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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 결론은 모성애?

쑥과마눌 조회수 : 4,349
작성일 : 2019-11-26 01:28:55

동백꽃 필 무렵에서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는 향미였다.

가족은 어찌 보면 착취의 최소단위이기도 하니까.

그 대상이 딸이였거나, 맏이였거나, 못 배우고 마음 약하거나

아니면 그 세가지 다였거나 하면 말이다.


또한, 동백꽃 필 무렵에서 가장 솔직한 캐릭터는 필구였다.

부모가 결혼하는 걸 보는 내 마음을 아냐고..

다 큰 어린 애처럼 행동하지만, 실은 이기적인 아빠를 따라가면서

차 뒷자석에서 엉엉 우는 필구를 보면서

나는 젊고, 미숙하고, 힘들고 지친 세상살이로 아이들 앞에서 치고 받았던 내 부모한테 하고 싶은 말들을 

대신 들은 듯 마음 아프면서도 속이 시원했다.


필구의 맴을 그리 잘 그리고,

동네 아줌들의 강철대오 연대의식도 잘 그리고,

모든 디테일에 깨알같은 웃음과 쩌는 추리력도 훌륭하고..

그런데, 나는 그 모든 훌륭함이 왜  모성애 깔대기로 흘러 가야하는 지 불편했다.


모성애를 강조할 수록

그런 모성애를 가진 부모를 만나지 못한 불운한 향미가 안쓰러워 지기 때문이다.

제시카한테 너나 나나..한 향미 말이다.

운명은 운빨이 다니께 그리 불렀겠지..노력이 다면 노명이라 불렀을 것이고..


모성애는 타고 나는 것도 아니고, 하늘이 들이 붓는 것도 아니고, 강철같은 신화는 더욱  아니다.

우리도 다 안다. 

실상은 오랜만에 나타난 자식 버리고 간 엄마는 대부분 나를 버렸을 때보다 더 가난해져있고,

그간의 형편은 때를 묻혀서, 버리고 간 자식앞에 뻔뻔해지고, 염치와 도리를 잊게한다.

새로 결혼 해서 낳은 너의 씨다른 형제 혹은 자매가 군대를 가거나 진학을 하니

이십만원만 땡겨달라 하고, 이십만원이 성공하면, 묻고 더불로 가는 테크를 타며,

지나 온 과거는 각색된 드라마로, 자신은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윤색하여

피해자앞에 더욱 큰 피해자인 것처럼 배 깔고 드러 눕는다.


온 동네 게시판에 숱하게 올라오는 깨알같은 사연은 모두의 경험담이고, 척하면 아는 광 파는 소리다.

작가는 참으로 듣기좋은 아름다운 소리를 연주했으나,

동백꽃 필 무렵이 남긴 환상이 과연 향미같은 배경, 혹은 향미보다 더 후진 가족을 가진 사람들에겐 어찌 보였을까 

내가 대신 맴이 쓰라렸다.


세상을 살다 보니 말이다.

그닥 큰 노력 한 것도 아닌데,

시절따라 눈이 삔 넘을 만나고

세월 따라 엄마가 되기도 한다.

솔직히 엄마가 되고보니, 모성애가 이리 허접했나 갸웃뚱하다.

(미안하다 내가 부족한 인간이다)

그나마  이게 사랑중에 이게 퀄리티가 쩐다는 거에..참말유? 싶고..


그러다, 필구가 무늬만 아빠 따라갔다가 돌아 오는 장면이 나오고, 

엄마의 봄날을 먹고 자랐다는 고백이 나오더라.

아녀, 아녀, 내가 우리 엄마 봄날을 먹은 건 맞는데,

우리 애들은 내 봄날을 먹은 적 없다고! 외쳤다.


옛날 이야기만 나오면 따박따박 잘도 따지는 딸년한테

말문이 막히면 치자썰을 들고 와서 이리 저리 막는 우리 엄마가 있다.


그랬다 치자

내가 그랬다 치자

니가 섭했다 치자

아무리 섭해도, 평생 짝상랑 한 나만 하겠나..


그런 치자꽃 엄마가 내가 엄마의 봄날을 물 말아 먹었다고 말하자 나섰다.

아녀, 아녀, 니가 내 봄날을 먹은 적은 없는디

니 새끼덜은 내 딸 봄날을 슈킹한 거 맞다고!


이거였나?

맞다 칠까?

먹은 것도 같고, 안 먹은 것도 같다 칠까?

우리들 사랑중에 이게 최고라고 칠까?


