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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힘들어요. 인공수정을 해야 할까요? (아주 길어요)

조회수 : 2,154
작성일 : 2011-09-05 11:42:21
여러번 82에 글을 올렸었어요.
이런저런 얘기들.
요샌 불임전문병원 검사 다니는 얘기 올렸었는데요.

저희는 맞벌이 부부이고
전 34.  남편은 37 이에요.
맞벌이 수입이 올해까지 조금씩 올라서 둘이 
합하면 400조금 넘어요.
내 집도 없고요. 

사실 둘이 조금씩 저축하며 살고 있지만
집도 없고 요즈음 현실에선  두사람 앞가림
노후대책 하며 살아야 겨우 살지 않을까 싶은데
아이를 낳고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결혼당시 저는 아이에 대한 생각이 없었고요.
남편은 아이를 원했지만 형편이 너무 안좋아서
임신은 2-3년 후로 미뤘었어요.
중간 중간  남편과 저의 아이에 대한 생각이 서로 같이 않아
어떻게 해야 하나..고민이 많았었어요.
아이없이 사는 것도 부부가 서로 원해야 가능하잖아요.

많은 고민끝에 제가 남편 생각쪽으로 맞추기로 했죠.
임신을 미뤘던 2-3년이 지나면 임신이 참 쉽게 되는 줄 알았어요.
참 미련하고 어린 생각이었지요. 
주변엔 둘째 셋째 너무 잘 낳는 사람들이 많기에
시도하면 바로 바로 임신이 되는 줄 알았던..^^;


임신 준비 시도를 자연적으로 했던 3년동안   딱 한번
임신되었다가 바로 유산되는 초기유산을 겪고서
그대로 그냥 스트레스 받지 않고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하다가
그래도 몸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확인은 해보자 싶어  전문불임병원에서
검사를 해보게 되었어요.

제 경우는 오른쪽 나팔관은 막혀있지만 왼쪽 나팔관은 상태가 좋아서
자연임신부터 다 시도가 가능하다고 나왔었는데요
남편의 정액검사를 결과만 전화로 간호사분께 전해 들었을때는
운동성,활동량, 모양기형이 안좋다고 나왔다기에 마음이 좀 그랬으나
어차피 현대인들 스트레스며 여러가지 요인으로 그런 결과는 많기도 하고
또 노력하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기에 심각하게 생각은 안했어요.

지난주에 남편과 같이 병원에 들러서 의사샘께 설명을 들으며 수치를 보니
운동량은 기준의 50%
정자모양기형은   10이  기준일때 3으로 나왔어요.   수치가 상당히 낮더라고요.
의사샘도 수치가 낮다고 임신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도하면
가능하다는 말씀과 함께  자연임신을 시도해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수치가 낮은만큼
확률이 많이 낮고  그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거란 말씀을 하셨죠.
지금 상태에서 인공수정으로 시도해도 괜찮다고도 하시고요.


그날 저는 지난번에 검사 다 마치고 난포 자란거 확인하고서 의사샘이 날짜 
찍어줬는데  이번에 생리가 시작되어서 생리시작되면 오라는 날짜에 남편이랑 같이
간거였어요.  저는 초음파 검사 하고 배란촉진제 처방을 해주셨어요.  
이번주에 또 병원을 가긴 해야 해요.


의사샘은 인공수정에 대한 것도 잘 생각을 해보시라 하셨는데
저는 많이 심란해요.
남편은 같이 가서 의사샘께 설명도 듣고 했어도 뭔가 많이 바꾸고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못하는 거 같아요.   은근히 인공수정 권하더라~ 이런식으로 말하지 않나.
의사샘은 권한게 아니라 여러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셨고 지금 저희 상황에서
시도해도 괜찮은 방법에 대해 말씀해 주신건데..


아이를 원한다면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할텐데
담배도 잘 피우고.  운동 싫어하고,  
그냥 말로만 알았어 알았어 합니다.

