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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무 감성적이라 늘 슬픈 친정엄마.. 달래주기도 지치네요..

바뀌다 조회수 : 5,650
작성일 : 2018-03-22 18:37:20

70세인 엄마는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나 그 당시 학구열이 높았던 외할머니 덕분에 대학도 다니고 피아노도 배우며 부러움을 받고 살았었대요.

그러다 성실하고 무던하지만 경제력은 별로인 말단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를 만나 결혼하는 바람에 그동안 누려왔던 문화생활(?)도 못하고 그냥 전업주부로 살게 됐죠.

세상 물정도 잘 모르고..경제활동은 당연 못 하고..마음도 약하고 몸도 약해서 누가 소리라도 치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스타일입니다.

착하고 순수하시기도 해요..딸인 저한테 말도 함부로 하지 않고 어릴 때도 큰소리 내거나 때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어요.

그런데 너무 소녀감성이고 유리멘탈이에요.

비가 와도 슬프고...책을 읽다가도 너무 좋으면 잠을 못 자고..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도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는....

 

저는 외동딸이라 어릴때부터 너무 유약한 엄마의 말상대를 독박으로 해주다보니 위로해주고 해결해주다 엄청나게 씩씩하고 독립적인 성격이 됐어요. 저도 모르게 나는...누군가에게 기대지 말아야지 하는 게 있었나봐요.

누구에게 부탁도 잘 안 하고 가능하면 스스로 해결하고 대학1학년 부터 아르바이트 하며 용돈도 다 스스로 해결하며 지냈고 결혼도 제가 다 벌어서 해서 갔어요. 엄마 한복에 미용실 비용 계산까지 다 해주고 결혼식 끝나고 정산까지 다 제가  하고 신혼여행 갔었네요...ㅠㅠ

제가 결혼을 하니 엄마가 말도 못하게 외로운가 봅니다..

매일 전화를 해요...매일매일..어디 아프다..보고싶다..친구 누구가 나한테 뭐라뭐라 했는데 넘 속상해...

비오니 나가기 싫다..예전 너랑 여행 갔던 곳 또 가고싶다...근사한 곳에서 커피 마시고 싶은데 우리 언제 만나? 언제 와?..

예전엔 여리고 약한 엄마가 마음아프고 짠하고 그랬는데..이젠 지겨워요.

제가 결혼을 하고 보니까...더 이해가 안 돼요. 나는 직장도 다니고 저녁에 대학원도 다니면서도 살림도 하고 그래도 친정이나 시가나 뭐 해달란 말도 힘들단 말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뭐가 그렇게 힘들고 슬플까요...

언제까지 받아줘야 할 지...연락을 끊자니 또 걱정되고...방법이 없네요..

IP : 211.107.xxx.248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나마
    '18.3.22 6:41 PM (110.14.xxx.175)

    시어머니가 안그러셔서 다행이에요
    아들만 둘인 시어머님께서 아무 공감대도없는
    며느리에게 그런식으로 옛날 얘기하며 우시는데 미치겠어요

  • 2. ...
    '18.3.22 6:44 PM (39.121.xxx.103)

    그 연세에 대부분 친구들 모임,문화센터에서 여러가지 배운다고 다들
    넘 바빠 시간이 없다고 난리신데...
    어머니 문화센터 다니게 해보세요..
    울 엄마는 수영 매일 다니시고..
    고전무용,장구,그림 다니시거든요..
    거기에 친구들 모임도 거의 매일..
    제가 뭐 부탁하려해도 엄마가 더 바빠서...

  • 3. 서서히 엄마를
    '18.3.22 6:49 PM (118.37.xxx.114) - 삭제된댓글

    독립시키세요 내힘에 부친것을 어찌하나요
    다 알아서 살게 되어 있어요

  • 4. ..
    '18.3.22 6:59 PM (110.15.xxx.67)

    친정 아버지 같이 안계신가요? 남편에게서 채워지지 못하는 것들을 딸에게 보상받으려 하시네요. 아마 저런 성격 받아주는 친구도 이젠 곁에 없을 겁니다.

  • 5. ...
    '18.3.22 7:06 PM (49.142.xxx.88)

    윗분 말대로 운동, 문센, 봉사활동 등등으로 엄마를 독립시켜야할텐데 70이시라니 넘 늦은감이 있네요... 에궁
    저희엄마는 얼마 전 환갑이었는데 친구분들이 미역국이랑 케익이랑 선물까지 생일 다 챙겨주고 평소에도 독립적으로 지내시니 넘 좋거든요. 온 가족 시간맞춰서 환갑기념 해외여행가기로 해서 생일 당일 날까지 굳이 힘들게 내려오지말라그래서...
    저도 자식에게 의존하지않는 멋진 엄마가 되기로 다짐해봅니다.

