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보는 다큐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꽤 매니아층의 관람을 이끌어 내는것 같아서 기뻐요.
비록 하루에 한번 정도, 그것도 가장 작은 상영관에서 상영이 되었지만
거의 대부분의 좌석을 채운 것을 보고 놀랐어요.
영화는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재미도 있었고 감동도 있었고 잔잔한 아름다움도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 올라갈때 이소은씨의 고향의 봄 노래가 들려나왔는데
너무 좋아서 끝까지 듣고 싶었는데 다행스럽게도 함께 관람하신 분들중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아서 더욱 잘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제 옆자리에 앉으신 분께서 팝콘과 콜라를 드시는 것 때문에
영화에 몰입하는 것이 방해가 되었어요.
때려부수는 재미있는 오락 영화를 볼때는 모르겠으나
이런 예술성(?) 높은 영화를 볼때는 처묵처묵 하는 걸 좀 자제하는게 어떨까요?
영화관람중 부스럭 거리면서 뭔가를 먹는거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전 싫은데... ㅋ
오늘 대통령이 U2의 리더를 청와대에 초청해서 환담을 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어요.
죽고 죽이는 안보 문제와 먹고사는 경제 문제 같은 거창한 문제에 함몰되지 않고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품위있는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 게바라, 쿠바 혁명, 사회주의, 빈곤의 문제, 그곳에서 살아가는 한국인 디아스포라가
보여주는 낭만적 삶의 모습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강추하는 영화입니다.
물론 삶은 고통스러웠을 것으로 그걸 낭만적으로만 보겠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차피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좀 멀리떨어져서 보면 희극적인 요소가 있는것이 사실이니까
혁명의 시대를 살았던 쿠바 한인들의 모습을 제가 좀 낭만적으로 보는게 그리 큰 잘못은 아닌거 같아요.
1903년에서 태어나서 두살때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애니깽 농장에 노예로 간 부모님을 따라간
임천택씨가 1920년대 성인으로 자란 후, 좀더 나은 생활을 위해 쿠바로 재이민을 떠나셨고
그의 장남인 헤로니모 김 임 (어머니 성이 김, 아버지 성은 임, 쿠바식은 이렇개 하나봐요.
이것도 보기 좋았어요) 가족 이야기인데 놀라운 에피소드들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보면 알려지느냐 마냐의 문제일뿐 우리 각자의 삶은 결국 영화와도 같은 것 아닐까 싶네요.
애국지사 임천택 선생, 그분의 아들 임은조 (헤로니모 임), 그리고 그의 자손들 이야기.
여동생인 마르따 임 할머니는 마르크스 철학 전공의 대학 교수님 이셨다고 하네요.
가난한 모습이었지만 말씀하는 것에 지성과 품위가 흘러넘쳤습니다.
고령의 노인이셨지만 앳되고 귀여우신(?) 모습! ㅎㅎ
가난한 삶이지만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그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자기의 고향을 떠나 사는 이 세상 모든 디아스포라들이 각자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모자이크와도 같은 멋진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 홍보성 글을 올립니다.
물론 저는 영화제작자나 제작사와 완전히 무관한 사람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