헷갈릴 수록 짠한 건 향미고..향미 비스무레고..모성애 레전드앞에 나가 떨어질 모두이다.



*또 다른 버젼은 줌인줌아웃에 올렸음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7&cn=&num=2897202&page=1


*동백이를 사랑했던 자게언니들이 생각나서 돌고 돌아 같이 올림요

IP : 72.219.xxx.187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쑥과마눌
    '19.11.26 1:34 AM (72.219.xxx.187)

    모성애 강조하는 거 부담스럽^^;;
    엄마라고 다 엄마인가에 한표

    세상에 모든 사랑받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받아야 꼭 줄 수 있는 건 아니잖유~

  • 2. wisdomH
    '19.11.26 2:19 AM (116.40.xxx.43)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되는 글
    동백이 다 보았고 모성과 자기 인생 대입한 거 알겠는데...
    글이 무슨 말인지는

  • 3. 쑥과마늘님
    '19.11.26 2:32 AM (172.119.xxx.155)

    반가워요.
    저도 동백이 보면서 모성 부담 받았거든요
    뭔지 알거 같아요.
    줌인 아웃 링크좀 걸어주셔유. 괜찮아유

  • 4. 쑥과마눌
    '19.11.26 2:45 AM (72.219.xxx.187)

    ㄴ 고칠께요. 추가로 씁니다.
    ㄴ 기둘리셔요

  • 5. 작가지망생
    '19.11.26 4:04 AM (49.1.xxx.63)

    습작하시나봐요

  • 6. 쑥과마눌
    '19.11.26 4:07 AM (72.219.xxx.187)

    ㄴ원래 드라마 끝나면 리뷰 써서 잘 올려요.
    ㄴ맨 처음 쓴 글이 생략이 많아서, 이해가 불가하게 써서 고쳐 썼어요.

  • 7.
    '19.11.26 4:44 AM (223.33.xxx.161) - 삭제된댓글

    모성애에 관한 부분 공감합니다.
    또 하나는 기저에 깔려있는 효 사상.
    아이를 안 낳으면 엄마의 봄날은 안 없어지나?
    아이는 그냥 부모가 본인의 봄날에 뿌린 씨앗으로 생긴거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감으로 아이를 돌보는 건데,
    늘 나는 아이는 봄날 젊은 시절을 빼앗고 걸림돌(?)이 되는 존재인냥 취급되는 것 같아 그 부분은 불편했어요.
    동백 재밌게 봤고 아이도 키우고 있은 엄마임에도 그런 생각들었네요

  • 8.
    '19.11.26 4:47 AM (223.33.xxx.161) - 삭제된댓글

    모성애에 관한 부분 공감합니다.
    또 하나는 기저에 깔려있는 효 사상(자식이 보상해줘야 한다는 의미)
    아이를 안 낳으면 엄마의 봄날은 안 없어지나?
    아이는 그냥 부모가 본인의 봄날에 뿌린 씨앗으로 생긴거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감으로 아이를 돌보는 건데,
    늘 아이는 부모의 봄날 젊은 시절을 빼앗고 걸림돌(?)이 되는 존재인냥 취급되는 것 같아 그 부분은 불편했어요.
    동백 재밌게 봤고 아이도 키우고 있은 엄마임에도 그런 생각들었네요

  • 9. 쑥과마눌
    '19.11.26 4:52 AM (72.219.xxx.187)

    ㄴ동감이요.
    애들 안 키웠으면, 내가 뭘 했을까를 생각해 보니,
    봄날은 커녕, 술만 처묵고 다니면서, 온갖 오지랖을 떨며 다녔을듯해요.
    아이가 걸림돌이 아니라, 저한테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제하게 하여,
    생각보다 오래 살게 할 그런 존재더군요.

    저도 동백 재미있게 봤어요.
    댓글 감사드려요

  • 10.
    '19.11.26 5:06 AM (175.223.xxx.19)

    전 이해 쏙쏙되는데
    동백이엄마 싫어요

  • 11. ..
    '19.11.26 5:32 AM (223.62.xxx.249)

    향미 캐릭터다 가장 현실적일꺼라는 말부터 본인 시각에서만 세상을 보는 분이다 싶었어요
    세상엔 아직 동백이엄마 제시카엄마 용식이 엄마같은 엄마가 더 많아요

  • 12. 윗님
    '19.11.26 6:23 AM (85.146.xxx.119)

    동백이 엄마같은 엄마가 더 많을수도 있겠지만, 안그런 엄마도 있다는거죠. 그 중엔 개차반같은 엄마도, 사랑하지만 내 인생도 소중한 엄마도 있을테구요. 동백꽃 엄마들의 하나같은 지나친 모성의 강조, 무조건적인 희생에 대한 찬양은 참으로 부담스러워요.

