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잘못한 사람들이 그것을 지적당하고 비판받을 때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를 오히려 몰아붙이는 거 한두 번 본 거 아녜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방송에 나와서 자기가 겪었던 폭력에 대해서 증언하기까지
김지은이라는 한 여인이 겪었을 고통과 번민이 어떠했을지
제가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성폭행처럼 큰 사건은 겪어보지 않았지만
자잘한 언어성추행을 많이 겪어봤어요.
지금에야 그런 말을 들으면 발설자가 누구든간에 강하게 어필하지만
어릴 적에는 정말 혼자서 속앓이하고 어째야 할지 몰라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김지은씨의 경우 위계에 의한 성폭행, 그것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왜 처음 당했을 때, 사람들에게 얘기를 못하느냐. 이런 의문들을 많이 제기하시는데요.
일단 제 경험에 미루어 보면
저런 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무방비상태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머리가 하얗게 되고
반응체계? 이런 게 정지가 돼요. 신체를 만지는 성추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더군요. 이건 딱 한번 겪어 봤어요.
성폭행...그것도 자기 캠프에서 가장 힘이 센 자가 저지르는 폭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처음 확 닥쳐왔을 것입니다.
얼떨떨하게 당하고 나서 번민은 계속되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또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전 그래서 몇개월 간 여러 차례 그러한 동일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고 봐요.
이윤택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되실듯...이 사람에게 당한 피해자들도 같은 케이스죠.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조직의 암묵적인 룰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그것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기가 쉬웠을까요?
김지은씨가 방송에 나오기 전에 사람들이 자신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불륜으로 몰아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그녀가 느끼던 위기감이 컸고
더 이상 이렇게 지낼 수 없다고 느낄 정도로 상처가 심했겠지요.
오히려 방송에 나와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 그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더 잘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전 누가 뭐래도 김지은 씨 편이구요.
그녀가 이 고난을 잘 극복하고, 일어서시기를 빌어요.
오히려 진짜 불륜이었다면 저런 식으로 터뜨리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결혼하자고 하면서 나만 사랑한다고 하면서 여러 차례 관계를 갖고서 나를 농락했다
이렇게 말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지은 씨 힘내시고, 저처럼 님을 믿는 분들이 많으니 용기 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