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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음악을 좋아하지 않아요.

씁쓰레 조회수 : 2,461
작성일 : 2020-06-24 21:28:59
학창 시절에 핑클, ses, 젝키, hot 등등
아이돌 가수가 유행?했지만
저는 멤버 이름도 얼굴도 몰랐어요.

집에 있는 티비는 부모님 / 언니가 독점하고 있어서
저는 볼 수가 없었거든요.
어른들은 뉴스만 보시고
언니는 언니 좋아하는 걸 봤는데
옆에서 제가 같은 걸 보고 있는 걸 싫어했어요.

라디오나 마이마이, CD플레이어도 없었구요.
집안 분위기상 니가 그게 뭐 필요있냐고
사달라고했으면 엄청 크게 혼이 났을 꺼에요.
부모님은 집에 쌀 있으면 애들이 알아서 밥 해먹고,
집에 비누 있으니 알아서 씻고 학교가는 걸
당연하게 여기신 세대라서요.

미성년자가 받아야할 최소한의 케어도 받지못한 상태에서
음악? 노래? 개뿔...

친구들이 시디를 샀다느니
MP3를 다운받았다느니 하는 것도
무슨 말인지 이해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어요.
뭔지 알게 되면 못 가지는 제 형편에
욕심만 생길지 모른다 싶어서요

공짜로 누릴 수 있는 문화생활이라고는
학교 도서관의 책들과
시립 도서관의 책들 뿐이었어요.

관심사가 티비와 연예인인 또래 집단에서
티비도 연예인도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저는
소외당했구요.
-가끔 책에 관심있는 친구가 생길 뻔 하기도 했지만,
빼빼로 데이에 빼빼로 한통 나눌 용돈도 없는 저에게 우정은 사치였어요.
학교안에서든, 밖에서든 친구와 함께 지내려면
최소한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커피자판기 커피값 정도는
주머니에 있었어야하는데...

저는 집에서 받는 용돈이 없었거든요.
주말에 전단지 돌리면서 일주일에 오천원, 만원 벌면
스타킹, 생리대, 수학 계산용 무지 연습장,
끈 떨어진 삼선 슬리퍼 따위를 살 된도 부족했었어요.

청소년기를 불우하게(?) 공부만 잘하는 서생으로 지내고 나서#
성인이 되었는데 여전히 음악은 듣지않게 됩니다.

노래를 왜 듣는지 모르겠어요.
출퇴근 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두 귀에 이어폰을 끼고있고
하다못해 차를 사도 카오디오 켜는 법을 딜러가 알려주는데
저는 노래를 안 듣고, 왜 듣는지 모르겠습니다.

들어도 와 듣기 좋다 그런 감상을 느끼질 못해요..

요즘 옛날 가수들? 이라고해야하나요.
이효리가 티비에 나오던데...
역시나 모르겠습니다.

좀 씁쓸하기도 해요.
30대 중반의 제 또래들이
대부분 공통적으로 추억하는 것에서 한 걸음 떨어져있다는 게..

IP : 218.146.xxx.119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6.24 9:40 PM (112.161.xxx.213)

    환경 때문에 취향을 개발 못한 것 같아 속상하시단 얘기죠?
    지금부터라도 하면 되죠.
    요새 문화센터 같은 데서 오페라 감상 해설 같은 프로그램 많이 있던데, 배우면서 들으면 재미있을 거 같아요.
    성인이 돼서 개발할 영역이 남아 있는 것도 좋지 않나요? 나는 아직 순백의 도화지를 갖고 있다 생각하세요.

  • 2. ....
    '20.6.24 9:43 PM (39.7.xxx.96)

    위로 드립니다....

    연예인 앓이 못하도록 부모님께서 아예 차단하셨군요 ㅠ

    근데 언니랑 달리 차별 당하신건가요?

    글이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없이 건조해서 더 안쓰럽네요

  • 3. 씁쓰레
    '20.6.24 9:47 PM (218.146.xxx.119)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이죠. 부모님에 대한 원망보다는 죽지않고 살아낸 스스로를 토닥이며 살고 있습니다. 나이먹고 오페라, 뮤지컬 보러 다녔지만 여전히 감정이 메말라있어요

  • 4. 신들린듯한
    '20.6.24 9:50 PM (1.241.xxx.109)

    연주자의 연주곡을 들어보세요.
    전율이 옵니다.
    저는 사라장과 주미강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면 오싹합니다.카르멘환상곡 추천합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 5. ...
    '20.6.24 9:51 PM (112.161.xxx.213)

    원글님, 록은 어떠신가요? 록스피릿을 깨우면 또 좀 다를지도 모릅니다.
    중년 넘어 록스피릿에 빠져 날밤 세는 사람들 많이 봤어요 ㅎㅎ

  • 6. ....
    '20.6.24 10:00 PM (39.7.xxx.96)

    제가 원글님 세대보다 나이 많을거 같은데 서태지 음악 들으면 지금도 가슴이 뛰어요

    태지 보이스 추천합니다!

