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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3/ 그리스 2편 - 아름다운 섬들을 찾아서

나누자 조회수 : 3,829
작성일 : 2018-09-29 13:50:48

# 1회에 다 싣지 못했던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 이야기
상욱/ 보통 유물과 동상을 보러 가겠지만 저는 안티키테라 기계가 지대 관심사였음. (일동: 우린 모름~)
태양, 지구, 달의 움직임을 계산해서 다음 일식이 언제인지 알려주는 기계임.
일식은 고대인들을 불안하게 했던 현상이라, 일식을 측정한다는 건 국민의 동요을 막는 중요한 일이었음.

# 점심식사했던 플라카 거리 (아테네의 핫플이스)를 떠올리며
희열/ 소크라테스의 주무대였던 곳이라죠?
시민/ 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가 주로 활동했음. 
희열/소피스트가 뭐죠?
영하/사람들에게 가벼운 지식과 재주를 가르치고 보수를 받던 사람-학원 같은 것임.

시민/요즘 말로 '일타강사'임. ㅋ 학교가 없고 민회가 있던 시대였는데, 
팩트와 자기 생각만으론 지지를 못 받고 승리자가 될 수 없으므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어법을 익혀야 했음.
즉 인간의 공적 생활에서 말의 중요성이 처음으로 꽃폈던 것임.
이 거리에서 그 스킬을 가르친 사람들을 (비하의 의미를 담아)'소피스트'라 불렀음. 이를테면 나 같은 사람들이었음. (일동 폭소)
소크라테스는 재능기부 차원에서 무료강의를 했던 터라 소피스트들과 사이가 안 좋았음. 
(플라톤 어록/ "시민이 공적인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 나보다 저열한 자의 지배를 받게 된다")

# 이튿날, 각자 그리스 섬 지역을 탐방한 후 모인 '피레우스'항구에서의 저녁 만찬.
- 크레타 섬에 다녀온
진애/ 문명이 시작될 때의 원초적 에너지를 느끼고 왔음. (이게 끝~ ㅋㅎ)

# 주문한 만찬이 테이블에 세팅되자 모두 감탄하는 와중에
희열/ 피레우스 항구에 꼭 와야 한다고 강조하신 이유가 뭐죠?
시민/ 항구는 온갖 사연이 많은 곳이잖아. (씨익~) 아테네의 메인 항이고, 유럽에서 승객이 가장 많은 항구임.
방어용 긴 성벽이 유명했는데 지금은 한 곳만 남아 있음.
희열/ 그럼 세계 최후의 성벽은 어디임?  시민 /(냉큼) 트럼프가 쌓은 멕시코 장벽~ (모두 ㅋㅋ) 
영하/ 그 이전은 베를린 장벽이었는데, 침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국민이 밖으로 못 나가게 쌓았다는 게 특징이었음.
시민/ 성벽 쌓은 나란 다 망했음. 트럼프의 성벽도 기울어가는 나라의 반증이라 봄. ㅎ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케라메이코스에 다녀온 
시민/ 에리다누스 강가에서의 그의 흔적을 보기 위해 갔음. 
(주: 실개천이 돼버린 그곳을 유유자적 산책하는 거대 거북이가 인상적이었음.)
희열/ 소크라테스 덕후여, 그의 매력을 말해주삼~
시민/ (삶뿐만 아니라) 죽음이 멋있었음. 사형선고 때 배심원들의 감정에 호소하거나 아부하지 않고 
오로지 로고스(논리)로 할 말만 했음.
제자들이 간수를 매수해 도망을 권유했으나 이렇게 말하고 안 감.
"폴리스가 절차에 따라 결정한 일을, 내가 억울하다는 이유로 회피하는 게 옳은가 그른가?" 