  • 6. .....
    '18.3.22 7:15 PM (49.172.xxx.87) - 삭제된댓글

    짜증내면서 한풀이 하소연하는 타입만 있는게 아니었네요,..-_-;;
    소녀감성일 뿐 사람 힘들게 하는 건 똑같으니..
    어머니 유리멘탈 붕괴되더라도
    어느정도는 님의 심정을 어필하셔야 할 듯..
    그거 말고 딱히 답이 없지 않을까요?..
    저렇게 아랫사람 붙잡고 한탄하는 타입은 눈치가 없어서
    계속 하기 마련이니까,,,

  • 7. 바뀌다
    '18.3.22 7:27 PM (211.107.xxx.248)

    아버지 계시는데 또 칭얼댄다..하며 끝까지 잘 안 들어주시니 외롭다고 해요.

    문화센터도 가고 동창모임도 가시는데..대화가 잘 안 통하네..너무 주장들이 쎄네 하면서 모임도 잘 빠지더라고요.. 근데 친구분들도 그 연세에 누가 얼마나 말 받아주려고 하겠나요..^^;;

    엄마, 나도 바뻐죽겠어. 나라고 힘든 일 없겠냐 말한 적 있는데 ..아버지 붙잡고 제가 무슨 힘든일이 있나보다고 한숨쉬며 어쩌냐고 걱정을 해대는 통에...아버지 힘들까봐 말도 못하겠어요.

  • 8. 바뀌다
    '18.3.22 7:29 PM (211.107.xxx.248)

    제가 강하게 말을 하는 방법밖엔 없을까요...?
    저는 제가 결혼해서 씩씩하게 사는 모습 보면 느끼는 바가 있어서 달라질 거라 생각했는데 더하네요..

  • 9. 정신과나
    '18.3.22 7:34 PM (221.149.xxx.70)

    상담소 가라고 권유하세요 속에 쌓아두면 병나요

  • 10. ..
    '18.3.22 7:36 PM (110.15.xxx.67)

    배우자도 안들어주는 상태에서 외동딸이 외면하면 또 다른 누군가를 찾아 나서실 거예요. 저런 성격은 누군가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면 살아내질 못하는 타입이예요. 감정의 쓰레기통의 또 다른 유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11. 한지혜
    '18.3.22 7:41 PM (116.40.xxx.43)

    시집 보내는 건 어떤지.....
    참 딸이 아니라 어머니라 그랬죠?

  • 12. ..
    '18.3.22 7:55 PM (223.38.xxx.134) - 삭제된댓글

    자식에 대한걸 정리하는법을 배우셨어야 하는데ㅜㅜ
    70세시라니 참..
    어쩌나요ㅜ
    여기 82 에도 아들 군대갔어요 보고싶어 미치겠어요
    딸 지방기숙사 들어갔어요 매주 안와요 보고싶어 잠이 안와요
    이런분들 많잖아요?
    부모가 되면 성인된 자식 떼어내는 법도 배우셔야 합니다
    그렇게나 아깝고 아까워 못떼어놓겠으면
    결혼 안시키고 평생 데리고살면 되는거죠

  • 13.
    '18.3.22 7:58 PM (218.153.xxx.81)

    의존적이고 미성숙한 어머니를두셨군요.
    소녀감성이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처리 못하는 게 문제죠.
    솔직하고 정확하게 얘기하세요. 물론 어머니가 바뀌진 않겠지만 적어도 나를 불편해한다는 것은 알릴 수있으니. 받아줄수 없는 거까지 무리해서 받아주지 마세요. 슬픈 건 엄마사정. 살기 바쁜건 내 사정. 난 내 사정대로 살아야것다 이렇게 마음 먹으세요. 아버지 걱정도 마찬가지. 그건 아버지가 감당할테니 걱정마시고.