  • 13. ..
    '19.11.26 6:32 AM (220.127.xxx.159)

    저는 '나는 엄마의 봄날을 먹고 자랐다'는 대사에 한가지 뜻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곽덕순의 그 대사 '엄마얼굴에 그늘이 졌는데 그 품에 안긴 자식이 그늘지지 않을 재간있것냐'는 대사가 그걸 설명해줬어요.
    아이들은 어찌됐건 자라죠. 근데 봄날을 먹고 자랐다는 말은 엄마의 봄날같은 인생을 말아먹고 자랐다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 봄날의 따뜻함을 자양분삼아 자랐다는 말도 된다고 작가가 알려준거라고 생각해요. '어찌됐던 모성애여야 한다' 보다는 '당당하고 행복한 엄마여야 한다'로 저는 이해했어요. 그래서 저는 좀 모자란 엄마지만 불편하지 않았어요.

  • 14. ...
    '19.11.26 8:00 AM (175.114.xxx.49)

    동감합니다.

  • 15. ...
    '19.11.26 8:32 AM (106.101.xxx.162) - 삭제된댓글

    다음번엔 작가가 아버지가 주인공 격인 드라마 한번 써야겠네요,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려면.
    부모의 사랑에 대한 큰 가치매김이 있는 작가라는 생각은 들었었는데
    모성신화에 갖혀서 모성애 미화시킨다는 생각은 드라마 보면서 한번도 안했는데요.
    소장님 쌈마이웨이에서는 애라 아버지로 나왔고 엄마보다 더욱 딸 아끼는 비중 큰 배역이었어요.

  • 16. ㅇㅇ
    '19.11.26 8:40 AM (73.83.xxx.104) - 삭제된댓글

    주인공이 엄마 없이 살았었기 때문에 새롭게 느끼는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묘사가 자주 나오지만 특별한 건 별로 없었던듯.
    우리 다 그렇게 살지 않나요?
    고두심 대사들이 특히 디테일한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됐었네요. 웃음도 나고 ㅋ

  • 17. ...
    '19.11.26 9:26 AM (1.242.xxx.144)

    제가 가끔 남편한테 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 아이들은 내가 너무 자유부인으로 살아서 내가 울엄마한테 느끼는 희생과 짠함을
    우리 아이들은 느끼지 못할거라구요
    그러면서 가끔 모성애가 부족한가 자책도 하고 그랬는데 원글님 글보니 다행이다 싶어요
    모성애가 부족하다기 보다 애들도 사랑하고 나자신도 사랑하는게 더 좋을수 있다는것
    위의 ..님 동감이예요
    - 봄날을 먹고 자랐다는 말은 엄마의 봄날같은 인생을 말아먹고 자랐다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 봄날의 따뜻함을 자양분삼아 자랐다는 말도 된다2222222
    제가 행복해야 우리 애들도 행복할거라는 것...
    좋은 얘기들 정말 감사해요~~

  • 18. 읭?
    '19.11.26 9:50 AM (121.125.xxx.242) - 삭제된댓글

    향미가 이해된다구요?
    좋은 사람 등까지 쳐서 싸가지없는 남동생한테 보내는 게요?
    게다가 향미는 남동생이 자기 배신했다는 걸 아주 오래 전부터 짐작하고 있었어요.
    전 젤 비현실적인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그보다 동화같이 억지 포장해서 그렇지 동백이 엄마가 동백이 앞에 나타난 건 빅피처.
    오랫동안 동백이 주변에서 맴돌면서 착해빠진 애라는 걸 알았을테고,
    보험이야 물려줄 사람 없어도 다들 가입하는 거고,
    막판에 신파 부리느라 난데없이 술주정뱅이 남편도 나오고, 해외입양도 나오고 어처구니가 없었죠.
    동백이가 신장 떼줄 애라는 걸 몰랐을 리가 없어요.

  • 19. 읭?
    '19.11.26 9:54 AM (121.125.xxx.242) - 삭제된댓글

    신파 중에 젤 웃겼던 건 동백이 버리고 포장마차 작부로 갔던 거.
    술집 애들한테 들으니 창녀들도 젤 마지막에 간다던데 그간 술집 여자들 빨래 하면서 되게 하고 싶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황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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