진애/ 정치적 망명을 선택했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 왜 죽음을 택했을까?
시민/"내가 폴리스의 결정에 승복하지 못할 때, 모두가 그런 회피 행동을 하면 폴리스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즉 개인과 사회의 갈등에 대해 준칙을 세우기 위한 철학적 고민 후의 결정이었음.
우리가 알고 있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단문장은 그 철학적 고민을 천박하게 해석해버린 오역임.
그의 죽음은 죽는 행위가 아니라 죽는 삶을 사는 행위였다고 생각함,
영하/ 고대인은 불멸을 꿈꿨는데  1. 예술과 창작을 통한 것 2. 정치를 통한 것이었음.
내가 죽어도 폴리스가 남으면 그것도 불멸이라고 생각했을 거임.

#델피에 다녀온 상욱과 희열
상욱/'델포이 신탁'(국가의 중대사안이 있을 때 신에게 결정을(신탁) 구하던) 으로 유명한 곳임.
희열/ 신의 시야를 체험하는 듯한 협곡과 풍광이 너무 좋았음.
영하/ 우리가 과학자에게 투자하고 미래의 전망을 묻는 것, 기업의 컨설팅이 바로 현대의 신탁임.

# 에기나 섬에 다녀온 호메로스와 일리아스 이야기
영하/ 고요하고 안온한 휴양지임.
시민/ 재밌는 지옥에서 살던 사람은 심심한 천국에 가보고자 하는 로망이 있는데, 매일 살면 그곳도 천국이 아님. ㅋ
희열/ 호메로스에 대해 설명 좀~
영하/ (일리아스에 대한 이런저런 해석들.... 후의 결론)
작가는 뭘 쓰는가도 중요하지만 뭘 안 쓰는가도 굉장한 능력임. 
분노가 결국엔 인간성에 패배하는 일관된 주제가 갖는 힘이 있는 작품임.

시민/ 호메로스가 실존한 인물이었냐는 의문이 있음. 
'일리아스'에 담긴 그 수많은 서사들이 한 사람이 지어낼 수 있는 분량이 아니어서 집단저작으로 보는 견해가 있음.
버뜨~ 도덕 윤리 문명을 해석한 인간성의 관점에서 보자면 한사람의 작품으로 보이기는 함.

영하/호메로스는 인간의 잔혹성을 직시한 사람임.  그 잔혹성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으니 그게 인간성임을 말한 것임.
극도의 분노 속에서도 적을 받아들이는 마음. 그게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가능케 했다고 생각함.

# 각자 여행지에서 맛집 찾아내는 방법
영하/ 기웃대는데 주인이 너 뭐임? 라는 불친절한 눈빛을 보내는 곳이 맛집임. (진애, 대공감)
상욱/ 맛집보다 예쁜 곳을 좋아함. (점심 먹은 곳이 '태양의 후예'촬영지였다고?)

# 그리스 조각 품평
진애/ 정지 상태에서 점차 각이 살아나며 역동적인 동상을 추구했음.
남자의 미를 찬미했던 시대라 남자는 다 벗기고 신체구조까지 재현해 놓았음.
시민/ 동상의 남자는 다 옷을 벗고 있는데, 부조의 남자는 옷을 걸친 이유는?
진애/부조는 역사의 기록으로 직위를 가진 남자를 그렸기 때문임. 그리고 나체는 3D로 봐야함, (일동 폭소)

#아테네와 헤어지며
영하/ 초행은 아니나 동행한 사람들의 특성 땜에 경험치가 달랐음. 
진애/ 실망할까봐 못 와봐서 초행이었음. 다시 와보고 싶음.
상욱/ 가족과 다시 오고 싶음.
시민/ 명성이 높은 사람을 만나봤는데 기대에 못 미치는 느낌. 그래서 다시 오고 싶지 않은데 다시 오게될 것 같은 느낌.
경제가 나빠서 초라함. 미소년에다 빛나는 인성을 가지고 있던 사람의 쇄락을 보는 듯함. 
근데 유럽 어느 도시를 가도 그리스 문명과 만나게 됨. 자기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한번은 봐야 할 도시임.

