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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를 키우며 비로소 알게된 것들

익명의엄마 조회수 : 6,332
작성일 : 2018-11-07 13:09:45

두 아이의 엄마...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기르기 전까지는

내 안에 이렇게 악함과 악랄함과 비열함이 들어있는 줄 몰랐다.

아이를 위하고

가정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엄마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나와 힘이 대등하거나 더 센 사람들)는

해보지 못한 언행을

나보다 약자인 아이에게 한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남을 윽박지르고, 협박하고, 야단친 적이 있었던가


아이가 한 일보다

과하게 아이를 혼내고

훌쩍이는 아이를 재우고 나서

몰려드는 죄책감, 자괴감

적당한 때에 멈췄어야 했는데,,

그 말은 안했어야 했는데,,

더 따뜻하게 말했어도 충분했는데...

어른인 나도 누군가 나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존중받지 못했구나 느꼈을텐데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에게 왜 그랬을까..

내 안에 '악'이 있구나.


뒤척이며 밤을 보내고

아침에 아이와 다시 마주했을 때,

아이는 밤 사이에 모든 기억이 지워진 듯

나를 보고 방끗 웃는다

또 엄마~ 하며 배시시 내게 다가와 안긴다.


내가 어젯밤과는 사뭇 다르게

다정하게 아이를 불러도

나의 이중성에 분노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에게 오늘도 용서받는다.

값없는 용서,

더 나은 엄마가 되겠다고 아이 앞에서 다짐하지 않아도

아이는 오늘도 변함없이

나를 의지하고

나를 사랑한다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나보다 아이가 낫다

조건없는 사랑

조건없는 용서


너의 용서로 나는 오늘도 구원받았다.

이 은혜를 다시 너에게 사랑으로 돌려줄게

더 나은 엄마가 되도록

나도 더 애써볼게.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 사랑 #용서 #가르쳐줘고마워


어제 약속을 안지킨 아이에게 분노해서

과하게 혼내놓고는 돌아서서 맘이 아팠어요.

미세먼지보다 더한 내 맘의 먼지를 또 털어봅니다.

IP : 180.69.xxx.24
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11.7 1:12 PM (106.102.xxx.152)

    저는 애가 미운 점만 눈에 보여서
    알게모르게 구박했는데,
    저녁에 아이가 엄마, 사랑해~~ 하는데,
    쿵 얻어맞는 기분이였어요.
    부끄러워서 혼났네요.
    나는 뭐 그리 잘난 엄마라고

  • 2. .....
    '18.11.7 1:23 PM (122.34.xxx.61)

    그죠...
    내가 아이를 용서한게 아니라...
    아이가 나를 용서한거가 맞아요..
    전..자꾸 사과를 하네요..
    사과를 받아줘서 고마워요.
    내가 잘못해서 그런거라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 3. 좋은글
    '18.11.7 1:27 PM (182.228.xxx.67)

    감사합니다

  • 4. 저도
    '18.11.7 1:27 PM (121.244.xxx.37)

    아이 두돌때 저희 친정부모님 말씀듣고 확 깨달았어요.
    아이를 통제하고 만들려고 하지말아라.
    쟤도 다 생각이 있다.
    너 지금 잘하고있는줄 아는데 아이키우는 게 그런게 아니다.
    혼내면서 키운다는 거 사랑아니다.
    안혼내고 얘기만 해줘도 다 알아듣는다.

    그때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깨달음이 왔어요.
    어느 누구에게도 안하는 나쁜 행동을 자식에게 했구나.

  • 5. ....
    '18.11.7 1:32 PM (14.40.xxx.153)

    정말,,,
    이렇게 나를 좋아하고
    이렇게 나를 용서해주고
    이렇게 나를 원하는 존재가 있다는게 신기해요.
    감사하고...
    사랑이란게 이런거구나를 느낍니다.
    고맙다. 잘해주지도 못하는데...

  • 6. ㅡㅡ
    '18.11.7 1:33 PM (39.7.xxx.80)

    글 지우지 말아주세요
    요즘 저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글이네요
    정말 모범생으로 자란 저는 왜 이렇게 아이의 조그마한 셀수나 살짝만 다른 방향을 이해도 못하고 용서도 못하는 인간일깡ㅅ 항상 혼내고 용서구하고 가슴을 포크레인으로 파내는 아픔 무한반복... 왜 고치지
    못할까요. 저에게도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악. 이 있나봅니다

  • 7. 와사비요네즈
    '18.11.7 1:36 PM (122.35.xxx.36)

    글 읽으며
    맞아. 그래. 공감했어요.
    마지막엔 눈물이 주르륵 났네요.
    좋은글 감사해요

  • 8. 매일
    '18.11.7 1:38 PM (124.56.xxx.26) - 삭제된댓글

    매일 감사해요. 제가 늘 안아주는데 세상에 이런 존재는 없어요. 그래서 또 말없이 그냥 꼭 안아줍니다. 부모가 되어 모자란대로 노릇하며 살지만 이 세상 따뜻한 기운을 얻는 건 오히려 아이에게서 받아요. 아이한테 너무 많이 요구하지 말자. 잔소리하지 말자. 다짐하고 지내요.

