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흐르지않고 머무는 듯한 삶

ㅇㄴ 조회수 : 2,481
작성일 : 2018-11-18 11:06:18

30대 후반 노처녀입니다.

진짜 사랑해서 너무너무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못한다면
그냥 혼자서 살아가겠다고 결심했지만, 오늘같이
30대후반 비혼여자에 대해 애도 낳지못하는 폐기물 취급 하는 듯한 글을 보는 날이면 이렇게 흔들리네요.

저는 아직도 중학교때부터 살던 동네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다니던 교회에 다니고, 익숙한 길을 매일 걷습니다. 운전도 배우지 않았고 가끔 엄마에게 애처럼 어리광을 부리기도 합니다. 아빠 돌아가시고 혼자 지내는 엄마를 두고 독립할 엄두도 나지가 않고 능력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30대 초까지 공부를 열심히 했고
목표했던 직장에 들어와, 내 또래 사람들이 월급받는만큼의 돈을 저축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딘가 맞지않는 듯한 소개팅은 받지않아요.
혹시나 하고 나가봐도 역시나 하고 돌아왔던 경험이 축적되어 확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도저히 따뜻한 방바닥과 귤의 조합을 포기하면서까지
나가게 되지가 않네요 ㅎㅎ

결혼한 친구들의 자녀들이 커가는 모습을 볼 때면
내 삶만 한 곳에 머무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꼭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남친과 데이트했던 작년 그날이 꼭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은 것도 아니라는 걸 떠올립니다.

흐르지않는 것 같아 조급해지더라도
기다려봐야겠지요. 어쩌면 그런날이 두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IP : 175.223.xxx.23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11.18 12:19 PM (221.161.xxx.232)

    원글님 글을 읽으니 참하신분 같습니다. 성격상 소극적이고 겁많고 한 사람은 연애도 잘 못하고 여러가지
    상황상 약아빠진 상대방에게 실망하고 그런일이 반복되면 결혼이고 뭐고 괸심 없어지긴 해요
    교회에 다니시는듯 한데 교회에서 원글님과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세요. 결혼은 하든 안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같이 보내고 내말을 들어주고 하는 사람이 있는것과 없는것은 삶의 질이 다릅니다. 결혼한 사람이나,결혼안한 사람이나 시간이 지나면 결국 혼자가 되는데 아직 까마득히 젊은시절에 왜 혼자 시간을 방바닥과 귤에 의지 하나요.
    세상은 넓고 만날사람도 아주 아주 많습니다.

  • 2. 응원합니다^^
    '18.11.18 12:24 PM (220.85.xxx.243)

    따뜻한 방바닥과 귤의 조합... 공감 가네요.
    남친과 데이트했던 그날이 꼭 행복했던 것도 아니었단 말도요...
    결혼했든 안했든... 머물기만하는 삶의 느낌은 누구나 들것같아요.
    다만 남편이 있고 자식. 시가 등등으로 겉으론 버라이어티해
    보이지만 그또한 지리멸렬한 삶인 걸요.

    그저 중심 잘 잡고 살아갈 뿐인 것 같아요.
    원글님 잘 살고 계시는 듯해요.
    고요하지만 담백하게.. 진실되게...
    이상.. 거세게 흘러가고 있는듯 하지만 고달플 뿐인
    50대 아짐이 썼습니다.

    원글님도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 3. ㅇㅇ
    '18.11.18 12:53 PM (121.152.xxx.203)

    일본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네요~
    원글님이 설사 흐르지못하고 고여있다고해도
    세상이 변하고 흘러가요
    지금 비혼의 여자를 애도 못낳는 폐기물 느낌이 들게도 하는
    사회가 계속 그러리라는 법은 없어요.
    지금부터 십년쯤만 지나도 지금 원글님의 삶이
    전혀 이상하지않게 오히려 산뜻하고 정갈하게
    자신의 생활을 꾸려가는 또 다른 하나의 삶의 형태로
    당연스럽게 인정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니.그렇게 될거라고 생각돼요. 지금의 흐름을 보면.
    그러니 그저 원글님이 선택한 삶을 사세요.
    세상의 평가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거니
    우리는 그런것들에 상관없이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가는게 맞는 일 같아요

  • 4. 햇살
    '18.11.18 1:46 PM (211.172.xxx.154)

    잘못 흐르면 똥물로 빠집니다.

