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세월호 아가들아..
수학여행 간다고 좋아서 옷도 사고 신발도 사고..설레는 마음으로 배에 오르던 너희들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6년이나 흘렀구나..
6년이 지났으면 너희들도 이제 어엿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청년들로서 잘 자랐을 거 같다
생각만 해도 흐뭇하구나.. 사회 곳곳에서 열심히 살고 있었을 우리 아가들..
여기에 사는 우리들은 너희들을 그렇게 아프게 보내놓고도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아직 한 발 짝도
나가지를 못하고 있어.. 가슴아프다. 너무 미안해..
이렇게 때때마다 기억나고 하루빨리 뭐라도 밝혀지는게 있기를 간절히 원하는데 말이야..
그 때의 너희들을 지켰더라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한 명이라도 더 살렸더라면
생각할 때 마다 회한이 들어 눈물이 멈추질 않는 것 같다..
목적지를 코 앞에 앞 둔 아침..원인모를 상황에 두려움 앞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그냥 그 자리에서
마지막까지 가슴아프게 불렀을 엄마아빠... 그 절망의 상황에서 안타깝게 전했던 마지막 인사들..
차갑게 식은 몸으로 나온 너희들의 모습에 몇번이나 까무러치고 절규했던 사랑했던 가족들이..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차가운 바닥에서 수십일을 금식하고 목놓아 울부짖어도
차갑게 조롱하고 비아냥거렸던 사람들, 아니 그보다 더 짐승같이 모욕하고 여전히 너희들의 이름만 올려도
광기어린 비난을 일삼는 지금의 상황이 어찌 이리 다르지 않을 수 있단 말이냐..
우리 어른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걸까.
지켜주겠다던 약속, 잊지 않겠다던 약속..우린 과연 지키고 살고 있을까..
먹고 사는 것에 바빠..내 돈 내 재산 불어나고 내 것 하나라도 더 움켜쥐고 이기적으로 사느라
그 때 그렇게 가슴아프게 보냈던 너희들을 잊고 산 건 아닌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아가들아..
곧 떠난 지 6년이 되는데 생각할수록 또 그 날이 생생하다..
울어줄 수 밖에 없는 내 처지가 너무 답답하고 무언지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는지 나는 지금도 모르겠다만은..
너희들만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고 싶다..기억하고 싶다..
세월호라는 말만 꺼내도 경기를 일으키고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험담하고 조롱하고 모욕하는 사람들은
누구건 용서하고 싶지가 않다..
아가들아..거기서는 여기보다 더 행복할까..
남아있는 가족들이 왜 아직까지 고통속에서 손가락질 받아야하는지 너무 가슴아프다..
사랑하는 아가들아..
반드시 더 좋은 세상이 올거라 믿는다..그래야 너희들의 아픔이 한결 덜어지지 않을까..
못되고 이기적이고 자주 잊어버리고 또 휩쓸리는 우리들을 용서해주렴..
그 날의 아가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이 변화되고 밝혀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일뿐이지만, 많은 힘이 되기를 또한 간절히 바래본다..
사랑해, 그리고 영원히 기억할게..남아있는 가족들 더 힘내라고 거기서 꼭 응원해주길..
가슴아픈 6주기를 맞으며..못난 어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