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입니다.
8살, 20개월 애들 키우면서 같이 살림하고 육아하며 전쟁과 같은 생활을 계속하고 있네요. 성격도 잘 안맞아서 하루걸러 하루 싸우고요. 바쁜 남편 대신 주5일 중에서 주5일 정시퇴근 당연히 생각하며 일찍 들어가는 저는 불만이 쌓여서 남편이 점점 미워집니다.
어느날 제가 남편에게 늘 내가 당연히 일찍 들어가서 애들 챙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니 찔렸는지 좀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자기도 정시퇴근 해서 옵니다. 그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침 준비와 아이들 챙기는 건 저구요. 남편은 늦게 들어오니 일찍 못 일어나거나 스트레스 푼다고 술먹고 들어오고요.
오늘은 애들이 잠을 잘 안자고 보채기도 해서 스트레스를 더 받으니, 정말 이 남자와 이혼해도 괜찮겠다, 안보고 살면 좋겠다. 이런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야근의 이유는 직장에서 노느라 늦는 건 아니구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남편이 연구팀 팀장인데, 개발한 제품의 수주를 땄는데 빠른 납기에 고객사 요청에 맞게 잘 개발을 해서 납품을 초기에 잘 해야 자리를 잡고, 이 기회가 아니면 안되는 상황이라 (자기가 CEO 인줄 알아요;;) 그러는건데 저한테 미안하긴 하다고 하네요.
어쨌든, 저는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라와서 그냥 이남자 얼굴만 봐도 밉고 싫어집니다.
얼마전 관계 좀 개선해 보고 싶어서 바쁘겠지만 반차 내고 같이 영화도 보고 데이트 하고 싶다고 하니, 지금 자기랑 연애하냐고 하네요. 자기 상황이 그럴 상황이 아니라며..
고생한다고, 제 마음도 알아주고.. 손도 따뜻하게 잡아주고..하는 그런 사람이 제 옆에 있으면 좋겠어요. 괜히 눈물이 나네요.. 저 진짜 이러다가 바람날 것 같아요.. 소심해서 실제로 그렇게 하지도 못하겠지만요...마음은 정말 누군가 저에게 자상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면 마음이 가버리 것만 같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