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일이 많이 끊겼는데 많이 불안합니다.
이상한 점 한가지를 발견했어요.
최근에 저희 업계에서 저처럼 일이 끊긴 지인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은 마음이 참 평온하다는 점입니다.
육아에 더 몰입하고 있다면서요.
저 또한 남편은 안정적인 직장으로 돈을 꾸준히 벌어다주고 있고
아이도 있어서 육아핑계로 일을 그만둘 수도 있는데
제가 일이 줄어드는 이 상황이 많이 불편하고 불안해집니다.
제가 출산을 하고 나서 일을 못 하는 상황일 때
저희가 이사를 가야 하는 바람에 시가에 돈을 1500만원 빌렸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시모가 저에게 전화를 해서 안하던 시집살이 및 갑질을 시전해서 놀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저희가 돈 쓰는거 하나하나 간섭하는 스타일입니다.
심지어 산후조리원 비용이나 이모님 비용 병원비도 다 물어보셨습니다.
직접적인 언급은 안 하셨지만, 비용이 비싸다 싶으면 얼굴이 구겨지시더군요.
저는 부유하진 않았지만 부모님이 넉넉하게 용돈을 주셨었고
어려운 친구들에게 밥을 사주라는 성품이 좋은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가 늘 맞벌이셨고 제가 둘째로 자라 애정결핍은 조금 있었지만
돈에 대한 결핍이나 트라우마는 전혀 없었거든요.
대학 때에도 아빠 카드 가지고 다니며 친구들 및 후배들에게 밥을 많이 사주었습니다.
대학 때에는 씀씀이가 좀 헤펐지만
직장 들어가고 나서 돈 버는게 정말 힘든거구나 깨닫게 된 후
알뜰하게 살아가고 있는데요.
제가 돈을 못 벌거나 안 벌면
1. 시댁에서 저를 얼마나 무시할까? 안그래도 지 아들만 잘났고 자랑스럽고 돈더 많이 버는 절 늘 욕심 많다 치부하심.
2. 저희가 목돈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친정에서는 아버지 돌아가신 이후(암투병)로 여유가 없어져서 빌릴 여력이 없고
시가에서는 마통을 융통해 빌려주실 순 있지만 갑질이 아주 대단하십니다.
최근에 전세만기가 끝나서 이사를 했는데
전세가가 다 올라서 그동안 제가 모아놨던 7천만원이 들어간 상황이구요.
또 2년 후에 전세계약기간이 끝나면? 그 정도의 목돈이 필요할텐데 라는 생각이 절 옥죄옵니다.
아시는 대로 남편은 전적으로 제 의견을 따라주고 존중해주지만,
돈 관련해서는 저를 의지하는 상황이구요.
남편과 어제 이야기를 나눠보았고 상담을 받아보자고 합니다.
상담이 도움이 될까요?
(또 아이러니한 게 상담받으면 200이 훌쩍 넘어가기에..
걱정하고 전전긍긍하고말지.. 돈이 아깝다 라는 생각이 제 머릿 속을 지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