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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미투현상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

.. 조회수 : 2,659
작성일 : 2018-03-10 00:24:21
우선 술한잔하고 핸드폰으로 막 쓰는 두서없는글이니 양해바랍니다.
요즘 미투활발하죠.
상처받은 사람들의 용기에 손가락질하고 싶은 마음은 1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 상처받은 사람중에 한사람이니까요.
다른점이있다면 저는 이제와서가 아닌 그당시에 10년전에 목소리를 냈던 사람이죠.

옛날 좋아하는 같은 대학교내 오빠가 있었어요. 술을먹게됬습니다.
좋아하는오빠가 술사준다니 좋았죠.
술을 많이먹었습니다. 못먹겠다 못먹겠다하는데 친구들 데리고와 술게임하며 자꾸 먹여댔죠.
제가 그자리에서 술마신건 그새끼를 그당시 좋아했기때문이지 그새끼랑 자고싶어서 그랬던게 아닙니다. 근데 일어나보니 모텔이더군요.
정말 필름은 끊겼는데 일어나니 모텔이고 당황스럽고 그상황자체가 낯설고 무섭더라구요.
간밤에 뭔일이 있었는진 모르지만 (기억은 안나니)그미친놈이 아침에 또 덤비려했던건 기억납니다. 뭐하는짓이냐했더니 이제와서 왠 순진한척이냐던 그새끼

전 너무 당황스런 그상황에 눈물만나고 어찌할줄 몰라 같은 대학내 친구들에게 말을했죠. 처음엔 절 위로해주고 그새끼 같이 욕해줬습니다.

처음엔 제편들어주고 쓰레기라 욕하던 친구들도 어머 오빠 안녕하세요!! 점심사주세요 이래대고 저는 거기다대고 너 왜 저오빠한테 밥사달라고 그래. 이럴수도 없었어요. 제가뭔가 찌질해지는 분위기였거든요.
그인간은 천연덕스레 학교다니고 제 친구들도 그인간과 잘만 어울리고 나는 죽겠는데...
저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화가 자꾸나더라구요. 나는 억울하고 기가차는데 저새끼는 똑같이 학교다니고 분노가 치밀더라구요. 내가 암만 떠들어대도 사람들은 그인간과 잘만 지내고..그래서 계속 그인간을 욕해댔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들이 그만좀해.너도 잘못이 있어. 쉬워보여 너가가끔. 나한텐 오빠 전혀안그러는데 너한테만 그래라는 뉘앙스의 말을 풍기는 주변의말투에 저는 입을 다물고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그뒤로 저는 정말 조용해졌어요. 제가 억울한일을 당해도 세상은 내탓을 할수 있다는걸 나에게 흠이된다는걸 알아버려서요.
근데 그당시 나에게 잘못이 있다고 말하던 여자아이가 엄청난 페미니스트가됬네요?ㅋㅋ sns에 올리는 글들을 몰래 훔쳐보면 알수있습니다.

부당한일에 눈물로 친구를 믿고 하소연 했던 저를 누구보다 침묵하게 만든 그아이가 미투운동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깨어있는 신여성인척 하니 기가찹니다.어디 인터넷 댓글인지 " 미투가 잘못된게 아니라 밝혀졌을때 죽고싶을만큼 창피한게 성폭력이다"라는 댓글을 퍼다 날라났네요ㅋㅋ.

세상이 변하는거 좋습니다. 근데 그당시 절 학교를 그만두게 만든건 그새끼탓도 있지만 절 손가락질한 사람들의 시선도 있습니다.
조민기시태 조재현사태 오달수사태에 누구보다 열을 내는 당신들도
그당시엔 그옛날엔 똑같은 인간이었을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당신으로인해 상처받고 부당한일에 소심해졌을 수 있구요.
왜본인은 과거의 일에 반성조차 안하고 나한테 사과한마디 안하고 기억도 못하면서 기억이 안난다는 오달수를 욕하나요? 조재현보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라고 소리치나요? 그럴 자격이나 되나요?

두서없는 긴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특정다수를 싸잡아? 비난한건죄송합니다.





IP : 223.38.xxx.13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3.10 12:28 AM (121.152.xxx.123) - 삭제된댓글

    계기가 되고 내게 기회가 주어지면 참으로 간교하고 잔인한 모습으로 변질되는 것이 인간의 본질중 하나이지요.

  • 2. 첫 댓글에 공감
    '18.3.10 12:32 AM (112.162.xxx.119)

    계기가 되고 내게 기회가 주어지면 인간은 180도 변하지요. 사람을 안 믿는 걸로 저도 변해가고 잇습니다.

  • 3. snowmelt
    '18.3.10 12:37 AM (125.181.xxx.34)

    어찌보면 2차 가해자들이 더 악랄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업까지 포기하셨다니..
    많이 힘드셨겠어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10여 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네요..
    원글님께 2차 가해를 했던 그에게 댓글 한번 날리시길..

  • 4. 토닥토닥
    '18.3.10 12:40 AM (221.162.xxx.206)

    저도 첫댓글님 말도 공감갑니다.
    기운 냅시다. 나이 들어 알게 된건 없는 줄 알았던 부메랑이란게 있다는 겁니다. 그것도 빠른 속도로 되돌아가는..
    그러니 기다립시다..

