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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생에 무슨 죄를 진건가..

ㅠㅠ 조회수 : 3,750
작성일 : 2018-04-25 15:05:37
무능하고 소심한데 그 열등감을 아내에게 폭력 쓰고 밖으로 돌며 도박으로 풀었던 아버지, 무능한 남편 대신 가정경제 책임진데다 막장 시누이들 때문에 고생했던 어머니 아래서 컸어요. 어머니는 자존심이 강해 자신의 고통을 친구나 부모형제에게 내색 안하는 대신에 일찍 철이 들어버린 외동딸인 제게 모든 걸 얘기하고 풀었죠. 일곱살 때 감기가 심한데 엄마 알면 걱정할까봐 혼자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오고, 퇴근해서 제사상 차리고 손 하나 까딱 안한 시누이들이 돌아가자 쓰러지듯 잠든 엄마 대신 새벽까지 설겆이를 끝냈던 때는 제 나이 열살 때였어요. 학교 들어가서도 알아서 공부하고 뭐 하나 걱정 끼치는 것 없이 성장해서 지방여고 3년 내내 전교1등 해서 서울대 갔는데요. 실은 합법적으로 집을 떠나고 싶어서 그 간절함으로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를 증오했고 엄마는 안타까웠지만 점점 더 본인의 스트레스를 제게 푸느라 짜증내고 소리지르는 모습을 견디기가 힘들었거든요.

남들 부러워하는 직장 들어가서 결혼도 무난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가부장 그 자체에 아내를 통한 대리효도가 당연한 사람이고 모든 걸 제 탓으로 돌리는데다 버럭이 일상이네요. 그래도 참고 살아보자 하는데 하나 있는 자식이 그렇게 속을 뒤집어놓네요. 공부는 이제 더 기대도 없고 그저 학교 탈없이 다니고 생활 습관이라도 바르게 형성되기를 바라는데 최소한의 기대도 무너지게 합니다. 집에 오면 폰이 유일한 취미생활이고 아침밥 아무리 정성스럽게 차려줘도 속 안좋다고 아예 먹지 않아요. 주말 아침 늦게 먹을 때는 두 그릇씩 먹으니 음식 솜씨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밤에는 피곤하다면서도 늦게 자고 아침에는 절대 못일어나고요.

나는 무슨 죄를 져서 부모 복도 없더니 남편, 자식 복도 이 모양인가 사는게 지긋지긋하고 다음 생은 부디 태어나지 않기만 기도합니다...
IP : 211.179.xxx.8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4.25 3:08 PM (117.111.xxx.33)

    기도하겠습니다..

  • 2. 에구
    '18.4.25 3:11 PM (121.168.xxx.16)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조심스럽지만 배우자를 고를 때 자기도 모르게 원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로
    부모와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을 고른다고 들었네요.
    상담을 받아보시고 나의 어떤 행동들이 이런 여러 문제의 원인이 되는지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알게 되시고 그 과정을 통해 치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3. 원글님
    '18.4.25 3:11 PM (110.70.xxx.9)

    복이 여러가지인데
    원글님은 인복이 좀 부족한 거에요.
    학력 좋고 직업 좋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복인지 모르시네요.

    사람이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고 합니다.
    님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그냥 가족들에 대한 기대를 접고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세요.
    그게 편히 사는 길입니다.

  • 4. 원글님
    '18.4.25 3:15 PM (218.158.xxx.85)

    서울대 만으로도 충분히 부럽습니다.
    힘들게 살아온 인생 꼬이게 살지 말고 정신차리세요.

  • 5. ..
    '18.4.25 3:16 PM (175.115.xxx.188)

    다른건 모르겠는데 아이는 건강하잖아요
    그것만으로도 큰행복 이에요
    위로가 되시죠

  • 6.
    '18.4.25 3:24 PM (117.123.xxx.188)

    어머님이 옛날 분이셧네요
    내가 힘들다고 딸까지 힘들게 할 필요 없었을 텐데요
    위로 드려요...
    전생에 죄 지은 거 아니고
    아버지나 어머니나 무식해서 그런거에요
    그나마 공부 잘해서 남들 부러워하는 대학 다니셧으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요즘 아이들은 그런경우가 많더라고요
    제 딸도 고딩때 10시반에 집에와서 계속 피씨를 봐요
    요즘은 폰을 보겟죠?
    그나마 과외하면 12시 넘어 집에 옵니다
    그럼 바로 자야지
    꼭 2시까지 버티다 잡니다
    그럼 아침에 일어날 수 잇나요..안되죠
    다들 그리 살더라고요
    또 살아집니다
    힘내세요!!!

  • 7. 산너머북촌
    '18.4.25 3:28 PM (182.230.xxx.136) - 삭제된댓글

    전생 이런 건 잘 모르겠는데,
    전 어떤 스님이 제가 여기저기 아프다고하니까 전생에 살생을 많이했다고 하네요.ㅎㅎ.
    힘드시겠지만 또 좋은 일이 있지 않겠어요.

  • 8.
    '18.4.25 3:31 PM (14.36.xxx.12)

    대충읽고 댓글쓰다가 찬찬히 다시보자하고읽는데
    7살애기가 혼자 병원가서 주사맞고부터 얼떨떨하네요
    혹시 전업이신가요
    보통사람도 보통지능도 아닌데 왜그러고 사세요???
    정말 왜그러고 사세요?

