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면 내 마음 속엔
조용히 회오리가 친다.
들려야 할 곳에 들리고
전해야 할 것을 전하고
해야 할 노동을 하고
미소짓고, 인사한다.
암묵적으로 공유된 매뉴얼대로. 각자 나름 애쓰지만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우리 마음은 만날 길이 없고,
우리의 이야기는 피상적이기만 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의무를 다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명치끝에 걸쳐있는 답답함.
인생은 결국 나 혼자라는 현실확인과
현재 가족과 잘 살겠다는 다짐이 묘하게 겹쳐진다.
그래도 명절의 끝
나는 일상으로 다시 복귀했다.
-운동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