  • 5. 모르죠
    '18.3.10 12:45 AM (210.178.xxx.30)

    그 친구도 살아가면서 피해를 당해서 각성하는 계기가 있었는지도. 그렇게 생각하는게 편하지 않겠어요. 저는 제 얘기를 익명으로도 못하고 살아요. 아직도 고통스러워서 표현을 하고 싶지도 않아요. 생각하기조차 싫은 상태가 됐다고나 할까. 저는 지금도 진보 성향 모 정당 일원으로 열렬히 사는 선배와 부인을 알아요. 하지만 그 부인은 그 선배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요. 우연히라도 보면 부인한테 얘기해서 복수하는 상상도 해요. 부인도 제가 아는 사람이거든요. 뭐 이거 말고도 기억하기도 싫은 일들을 겪었고 기억하기도 싫어요. 세상 참 엿 같죠? 제 짧은 얘기 들으면서 위로 삼으세요. 같이 힘내며 살아요

  • 6. ...
    '18.3.10 12:47 AM (210.178.xxx.30)

    기억하기도 싫어요->말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요

  • 7. ...
    '18.3.10 12:48 AM (210.104.xxx.199)

    82엔 어설픈 페니니스트들이 많아요...아주 어설픈.

  • 8. 저는
    '18.3.10 12:51 AM (223.38.xxx.132)

    그당시에도 지금도 떳떳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니 만인에게 그인간 쓰레기다 미친놈이다 개ㅅㄲ다 이렇게말한거구요.
    그당시엔 제가 당당했었는데
    사람들 시선에 저를 질책하는 말에 상처받아 이제 용기내 말도 못하게됬는데... 두려워 숨게됬는데... 이번 미투 현상을보니...울컥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모르겠습니다 이게 무슨감정인지..
    어이가없달까요..?

  • 9. 쓸개코
    '18.3.10 12:54 AM (175.125.xxx.53)

    첫댓글님 글도 공감가고.. 원글님 두서없지 않아요. 잘읽었습니다. 그 배신감 씁쓸함 느껴지네요.

  • 10. 원글님
    '18.3.10 1:18 AM (175.114.xxx.164)

    맘 고생하셨네요... 위로드립니다.

    그시절에 용기내어 외쳤던 덕분에 다른여자애들은 그 오빠 안믿었을거에요..
    조심해야지 하고 속으로 생각은 했을겁니다.

    그시절 주변친구들도 사실 어리잖아요.. 미성숙한 존재고 노는거 좋아하는 존재고..

    그래서 친구의 큰 아픔같은건 가슴 깊이 느끼지 못할 나이죠..

    한번쯤 그친구 sns에가서 의미심장한 멘트 한번 날려주세요..

    그리고 다들 내아픔에 공감해줄거라고 믿고
    그 어려운사건을 얘기했는데 배신당한 그시절의 원글님을 무한히 안아드립니다...

    고생했어... 네 잘못 아니야.. 그 오빠가 나쁜놈이지... 라고 위로드려요

  • 11. 00
    '18.3.10 1:24 AM (211.245.xxx.48)

    가슴 아프네요.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위로 드립니다.ㅜ

  • 12. ....
    '18.3.10 1:36 AM (175.213.xxx.30)

    어찌보면 2차 가해자들이 더 악랄하다고 생각합니다.

    222222

  • 13. 커피마셔서 불면의 밤을 보내는중
    '18.3.10 1:40 AM (175.223.xxx.26)

    아마도 그땐 모두가 그렇게 눈치 보고 덮고 쉬쉬했던 사회풍토였고 지금은 너도 나도 봇물 터져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돼서 군중심리가 폭발한걸거에요.
    오버 60세 세대는 여자의 순결이 중요해서 강간당해서 결혼한 경우도 흔했으니.

  • 14. 아마도
    '18.3.10 1:55 AM (211.210.xxx.216)

    실상은 그 친구도 그 새끼한테 당해보고
    페미니스트가 됐을지도 모르죠
    그놈이 딱 한번 원글님만 폭행했을까요

  • 15. 제가
    '18.3.10 2:03 AM (223.38.xxx.132)

    하고싶은말이 그거에요.
    그당시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랬으니
    제친구를 제가 이해해야하는거면
    오달수씨도 그 피해여성분이 이해해야하는거 아니에요?
    그땐 사회분위기가 그랬는걸요.
    제가하고싶은말은 오달수만 욕할게 아니라
    그당시 무지했던 우리들때문에 피해받은 여성들이 말을 할수없었고 몇십년을 앓다가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편해지냐는 거입니다.
    그당시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조장한건 우리들입니다.
    반성하고 사과해야할 사람은 오달수뿐만아니라 우리모두란겁니다.

  • 16. snowmelt
    '18.3.10 2:15 AM (125.181.xxx.34)

    원글님 말씀 맞아요..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 17. 가치
    '18.3.10 7:46 AM (125.185.xxx.145)

    많이 힘드셨겠네요.
    이제라도 그런 일 없도록 우리 같이 노력해봐요

  • 18. 저인 경우라면
    '18.3.10 9:11 AM (68.195.xxx.117)

    경찰에 고소했을거 같아요 왜나면 이러저러 피해보는니 그새끼도 같이 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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