  • 14. 님은 튼튼한 쓰레기통
    '18.3.22 8:27 PM (112.155.xxx.101)

    오늘 베스트 글에 있는 세상을 살면서 깨달은 세가지 읽어보세요
    두번째까지 안가도
    님은 첫번째 케이스에요
    어머니를 받아주면 바뀔수 있다는 생각이 오만이구요
    두번째 감정도 소모품이라 계속 받아주다가는
    나중에 연락하기도 힘든 사이가 된다는거
    이건 에너지가 고갈 된다는 뜻
    세번째까지는 가지 마시길 바랍니다

    님은 어머니에게 있어서 튼튼한 스댕 쓰레기통이에요
    감정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망가지지 않는 쓰레기통이요

    어머니께 이제 일려주세요
    엄마가 자꾸 그런말 하면 나도 아프고 힘들고
    하루종일 일이 안되고 우울하다고요

    오늘 베스트글 꼭 읽어보세요

  • 15. 흐미
    '18.3.22 8:36 PM (125.177.xxx.102) - 삭제된댓글

    울엄마가 왜 여기 계시나요. 유리멘탈 문학소녀 부잣집 귀한 딸 공주님 노릇 돌아가실 때까지 할거같아요. 저도 그런 엄마 받아주느라 절로 독립적, 드라이, 해결사, 씩씩하게 자랐죠. 턱 받치고 나만 기다리고 나만 오기를 바라고 여행가고 커피마시고 음악회가고 등등..너무 부담되고 지겹고, 원글님 말씀대로 뭐가 그렇게 매일 슬프고 우울하고 가슴이 저리고 상처된다는 건지...왜 난 다 받아주기만 해야하는건지...

    심지어 전 외동딸도 아니에요. 다른 형제들은 절대 안 받아주니, 상대적으로 맘 약한 저한테만 그러시는 거죠. 정말 미칩니다. 모든 우주가 본인을 위주로 도는 듯한..비련의 여주인공 코스프레

  • 16. sany
    '18.3.22 8:49 PM (58.148.xxx.141)

    문제에요
    진짜가끔은 딸도 기대고싶은엄마가있는데
    아홉번받아주면 나도 딸로서기댈수있는엄마가
    되어달라고 이야기해도
    안되겠죠?
    근데그런심성은 아버님께서안받아주신다고해도
    가족들이오랫동안받아줘서 유지되는걸꺼에요

    그냥 연락을당분간끊으세요

  • 17. ..
    '18.3.22 8:56 PM (49.170.xxx.24)

    적당히 띄엄띄엄 받으세요.
    첫째주에는 이틀에 한 번, 그 다음 주는 3일에 한 번, 그 다음주는 일주일에 한 번, 그 다음은 2주일에 한 번 그 다음은 한 달에 한 번.

  • 18. ..
    '18.3.22 8:58 PM (49.170.xxx.24)

    왜 전화를 안받냐고 하면 바쁘고 정신 없다며 바쁜일 리스트를 읊으세요. 전화통화 중에도 내 하소연도 쭉 늘어놓으시고요. 돈 없다고 돈 빌려달라고도 해보세요.

  • 19. ..
    '18.3.22 9:21 PM (221.144.xxx.25)

    어머니 때문에 힘들다는 글인데도, 씩씩하게 자라고 결혼식 치른 일 읽으면서 마음이 통쾌상쾌유쾌해서 웃었답니다. 원글님은 참 멋지시네요. 강한분이시고요.

  • 20. ㅣㅣ
    '18.3.22 9:45 PM (121.145.xxx.122) - 삭제된댓글

    참 주위사람 피곤 하겠네요
    일주일에 두번만 전화하고 살자 하세요
    엄마 하소연, 기분 받아주다보니 내가 너무 힘들어
    상담받아야할 지경이라고 하세요

    저희딸 외동딸이고 지금 20대지만 그런 관계 아니에요
    제가 딸한테 그러지도 않지만 딸이 나한테 그런다해도
    저는 숨막힐거 같네요

  • 21. 바뀌다
    '18.3.22 9:58 PM (211.107.xxx.248)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제가 여기서 하소연을 하고...위로를 받네요..
    베스트에 올라온 세 가지..글 봤어요...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 22. 바뀌다
    '18.3.22 10:03 PM (211.107.xxx.248)

    위에 흐미..님..님 글 보고 웃음이 나왔네요. 제 엄마도 그렇게 가슴이 저린다 하고 상처 받았다 하고 그렇거든요.. 여기 써주신 좋은 댓글들 공유 하면서..우리 앞으로는 분리시키는 연습을 해봐요.

    그리고 위에 221.144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그런데 저는 20대 저를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도 조금 듭니다.^^

  • 23. 에휴
    '18.3.23 8:49 AM (175.211.xxx.116)

    저희는 제가 씩씩하고
    제 20대 딸이 유리멘탈이네요
    맨날 힘들다 하소연 들어주고
    방학때마다 여행가고 싶다 하고
    학기중엔 체력딸린다고 건강에 좋은 거 챙겨달라 하고
    기분좋은 날은 멋부리고 혼자 쇼핑다니긴 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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