  • 9.
    '18.11.7 1:40 PM (211.219.xxx.39)

    그렇죠. 누구에게 이렇게 용서받을수 있을지..

  • 10. ..
    '18.11.7 1:50 PM (14.38.xxx.24) - 삭제된댓글

    글 지우지 말아주세요
    두고두고보게......
    정말 천사같은 내 아이들
    나쁜엄마만나서 안쓰러운 내 아이들....ㅠㅠ
    사랑해사랑해........ㅠㅠㅠㅠㅠ

  • 11. 익명의엄마
    '18.11.7 1:51 PM (180.69.xxx.24)

    오늘 하루만큼은
    잔소리 걷어 치우고
    우리 아이가 뭘 잘하고 있나 관찰해보기 할까요
    아이한테 배울게 참 많더라고요

  • 12. ..
    '18.11.7 2:01 PM (183.98.xxx.95)

    네 맞아요
    저도 알게 됐어요
    다 내 욕심이었어요
    하루하루 나아집니다

  • 13. 아정말
    '18.11.7 2:03 PM (59.12.xxx.173)

    눈물나네요
    저도 어제 저의 악랄함을 아이에게 보이고 말았어요
    아침에 아이는 아무일 없다는듯 방긋 웃네요
    엄마눈치 살살보며
    기분풀어주려고 그 밤에 혼내는데요
    씩웃으며 엄마도 웃으라고
    저는 악마엄마에요

  • 14. 작은발
    '18.11.7 2:04 PM (1.236.xxx.114)

    좋은 글이네요

  • 15. ㅠㅠ
    '18.11.7 2:08 PM (27.217.xxx.4)

    저도 방금 아이혼내고.. 아이는 눈물 젖은채 잠들었어요..반성합니다

  • 16. .
    '18.11.7 2:09 PM (223.39.xxx.14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예뻐해주기만 해도 부족한 시간인데
    너무 아이들에게 많은 걸 요구하고 기대하는 저를
    반성해 봅니다..

  • 17. ㅠ......
    '18.11.7 2:13 PM (101.164.xxx.111)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 엄마를 미워한다해도 할말없을텐데
    아이가 엄마 사랑해하고 말해주네요.
    글읽는데 눈물이 왈칵나네요....
    오늘도 용서해줘서 고마워...

  • 18. ㅇㅇ
    '18.11.7 2:22 PM (121.166.xxx.239)

    멋진 글, 감동스러운 글!

  • 19.
    '18.11.7 2:22 PM (218.146.xxx.119)

    내가 쓴글인줄 ㅜ
    반성합니다

  • 20. 원글님.
    '18.11.7 2:23 PM (155.230.xxx.55)

    제 맘속에 들어왔다 나가셨나요 ㅠㅠ

  • 21. ㅅㄷᆞ
    '18.11.7 2:27 PM (114.207.xxx.134)

    좋은글 감사합니다

  • 22. 회색거위
    '18.11.7 2:36 PM (112.150.xxx.145)

    내가 살면서 이렇게 남을 윽박지르고, 협박하고, 야단친 적이 있었던가
    - 이부분 폭풍 공감이네요..나의 바닥을 보고있어요 요즘ㅠㅠ

  • 23. 익명의엄마
    '18.11.7 2:42 PM (180.69.xxx.24)

    아이에게 '우리를 키워줘서 고마워' 할 판이에요^^

    이 글을 보고 맘 아파하시는 분들
    다 좋은 엄마 될 수 있어요
    적어도 성찰능력이 있쟎아요.

    눈물 뚝 하시고
    오늘 어제보다 더 사랑하기로 해요.
    우리에겐 또 어제 위에 오늘과 내일이 있으니까..

  • 24. 무슨소리
    '18.11.7 2:48 PM (210.223.xxx.17) - 삭제된댓글

    전 안그래요. 여기서 저도 그래요 나도그래요 하는 말 듣고 면죄부얻을 생각 마시길

  • 25. 나옹
    '18.11.7 2:50 PM (223.38.xxx.126)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매일 노력하려고 합니다.

  • 26. ....
    '18.11.7 2:54 PM (180.69.xxx.199)

    에효..어쩜 저랑 똑같은 마음.
    글을 잘 쓰셨네요...
    저야말로 나쁜 엄마에요.
    모든 엄마들이 그렇진 않더라도 많은 엄마들이 이렇다는건 왜 그럴까요...ㅠ
    깨달아도 또 그때뿐인 제가 경멸스러워요 ㅠ

  • 27. ㅇㅇ
    '18.11.7 2:54 PM (14.32.xxx.186)

    뒤통수를 짜르르 울리는 글이었어요. 정말 공감해요. 감사합니다. 퇴근시간이 기다려지네요.

