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제가 진짜... 닉네임도
귀찮지만 로그인
이라고 쓰고 열나게 댓글 썼는데. 글 날리셔서.
다행히 복사해 둬서!
올리고 씻으러 갑니다.
아니 세상에 그 많은 댓글을 날리시다니 너무하신 거 아님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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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노트북 배터리도 22분 남았고 지정생존자 다운받은 것도 자기 전에 봐야 하고 엄청 바쁜데
님 때문에 로그인했어요.
대략 870타를 찍었던 타자 실력을 발휘해 엄청 빨리 쓰고 갈게요.
여기 댓글 140개 넘는 거 다 읽었어요. 물론 원글님 댓글도 모조리. 하나도 안 빼고.
읽으면서, 생각 정리 끝, 다행히 원글님도 뒤로 갈수록 생각 정리해 가는 것 같네요.
61.126.xxx.5, 요 분하고 122.36님이 제일 잘 보고 계신 것 같아요. 정답!
글 맨 처음 봤을 때랑, 찬찬히 그 남자의 행동들 적어 주신 거 봤을 때는
에이~남자가 맘이 없으면 안 저러지~
원글님의 고백은 반대여도 한번쯤, 넘어오게 만들 노력은 할 필요 있지 않나 했는데,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젠 완전히 알겠어요,
저 남자 나이와, 연애 경력과, 끼를 감안해 보세요. 그리고 그 남자가 한 말과.
그 남자는 원글님보다 연하일 뿐이지, 어린애가 아니에요.
인기 많은 남자 나이 마흔(직전이지만)?
마흔입니다. 네?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나이예요.
연애 못 해 본 쑥맥이라면 모를까, 저 남자는 선수네요.
오... 능구렁이죠. 여자보다 더 여우.
다른 분들 한 말처럼,
저 남자는 옆에 누구라도 없으면 못 견디는 타입이고, 끼 부리는 타입이고,
그건 나쁜 게 아닐지 모르지만(사실 나빠요 이것도)
자기 행동의 효과를 백 퍼센트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나빠요.
그 남자가 지금까지 저렇게 끼부리고 살아오지 않았을 거 같아요?
원글님에게만 특별히 그러는 거 같아요?
저 남자는, 원래 저렇게 살아왔어요.
...원글님도 사실 알고 계시죠?
남들이 볼 때는 와~ 되게 정성 들이는 타입이고 스윗한 사람이다~
그리고 상대 여자에게 (여기서는 원글님) 저런다는 건, 맘이 없을 수가 없어~ 말도 안 돼,
남자는 맘 없으면 돈 안 쓰고 시간 안 써, 이건 빼박 캔트 그린라이트!
말할 상황이고, 충분히 그렇게 보인다는 거 아는데,
아니에요. 저 남자는 원래 저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면서 수많은 여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켜 봤을 거고
여자들의 무심했던 눈에 오해와 설렘과 갈망이 서서히 차오르는 걸 봤을 거고
그 여자들이 '왜 아직도 나한테 고백 안 하지?'를 궁금해 하며 갈증나 하는 것도 다 알아봤고
그리고도 자기는 언제나 여유만만, 친구니까 아는 동생이니까 선배니까 누나니까 하며
나는 원래 스윗하니까
오해하면 그건 니들 오해지 내 탓은 아니야 하며
어장 관리 아닌 어장 관리를 그냥 늘 쭉 했을 거고
견디다 못한 여자들이 먼저 고백하고 (그러면 남자 마음은 더 차게 식고)
거절당한 여자들이 황당해 하며, 그동안 우리 친하게 지낸 건 뭐지? 이해할 수 없어 하며 눈물 흘리고 하는 것도 진짜 많이 봤을 거예요.
나는 마음 없는데 여자들이 참 쿨하지가 못하더라, 라는 자기 합리화로
스스로 먼저 자기는 잘못 없다고 믿어 버렸을 거고
전혀 미안함도 없었을 거예요. 그게 한 문장으로 요약된 게
'다른 사람들은 안 그런데 누나는 쿨하다' 입니다.
