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태어나고 사정이 있어서 9개월 동안 애기와 함께 친정신세를 졌었어요.
친정부모님이 원래 교육에 좀 극성인 스탈이라서 6-7개월 짜리 애를 데리고 온 집안을 다니면서 이건 뭐고 이건 뭐고 사물이름을 알려주시더라구요.
그 탓이었는지 주변 아이들보다 좀 일찍 말을 하기 시작했었어요.
제 생각엔 굳이 1살, 2살때부터 그렇게 열심히 가르치지 않아도 어차피 말은 나중에 다 할거고
엄마가 따뜻하게 대해주고 일상에서 잘 케어해주면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친정신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지내고나서 3개월 뒤 돌쯤이 되었는데
아이가 할 줄 아는 말이 친정살이 할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거예요.
그 때도 친정부모님이 저보고 뭐라하셨어요.
이 시기에 뭐든지 다 궁금해할 시기니까 일부러라도 주변 사물들이 뭔지 많이 알려줘야한다구요.
근데 제 생각엔... 9개월이나 12개월이나 뭐 그런 큰 차이가 있겠나 싶었고,
아프지 않고 잘 자라고 있고, 사랑 듬뿍 주고, 간간히 책도 보여주고, 몸으로 놀아주기도 하고 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무렵에 남편에게도 상의를 했었어요. 친정부모님의 생각과 제 생각도 얘길 했구요.
남편도 제 말이 맞대요. 너무 아기인데 뭘 그렇게 계속 알려줘야 하냐구요.
그래서 그냥 전 하던대로 했어요.
아이가 옹알이같은거 하면 뭔말인지 모르겠지만 대답 잘 해주고, 안아주고, 잘 놀아주고...
낱말카드도 하고 도형맞추기 같은 것도 했는데, 아이가 하고 싶어할때만 놀이식으로 시켰지 이 낱말을 마스터 하게 할거야 란 식으로 백번 천번 반복하고 그러진 않았어요.
그냥 술렁술렁 읽어주다가 애가 지루해하면 덮고 간지럼피기 놀이하면서 까르르 웃으며 놀고 그랬죠.
근데 이제 19개월이 되었는데 아직도 말 하는 단어는 나아진게 별로 없어요.
걸음마도 겨우 떼던 아이가 이제는 뛰어다닐 정도로 신체적으론 많이 컸는데 말이죠...
18~19개월엔 다른 아이들은 맨날 '아니야' 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던데
얜 말하지 않고, 싫으면 고개를 저어요. 좋으면 웃고요. 화가나면 울고, 하고싶은게 있으면 소리를 질러요.
엄마가 물어보는 말은 다 알아들으면서 자기는 대답을 말로 안하네요...
이게... 제가 주입식으로 여러번 알려주고 그러지 않아서 그런건지
애가 언어능력이 좀 늦된건지 모르겠어요.
그 외엔 아이가 착하고, 활동성도 좋고, 건강해요.
특히 좋아하는건 도형맞춰서 끼워넣는걸 좋아해서 아기의자나 가방에 벨트같은 버클이 있음 어떻게든 지가 끼워요.
뭐든 지가 해보려고 해서 음식도 돌 무렵부터 숟가락질 혼자 했구요.
그 동안은 별 생각 없이 지내다가 또래 아이들 얘기를 듣다가 우리 아이가 말이 늦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남편이 난리가 났네요..... ㅠㅠ
전 그냥 이제까지 하던 것 처럼 지내도 언젠가 말문이 트이겠지, 설마 말을 못하겠어 라는 생각인데
남편은 조급한가봐요. 애한테 계속 낱말카드 읽어주고 난리예요.
전 아직도 그냥 태평(?) 한데 뭐가 맞는건지 모르겠어요.
지금 좀 일찍 말하고 많이 아는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싶거든요.
아이 키우는데 정답은 없고, 저도 경험이 없으니까... 선배맘님들의 아주 작은 조언이라도 듣고싶어요.
답변해주신 분들 미리 감사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