  • 5.
    '18.11.18 2:19 PM (103.252.xxx.52)

    내가 가지않은 길에는 모두 미련을 가지게 마련입니다. 님의 사고방식과 삶이 부러운 날입니다.

  • 6. 잔잔한 감동
    '18.11.18 3:20 PM (175.197.xxx.98)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과 위 댓글 3개가 참으로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네요.

  • 7. 잔잔한 감동
    '18.11.18 3:21 PM (175.197.xxx.98)

    위 댓글 3개가 참으로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네요.

    아울러 원글님의 심정도 생각해 보게 되며, 아래 댓글 보시고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8. ..
    '18.11.18 10:05 PM (210.179.xxx.146)

    저와 다르지만 또 이해가 갑니다. 저는 머무는 삶을 원하지 않고 경험 모험 하자 주의인데 님의 삶도 또 이유가 있겠지요. 어디서든지 행복하시길요~^^

  • 9. ㅇㅇ
    '18.11.25 4:02 AM (218.237.xxx.151)

    전 소위 잘나간다는 30대 후반 골드미스인데요... 연 2억 이상 버는.
    님처럼 엄마랑 어리광부리고 같이 살고
    다 엄마가 해주고
    운전면허증도 없고.. 비슷하네요..
    올해는 변해보고 싶어서 접근해 오는 적당한 남자랑 사겼다가
    반년 동안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시간 돈 에너지 낭비하고
    나중엔 폭언에 손찌검 당하고 헤어졌어요.
    헤어지는 것도 정말 힘들었고
    엄마까지 그 남자에게 욕을 들었어요.
    다시 평온한 날로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75300 양구 김일병 총기사망, 진실 은폐 말라 4 총탄없음 2018/11/18 1,961
875299 여러분~도통령 트윗에서 경찰vs김혜경 poll돌리고 있네요. 투.. 15 읍읍아 감옥.. 2018/11/18 1,566
875298 인천은 유달리 강력사고가 많은 것 같아요. 20 산토리니 2018/11/18 3,942
875297 화이트 인테리어 거실장 화이트? 멀바우? 3 ... 2018/11/18 1,577
875296 사춘기 남자애들은 웃으면 죽는 병에 걸렸나봐요. 10 ..... 2018/11/18 3,867
875295 만성피로는 어느 과에서 진료받을 수 있나요? 3 ㅇㅇ 2018/11/18 1,636
875294 미니멀 라이프 실천 중인데요, 집에 다리미는 하나 있어야 할까요.. 4 고민 2018/11/18 3,833
875293 살찔 때 한가지 음식에 끌리나요? 4 ㅡㅡ 2018/11/18 1,287
875292 록시땅 핸드크림 냄새 제일 좋은 거는 어 5 ㄹㄹ 2018/11/18 2,867
875291 로봇청소기 문의- 샤오미 1~3세대는 뭐가 다른 거예요? 6 고사리 2018/11/18 1,644
875290 걱정만 하고 공부안하는 중1 어떻게 해야하나요? 2 중1 2018/11/18 1,586
875289 주말에 남편과 같이 뭐하세요 8 .... 2018/11/18 2,659
875288 남편한테 들었던 악담? 잊혀지지 않는 거 있으세요? 3 55 2018/11/18 2,822
875287 해외에서 1년이상 파견이나 연수받는 직종이 있나요? 5 ㅇㅇ 2018/11/18 1,266
875286 헬리코박터 없애기: 항생제 내성 3 ,,, 2018/11/18 1,965
875285 어릴때 카시트에 장시간 잘 앉아있는 아이 13 ~ 2018/11/18 2,853
875284 미스터 션샤인-제작진들 및 배우들에게 고마워요~~ 6 푸른 2018/11/18 2,025
875283 질초음파 통증이 오래가나요? 7 아파요 2018/11/18 12,207
875282 끝없이 나오는 의혹 3 파도파도 2018/11/18 1,158
875281 미우새보니 차승원 모델은 모델이네요 3 간지남 2018/11/18 3,540
875280 한가지 오래 못갖고 노는 아이는 왜 그런걸까요 5 ... 2018/11/18 935
875279 드라마 아내의 자격 재미있네요 00 2018/11/18 900
875278 브리타 필터교환이요 6 필터 2018/11/18 1,763
875277 학력고사는 첫 해.. 9 1963년생.. 2018/11/18 1,449
875276 영어 잘 하는 분들 제발제발 8 ㅇㅇ 2018/11/18 2,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