IP : 122.34.xxx.30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9.29 1:52 PM (122.34.xxx.30)

    이런 긴 글을 몇 분이나 읽겠나 싶지만, 시작한 거는 끝을 보는 성격이라...
    (실은 유 작가님 팬이라 그의 모든 걸 기록해놓는 터라....-_-)

  • 2. ...
    '18.9.29 1:56 PM (222.111.xxx.182)

    이번 편은 유 시민 작가님과 김 영하 작가님의 개그 콜라보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신탁 해석 동업 제안이라든지... ㅎㅎㅎ
    세 시즌 가운데 이번 시즌 멤버들이 합이 제일 좋은 느낌이예요.

  • 3. Dms
    '18.9.29 1:59 PM (117.111.xxx.233)

    고마워요 즐겁게 읽었습니다

  • 4. 고맙죠
    '18.9.29 2:00 PM (112.152.xxx.131)

    ..그런 유시민이 노무현재단이사장 내정이라니
    더 반갑고 ^^

  • 5. 알쓸3
    '18.9.29 2:09 PM (49.163.xxx.134)

    그리스 1, 2 정말 재미있어요. 여러번 돌려보는 중...
    출연진의 힘이기도 하지만 나피디까지 다시 보여요.

  • 6. 감사합니다
    '18.9.29 2:21 PM (211.199.xxx.169)

    다시한번 듣게 해주시네요^^ 다음펀도 꼭 부탁드려요~~

  • 7. . . .
    '18.9.29 2:23 PM (59.12.xxx.242) - 삭제된댓글

    알뜰신잡 그리스2편ㅡ감시합니다
    원글님 능력이 놀라워요

  • 8. . . .
    '18.9.29 2:24 PM (59.12.xxx.242)

    알뜰신잡 그리스2편ㅡ감사합니다
    원글님 능력이 놀라워요

  • 9. 마지막
    '18.9.29 2:39 PM (1.246.xxx.87)

    방송을 다시 보는 듯하네요.
    다음주 너무 기대하고 있어요

  • 10. ..
    '18.9.29 2:44 PM (211.205.xxx.142)

    너무 좋은 프로그램
    집중해서 봐서 재방은 안보게 되네요.
    기억에 남는 부분은 분노를 인간성이 이긴 호메로스 이야기.

  • 11. ...
    '18.9.29 2:48 PM (218.236.xxx.162)

    앞부분 못봤는데 고맙습니다~
    유시민님 소크라테스 덕후셨네요 ㅋ
    김진애님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지만... 이번편도 재미있었어요

  • 12. 감사해요
    '18.9.29 2:52 PM (223.62.xxx.37)

    저도 너무 좋았어요
    이렇게 정리해주신 님도 대단해요

  • 13. O1O
    '18.9.29 3:28 PM (112.160.xxx.38)

    감사
    이글이 인상에 남네요.
    플라톤 어록/ "시민이 공적인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 나보다 저열한 자의 지배를 받게 된다"

  • 14. ...
    '18.9.29 3:40 PM (175.209.xxx.150)

    방송보고 나서 글을 읽으니,
    정리가 잘 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 15. kate1002
    '18.9.29 3:56 PM (175.196.xxx.62)

    감사합니다.

  • 16. 좋아요
    '18.9.29 4:00 PM (1.243.xxx.93) - 삭제된댓글

    이런 글 좋네요

  • 17. 원글님멋짐
    '18.9.29 4:10 PM (123.254.xxx.248)

    다음편도 꼭부탁합니다수고하셨어요~~~

  • 18. ㅇㅇ
    '18.9.29 4:58 PM (90.193.xxx.78)

    원글님 감사.
    왜인지 여행프로 안 봐지는데, 시민님 어록만 보고싶었어요.
    저한테 딱 맞춤이네요.

  • 19. 기쁜날
    '18.9.29 5:17 PM (175.209.xxx.1) - 삭제된댓글

    정리해 올려주신 원글님의 능력과 정성에 반해서 예전에 올려놓으신 알쓸신잡편도 다 찾아 읽었어요

  • 20. 나누자
    '18.9.29 11:27 PM (122.34.xxx.30)

    ㄴ 음. 요약된 글이라지만 몰아서 읽기엔 버거운 분량인데, 체하지 않으셨는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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