  • 7. ㅇㅇ
    '20.6.24 10:06 PM (223.39.xxx.225)

    취향의 문제일지도요.
    라디오만 틀어도 음악 나오는걸요.
    가난한 현실을 음악으로 버티는 이들도 많아요.

  • 8. 헤스
    '20.6.24 10:09 PM (118.235.xxx.14)

    저는 누가 억압한건 아닌데 시끄러운게 싫어요 책은 넘넘 좋아합니다
    아파트 인테리어하면서 방 하나를 음악실 비슷하게 차음이 가능하게 만들어서 오디오셋은 두었으나 대부분 아무것도 틀지 않고 고요히 책 읽습니다
    음악 멀리해도 괜찮습니다

  • 9. 취향
    '20.6.24 10:11 PM (110.70.xxx.205)

    저는 안정된 가정에서 자랐는데도 그래요 음악이 소음 같아요 취향 아닐까요

  • 10. 삼천원
    '20.6.24 10:16 P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

    저도 청소년때 온갖 팝송 다듣고 덕후 기질있어밴드 연보까지 외웠지만 지금은 클래식 빼고 다 소음같아요.
    이어폰 그거 방해받기싫어서 빈거 끼우는거고요. 제 동창 바이얼린 전공했지만 애고 어른이고 조용한 환경이 제일이다하면서 tv도 안틀어요.
    그게 맞고요.

  • 11. 아이고
    '20.6.24 10:21 PM (121.130.xxx.102)

    저 79학번인 이제 60된 지방출신인데 그냥 평범한 서민층으로 사는 수준이었어요 그때도 라디오듣고 생리대살 돈은 있었는데 지금 30대중반이 그렇게 어렵게 산건가요? 이건 참 뭐라고 말할수없이 충격이네요 ㅠ

  • 12. 그냥
    '20.6.24 10:56 PM (82.8.xxx.60)

    취향일수도 있어요. 어릴적 집에 클래식 음악 늘 틀어져 있었고 악기도 오래 배웠지만 지금은 연주회는 가끔 가도 레코딩한 음악은 안 들어요. 가요나 팝도 고등학교 때 공부하면서 라디오 틀어놓는 정도였고 대학 가면서부터는 안 들었어요. 웃긴 건 대학시절 잠깐 밴드활동도 했다는 거..원글님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나중에라도 찾아 들었을 거예요. 가끔 티비보면 어릴 때 장난감 인형 못 가지고 논 연예인들이 커서 집을 프라모델이나 인형으로 가득 채우는 거 나오잖아요. 원래 좋아하는데 못 한 거면 그렇게 되는 거죠.

  • 13. 취향문제
    '20.6.24 11:09 PM (222.112.xxx.81)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르가 달라서 그렇지 음악 좋아합니다.
    당시는 형편 안 되서 못 들었지만 라디오 들으면서 취향 확립한 사람 많구요
    라디오 녹음해서 테이프 들고 다니는 사람들 많았죠
    음악 좋아하지 않는 거는 그냥 취향인 거 같아요~형편과 상관 없이요
    다른 데 취미 붙이시면 되죠

  • 14. ...
    '20.6.24 11:59 PM (39.7.xxx.242)

    형편이 안돼도 자기가 좋아하면 뭐든 찾아서 듣게 되는데 그냥 음악에 취미가 없으신 거 같아요
    저도 연예인이나 가요 안좋아해서 중학교 때는 친구 따라 하면서도 그런 것들이 좀 유치하다 생각했는데.. 어쩌다 예고 쪽으로 진학하게 되면서 클래식 전공하는 친구들 사귀고 그런 친구들의 가정환경을 처음 접하게 되어서 큰 문화충격을 받았었어요
    문화 예술에 대한 심미안은 있었는데 제대로 기회가 없었던 걸 깨닫게 되었고 좀 더 일찍 이런 걸 앟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더라구요
    대학교 때까지 클래식이랑 예술 분야를 미친듯이 팠었는데 이제는 그 열정은 식어서 저도 음악도 이제 안듣지만
    그 자양분이 평생의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바탕이 된거같아요

  • 15. 제가
    '20.6.25 3:54 AM (118.235.xxx.94)

    음악을 많이 좋아하는데요 어떨땐 죄책감이 들때가 있어요 딱히 잘하는것도 없고 너무 쾌락만을 추구하는거 아닐까 싶게 느껴져요 차에서도 집에서도 항상 듣고 또 들으려 하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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