  • 9. 근데
    '18.4.25 3:32 PM (14.41.xxx.158)

    단순하게 생각하면 지금 밥 안굶고 사는 것만도 감사하고 가족들 큰병 없이 사는 것만도 감사하잖아요
    자식 공부도 어쩌면 욕심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면 감사죠 감사가 너뭐 거창해야 감사는 아니에요

    단지 남편넘이 님에게 버럭거리며 대리효도 압박하는 것 고것만 슬슬 닥치게 하세요 애도 머리크고 결혼생활 연차가 있음 나이쳐먹은 남편넘 지랄 덜 떨게하는 연차도 생길때가 됐어요
    버럭거리는거 남편넘이나 자식새끼나 그꼴 오래 못봐주잖아요 봐줘봐야 화병만 남지

  • 10. 음.
    '18.4.25 3:44 PM (220.123.xxx.111)

    님 잘못은 딱 하나네요.

    그지같은 배우자랑 결혼한 점.

    어릴적 일은 님의 선택사항이 아니니 어쩔수 없고..
    남편의 무얼보고 결혼햇는지 모르지만.
    그게 틀린거죠

  • 11. 버드나무
    '18.4.25 3:45 PM (182.221.xxx.247) - 삭제된댓글

    읽다보니 부러운 부분이 몇개 보이네요

    1. 다행히 그런 아들 하나인거.
    2. 그런 아들이 어디 아픈건 아닌것 같으니. 빨리 20살되시면 훌훌털고 놀러 다니심 되겠네요
    3. 머리 좋으신거.. 그건 타고난 축복이니. 책읽으심 되요
    4. 아침밥까지 잘 차리시는거 보니 건강하신가 봅니다. 건강도 부럽네요

    아들이 그런 아들이고 남편도 그런남편이니.

    아들 20살 되면 독립적으로 혼자 사세요
    다행히 친정이 이혼은 못한다.. 그럴 집도 아닌듯 싶고.

    독립된 자유를 누리세요 . 아이 20만 되면 어머님은 자유입니다.
    그 자유를 못챙기신다면 그건 어머님이 가둔 감옥이구요

  • 12. 원글
    '18.4.25 4:00 PM (211.179.xxx.85)

    이혼 준비는 하고 있어요. 직장생활 10년 넘게 했으나 아이 초등 때 그만 두고 심지어 시아버지 병간호도 2년 넘게 제가 했어요. 시어머니는 나는 못한다 반복, 남편도 우리 엄마 못한다 반복..그 때 이혼했어야 하는데 아이 어렸고 이번만 견디면 이런 일 또 있겠나 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서울대 나오고 전 직장 좋아도 40넘은 경단녀 오라는 곳은 없어서 자격증 땄고 지금 파트타임으로 일하는데 아이 스무살 되면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과외도 해봤는데 스트레스 심해서 그건 그만 뒀고요.

    일곱살 애기가 혼자 병원 가서 놀랍다는 분..저도 지금 생각하면 놀라워요. 병원비가 없으니 나중에 저 나으면 엄마한테 말해서 갖다드린다고 했어요. 아플 때 얘기하면 걱정하신다고..그 병원이 동네 병원이라 엄마도 의사선생님과 안면 있는 병원이라서 엄마한테 연락이 가서 엄마가 많이 우셨어요. 엄마가 우시니 저는 그게 또 두렵고 무서웠던 기억이 남아있어요.

  • 13. 버드나무
    '18.4.25 4:47 PM (182.221.xxx.247) - 삭제된댓글

    .. 원글님이 무슨 마음인지 알아요. 저희 엄마가 그렇게 여려서 전 정말 두려움속에 살았어요
    버티었지요. 결혼이 도피처였어요.
    저런 엄마 옆에서 도망갈수 있다.......

    저랑 좀 많이 비슷하신데 . 몸약한 남편만나 몸약한 아들녀석 키우다 보니..

    저의 장점을 알게 되더라구요

    1. 그런 부모를 견디었던건 나의 인내력과 체력이 유전자속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2. 남들과 비교 못하시니 명문대 나온게 자신의 노력같지만 결국 유전자를 이용하신거에요
    지적능력은 복입니다.

    심리 상담 받으시면서 정신적으로 단단해 지세요

    어린시절의 나를 객관화 시키시고 칭찬많이 해주세요

    부모복은 없었으나. 나에게 이런체력과 지능을 준것은 고마워 하세요


    행복하실 겁니다.. 절대 이제는 남탓하지 마시고 그 울던 어린이를 키워주세요

    잘컸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세상에 감사할것이 많음을 알아차리시길...

    수고 많으셨습니다.

  • 14.
    '18.4.25 5:56 PM (218.153.xxx.81)

    님 때문에 로그인. 동생 같고 또 나 자신 같기도 해서요. 원글님. 원글님 같은 분들이 제법 있어요. 우리 사회 여자들 삶 ‥ 그렇지요. 착하고 똑똑하고 어리석고. 하지만 지금은 막막하겠지만, 자기가 가진 힘은 어디 안갑니다. 공부하던 힘, 엄마 보살피던 힘, 가족을 견디던 힘. 그게 다 재산이 되어 50넘어 길이 열리기도 해요. 너무 일찍 지치거나 포기하지 말고 한걸음씩 가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자기를 발견하게 될 거예요. 자식이나 남편이 아닌 나로 채워진 삶. 그것도 멋져요. 포기하지 마세요. 할 수 있어요

  • 15. 나도시어머니
    '18.4.25 8:51 PM (115.21.xxx.23)

    인데요 딸은 없어요 아들만 둘인데 우리큰며느리가 43세네요
    만일 우리딸이 원글처럼 산다고하면 내가가서 손목잡아끓고 나옵니다
    내가첫째고 그다음이 자식이고 그다음이 남편이지요 100세시대에 참고살지 말아요 내가먼저 암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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