  • 28. 원글님 성숙한 분
    '18.11.7 2:55 PM (175.223.xxx.142)

    이 정도 사고하시는 분이라면 정말 성숙한 분이에요

  • 29. ㅇㅇㅇ
    '18.11.7 3:09 PM (211.196.xxx.207)

    강아지가 백 배는 더 잘 할 텐데?

  • 30. 맞아요
    '18.11.7 3:18 PM (175.201.xxx.62)

    저와 같은생각의 글이라 깜짝놀랬습니다
    아니 저뿐아니라 모든 엄마의 마음과 같겠죠..
    좋은글 감사해요 울컥했어요

  • 31. 익명의엄마
    '18.11.7 3:29 PM (180.69.xxx.24)

    저와 달리 안그러신 엄마가 한 분이라도 계시다니
    희망적이네요.
    면죄부를 얻기 위해서 쓴 글은 아니고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보다는 낫기를..다짐하는 차원의 참회록이랄까..

    한편으로는
    죄책감에만 젖어있을 수도 없쟎아요
    결국 아이와 함께 가야하는 것도 엄마니까요.

  • 32. ....
    '18.11.7 3:36 PM (112.152.xxx.176)

    아이가 다시 웃으며 엄마를 대하는건
    혼날까봐 무서워서 그런거 아닐까요

  • 33. ㅠㅠㅠ
    '18.11.7 4:09 PM (110.70.xxx.187)

    아이는 오늘도 변함없이

    나를 의지하고

    나를 사랑한다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나보다 아이가 낫다
    ------------------------
    눈물이 ...눈물이........ ㅠㅠㅠㅠㅠㅠ

  • 34. ...
    '18.11.7 4:11 PM (61.33.xxx.130)

    감사해요....

  • 35.
    '18.11.7 4:38 PM (14.34.xxx.200)

    어른도 아이에게 사과할줄 알아야합니다

    저 깊은곳에 혼났던 기억이
    남아있더라구요

    미안하다

  • 36. 좋은글
    '18.11.7 5:04 PM (108.172.xxx.58)

    감사합니다

  • 37. ...
    '18.11.7 5:13 PM (211.108.xxx.186)

    저도 그래서 의식적으로 좋은부모 코스프레라도 하려고 노력중이에요 문득 나도모르는악마성이 아이에게 나올까봐 애써 꾹꾹 누르고 방심하는사이 나오면 바로 사과하고
    아침저녁으로 안아주고 사랑한다 널제일사랑한다 말해줘요
    그렇게 의식적으로 노력하니 점점 화내고 나쁜마음이 줄어줄더라구요

  • 38. 세바시강연
    '18.11.7 5:15 PM (222.120.xxx.44) - 삭제된댓글

    소녀에서 엄마로 살때 까지 - 이현주
    https://youtu.be/p23LobnwsCc

  • 39. Fhjkn
    '18.11.7 5:40 PM (110.14.xxx.83)

    전문가 말이
    아이가 쉽게 용서해주니 계속 반복된다고

  • 40. 익명의엄마
    '18.11.7 6:05 PM (180.69.xxx.24)

    맞아요.
    아이의 용서를 쉽게 받으니
    그 값없음이 가치없음으로 잘못 느껴지기도 하는 거겠죠.

    아이에게 사과도 종종 하는데
    잘못하고 사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저 자신의 인간성이
    본질적인 업그레이드 되었으면 좋겠어요.

    휴,,아이 아니었으면
    자신의 바닥을 이렇게까지 볼 일이 거의 없었을 듯 싶어요.

  • 41. 좋은글 감사해요
    '18.11.7 6:05 PM (122.60.xxx.20)

    외국에서 초등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요. 전애들을 학교에 내려줄때 잘 지내!! 재밌게 보내.. !!하는데 많은 여기 부모들은 I love you.. 그럼 어떤 아이는 I love you more 합니다..저는 아이에게 또 숙제처럼 재미있게 지내라는 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내가 너를 사랑해' 라고 하면 자연히 아이가 행복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인데

  • 42. 공감
    '18.11.7 7:15 PM (39.7.xxx.97)

    아이를 키우며 알게된 것들 ...
    오후에 보고 공감하다가 댓글은 못달았는데
    다시 찾아 읽고 기억하려고 댓글 써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43. 미암
    '18.11.7 7:49 PM (121.133.xxx.133)

    아 마음이 아프네요 ㅜㅜ
    내일은 아이에게 더 노력하겠습니다

  • 44. 좋은글
    '18.11.7 10:46 PM (115.139.xxx.184)

    감사해요 더 노력하는 엄마가 되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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