은 5번이라고 하고싶으시겠지만
    1 3 4번이라고 느껴집니다

  • 19. 뭘 또 이렇게^^
    '20.12.8 9:14 AM (182.209.xxx.196)

    대놓고 제가 하고 싶은 핵심문장도
    보기까지 만들어 썼고

    그 표현방법이 서툴렀다 혹은
    부족했다고 댓글까지 달았는데

    뭘 또 그렇게
    득달같이 달려드시나요 참..ㅎㅎ

    속상해서 지우라고
    어서 삭제하라는 강요하시는 건가

    댓글 열심히 달아주던 글
    갑자기 훅 삭제하던 분들
    이해 안되었는데

    이런 식으로
    공격 당하니
    한편으로 이해되기도 하네요

    아무리 설명해도
    그렇게 느끼신다니
    저도 더 이상 토는 안 달겠습니다만은

    참,
    그리고
    아이랑 저 둘이 있는데
    짜장, 짬뽕, 밥 시켰는데
    왜 아이만 다 먹었다고 하시나요??

    제 입은 입도 아닙니꽈~~?? ㅋㅋ

  • 20. 그냥
    '20.12.8 9:56 AM (223.38.xxx.80)

    예시 에피소드가 잘못된것 같아요.
    남편과 님의 수평선같은 대화스타일 문제는 짐작이 가지만
    탕수육 집어먹은 건 너무 자연스럽고, 배달어플로 시모상 꾸미는
    남편도 별 잘못 없어보여요.
    님이 탕수육 선뜻 못먹는 마음까지 헤아리긴 힘들어요.

    평소 대화때문에 님이 힘들거란 짐작은 됩니다.
    근데 부부가 그렇게 퍼펙트하게 죽이 잘맞는 대화상대가 되는게
    정말 드물어요.
    대화가 핑퐁이 되면 참 좋은데..남자들이 그게 힘들죠.
    그래서 여자가 대화 잘통하는 남자 만나면 바람이 난대요.ㅎㅎㅎ
    결국 그남자는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는게 함정이지만.

    그냥 예쁜 아들보고 맘푸세요.
    남편이 예쁜말 해줄것 같진 않아요.

  • 21. 공감
    '20.12.8 12:10 PM (222.239.xxx.26)

    전 백퍼 공감가요. 진짜 부전자전이라고
    이쁜 아드님 보구 서운함 푸세요.
    제 남편도 효자이긴한데 딸들이라 그런지
    딸들 우선이더라구요. 그래서 시어머니를
    챙겨도 서운하지않고 좀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아들 성적때문에 님한테 화만내는 남편들 보다는
    다행이다 생각하시구요. 그런일로 마누라 탓만
    하는 남자들도 얼마나 많아요. 대화가 좀 안통해도
    버럭대는 남편들보다는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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