아마 원글님의 저질 체력과 귀차니즘으로 원글님은 어쩌다 보니 쿨해졌을 거고
저 남자는, 쿨해서 좋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론 다른 여자들에게보다 훨씬 더 전투적으로 끼부리고 있는 중일 거예요.
그 심리 저 바닥에... 이래도 다른 여자들과 달리 네가 안 넘어오냐,
가 없을 거 같으세요? 전혀?
저 남자 스스로도 인정 안 할지 모르지만, 저는 저 남자의 무의식만큼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남자는 지금 원글님이 설레 하면 그것도 다 읽어요.
그걸 생각해 보세요.
고백할까 말까 하는 것까지도 읽고 있다는 것을. 정말 짜증나 환장할 노릇 아닌가요?
아마 지금으로선 원글님이 연락을 잘 하는 타입이 아니고 저질 체력이라서
이 남자는, 원글님의 눈동자 속에서 읽은 호감과 원글님 행동이 매치가 안 돼서
그것 때문에 좀더 안달나 있기는 할 거예요.
그런데 그 안달은,
어장 속 물고기가 너무 여유로워 보이니까 어라? 너 좀 이상해???? 하는 거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저 남자, 다 알아요. 자기 행동이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남들이 상식적으로 어떤 대상에게 그 정도 끼 부리는지도,
남들이 볼 때 자기가 하는 짓은 진짜 고백 직전에 공들이는 수준이라는 것도
다 알면서 그러는 거예요. 순수하게 누나를 좋아해서...?
원글님을 사람으로 좋아하는 마음, 없지 않겠지만,
그래도 선을 넘는 짓을 자기가 계속 한다는 걸 아주 자알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거예요.
그러니 좋은 사람이 아닌 거지요.
남녀 관계에서는요, 나에게 그 남자처럼 잘해 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 아니에요.
내가 오해하지 않게 맺고 끊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에요. 저 남자는 선을 넘었으므로 나쁜 겁니다.
병간호 할 지경으로 해 주었으나, 그래서 오히려.
이 모순을 아시겠나요.
다 알고 하는 짓이면서, 그냥, 자기는, 이런 식으로 팽팽한 연애 직전의,
나만을 너무 괜찮게 봐 주는 팬이 없으면 하루하루 사는 맛이 없는 사람이고,
(예쁜데, 이상하게 남자를 늘 곁에 둬야 하고
자기는 절대 사귈 맘 없는 수준의 호구 오빠들을 주변에 거느리고 다니는 여시같은 여자애들 생각해 보세요.
똑같아요. 성별이 다를 뿐이지.
걔네들, 스물 한두살이어도 그 오빠들이 얼마나 자기 웃음 하나에 넘어가는지 다~ 알아요.
남자 나이 서른아홉에 모를 거 같습니까.)
그래서 원글님에게 방패도 이미 다 쳤어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누나는 쿨하다.
그 어머니가 스윗하다구요...? 그 어머니도 엄청 고단수일 수 있는데요...? ㅎ
나이 44 먹은 회사 사람에게 전화해서 누나가 생겨서 좋다니... 스물넷도 아니고. 오마이갓.
그 어머니는, '너 누구니? 내 아들 옆에 있는 나이 많은 애.' 이걸 말한 거 같은데요.
저 음모론자 아닙니다.
저는요, 정말 사람 좋아하고,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데 남녀가 어딨냐, 그런 거 선 긋고 구분하는 건 정말 슬픈 거지
생각했던 이상주의자였어요.
그러나 원글님보다 어리지만, 저 남자같은 짓은 이십대 중반 이후로 안 합니다.
나는 순수한 의도일지 몰라도 상대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고 호되게 교훈을 얻었거든요.
그러니 나는 좋은 의도여도 상대에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회에서도 오해받을 수 있고, 그렇다면 그건 아무리 좋은 행동이어도 결과적으로 '나쁜' 행동이다,
그러므로 나의 품위와 상대방을 위해서 행동 조심해야 한다고 정신 바짝 차리기로 했어요.
이미 저 남자보다 15살은 어린 때에.
저 남자가, 그 제가 알았던 걸 모를까요...?
원글님에게 계속 같은 걸 묻고 있는데, 답을 아시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