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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그녀의 반려자를 보면 그들이 훨씬 잘 보여요

만남 조회수 : 3,699
작성일 : 2017-12-24 07:20:41
이런저런 송년 모임이 이어져서 사람 구경을 실컷 하고 있는데요.
금요일 밤 회사 가족 송년회에서 만난 두 분이 인상깊어서 몇 자.

1. 2년 선배(여)의 남편이 외과의사인 건 알고 있었는데 그제 처음 만나뵙게 되었어요. 
너무 훈남이라 흠칫~했는데 대화 나누다보니 인문학 쪽 식견이 예사롭지 않으시더군요.
블로그 주소를 알려줘서 어제 들어가봤더니 와~ 글을 굉장히 잘 쓰시네요. 
(제가 글에 관해선 한 감식안하는 사람임.ㅋ)

바쁘고 고된 와중에도 자신과 사회의 내면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며 일기를 쓰다시피 하셨는데,
그 통찰과 진지함과 감성에 깜놀했습니다.
덕택에 선배의 매력까지 다시 인식하게 되네요. 
(저는 반려자를 보면 그/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가치관 세계관이- 선명하게 인지/각인되더라고요.)

2. 자타 공히 서울 최강 미남으로 인정받는 A씨.
(같이 번화가 걸어가면 지나던 여자 열이면 아홉이 돌아보는 외모.)
작년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결혼했는데, 당시 제가 독일 근무 중이라 결혼식엔 못갔어요.
워낙 당자가 수려한 외모여서 동료들도 그가 선택한 반려자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엄청났던가 봐요.
뒤로 흘러다니는 말들이 부인의 외모가 평범 이하라 놀라웠다는 평이 대세였는데요,
사실 저도 어제 본 첫인상으론 의외다 싶긴 했습니다.

버뜨~ 식사 끝나고 아내 분과 삼십 분 정도 대화해보니 A가 그녀의 어떤 면에 끌렸는지 충분히 알겠더군요.
단정하고, 단단하고, 따뜻하고, 명민하고... 무엇보다 자기 인식이 잘되어 있는 사람이 갖는 성숙한 자기긍정이 있더군요.
그중에서도 담담하면서 세련된 그 사교성이 부럽던데, 
뭐 그런 태도는 기질과 인격과 훈련의 세 조합이 잘 어우러진 후에야 가능한 거라 저는  흐뭇하게 감상만 하는 걸로... ㅎ

아무튼 남자로서는 드문 명품족인데다, 
명품족 어머니 덕에 명품을 휘감고 다녔던 저의 명품들을 조목조목 알아보는 통에 질려서 한수 아래로 얕보았던(!) A씨.
부인을 만나고 나니 그의 감식안 이면이 보여서 호감도가 상승했답니다. - -;

IP : 122.34.xxx.3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7.12.24 8:06 AM (117.111.xxx.1)

    어떤 사람 배우자를 보면 그 사람의 수준을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저 사람 배우자 취향이 저런것이구나 하고요

  • 2. ..,
    '17.12.24 8:35 AM (121.135.xxx.133)

    원글님 글 넘 재밌게 쓰시네요 ~
    저는 제 남편이 저보다 훨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혹 우리 지인중 원글님같이 사람 보는 분이 있다면
    서로 잘 어울리는 괜찮은 커플이라고 생각해줬음 하게 됩니다ㅎㅎ
    글 많이 올려주세요 :)!

  • 3. ...
    '17.12.24 8:40 AM (122.36.xxx.161)

    전 사람 인성을 다 알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자신할 수 있는게 있을까요? 저희 동네에 교양있는 두분의 아주머니가 여기저기 돈빌려서 나중에 큰 사고 내신적있었어요. 친정 집안좋고 남편직업좋고 하니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일이었어요. 강남쪽 고가의 아파트 단지고 입주민들이 너무도 점잖아서 그런 사건은 정말 흔치 않은데 정말 그중에서도 인상좋고 교양있는 분들이 그러시더라구요.

  • 4. ...
    '17.12.24 8:53 AM (218.147.xxx.79)

    요새 이혼하는 부부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소릴 하나요..
    평생 심신의 동지로 살아온 부부들이면 맞는 소리라 하겠지만요.

  • 5. ....
    '17.12.24 9:11 AM (1.227.xxx.251) - 삭제된댓글

    뭘해야 남의 배우자와 삼십분씩 얘기해볼기회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 6. 원글
    '17.12.24 9:23 AM (122.34.xxx.30)

    점셋님/ 이혼할 때 하더라도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구하는 짝의 면면을 보면 그의 가치관이 잘 보이더라고요, 저는.
    뭐 결혼이라고 다 같은 성격이겠나요.
    자기관리형, 환상형, 생계형, 풍류형, 솔로형... 등등 갖가지 유형이 있는 거겠죠.
    그래도 각자의 기준에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할 때의 기준점이 보여서,
    배우자를 보면 그사람이 선명하게 인식되는 신기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 7. 원글
    '17.12.24 9:29 AM (122.34.xxx.30)

    점넷님/ 설마 쉬지 않고 삼십 분 간 대화했다는 의미겠어요.
    그 정도 시간이 흐르니 자연스레 체감되는 분위기란 게 있더란 말씀~
    근데 A 씨 부인과는 인사 나누는 과정에 저와 같은 NGO 활동을 하고 계신 걸 알게 되어
    실제로는 대화가 끝없이 이어지다 어젠 메일까지 주고받았습니다. - -

  • 8. . . .
    '17.12.24 9:42 AM (211.36.xxx.130)

    대체로
    원래 비슷한 부부가 아니라
    살다보니 공통분모가 생긴거 아닐까요?

  • 9. 오우
    '17.12.24 10:18 AM (175.223.xxx.208)

    특이한 글이면서도 이런 글 매력있어요
    하지만 어딘가 불편한 느낌은.. 뭘까요..

    그냥 그사람의 취향 이런걸 파악하는게아니라 뭔가 원글님 기준에 등급(?)을 매기고 올렸다 내렸다 하는것같아서 불편한걸까요?

  • 10. 오우님과
    '17.12.24 11:07 AM (175.127.xxx.62)

    같은 느낌이에요.
    원글님 의견도 일리가 있지만 최근에 분노조절장애같은 남편분에 차분하고 지적이신 작가부인도 보았고 천박한 느낌의 부인에게 인품좋으신 남편분도 봤어요.
    어디든 예외는 있는 있으니까요..

  • 11. ....
    '17.12.24 11:38 AM (198.200.xxx.176)

    소설 쓰고 앉았네.... 낚시좀 그만 해라
    세련되게 보일려고 아주 주워들은 잡소리들은 다 버무리는구만
    블로그에 말 길게하는 사람들 보면 다 입만 살은 인간들이더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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