사실 전 도무지 모르겠어요. 혼란스럽고요.
평소 남편의 생활방식, 언행.
저희 자주 싸우는데  이런것들을 제껴두고 인공수정을 해서라도
임신 시도를 해야 하는건지..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고 갈수록 더 힘들어지는데
옆에서 서로 다독이고 힘내서 노력해도 모자랄판에
그냥 남의 일 구경하듯 하는 남편의 태도도 너무 마음에 안들고요.


회사 사정도 좋지 않아서
저는 급여가 조금씩 밀려 나오고 있고
제가 하는 일이 전문적인 일이 아니니 아이낳고 나면 어느정도는 키워야 하고

남편은 회사 이직할 생각만 하고 있지만
어디를 가든 급여 수준은 좋아지질 못할 업종이고요.

둘이 온갖 스트레스 받아가며 한달 벌어도
지금껏 한 직장에서 조금씩 올라서 올해 겨우 400이 좀 넘었는데
내년에 이사가야 하는데 전세금은 높고 전세집은 없고요.
제 직장도 상황이 안좋아 급여가 밀려있지만 더 큰 문제도 많아서
저 또한 이 직장에서 그만 둘 생각을 하고 있고요.
남편도 이직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여러 상황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해요.
뭘 해야 할지,  뭘 선택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어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정말 아이를 낳을거면 인공수정을 바로 시도해야 할 거 같고
한편으론 여러 답답한 상황에 남편은 적극적으로 노력하지도 않는데
왜 내가 원하지도 않던 일에 전전긍긍해야 하나 싶고요.


한달에 크게 싸울때도 많고
자주 싸우다보니 정말 뭔짓인가 싶기도 하고요.
정말 지치네요.
남편 때문에 기운 빠지는 일도 감정 상하는 일도 지치고요.




IP : 112.168.xxx.6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5 11:51 AM (14.45.xxx.165)

    부부가 사이가 좋아야 아이도 잘 키울수 있다고 생각해요.경제적인걸 떠나서 서로 배려하고 사랑해야
    아이 가져도 행복하구요. 지금 상황에서 아이 낳아도 님만 스트레스 심해지고 남편분은 육아나 가사일 모두 님에 일로만 떠넘길것 같아요. 잘 생각하세요. 아이 이전에 우리 둘이 먼저 사이가 좋아야 가정이 편해요.

  • 2. 월사백급여
    '11.9.5 12:41 PM (123.254.xxx.222)

    원글님 월400정도에 빚이 없다면 애 한 명정도는 충분히 키우실 여력이세요.
    아기 낳는건 때가 있어서 한 오년 십년지나 가질려고 하면 인공수정하려고 해도 잘 안되요.
    그리고 남편 정자 활동성이 낮은데... 이럴땐 차라리 인공수정쪽을 선택하시는게 자연임신보다 나을거같아요. 혹여 운이 좋아 바로 자연임신이 되셨더라도 정자가 좋지 못하면 또 유산될 확률이 높잖아요.
    그냥 처음부터 질좋은 정자를 골라 수정시키는 방법이 더 나을 것 같네요.

    아기를 낳으면 애키운다고 엄마가 많이 힘들어요. 그래서 남편도 많이 육아를 도와주셔야 해요.
    지금 자주 다투신다고 하시는데... 임신이 되면 남편도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예전 임신하셨을때 어땠을런지...)
    또 아기가 생기면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그래도 부부에게 더 큰 기쁨을 주고 공유할수 있게 되요.
    남편도 아기 원하시죠? 그러면 지금의 다툼도 많이 줄어들 거예요.

    그리고 님도 임신때문에 신경쓰이고 예민해져 가는데 남편이 협조를 안해줘서 더 괴로우시죠?
    대부분의 남편은 다 그래요. 울 신랑도 제가 유산하고 같이 한약짓사 해서 한약방까지 갔는데 자긴 저얼대 한약 먹기싫다고 빡빡 우겨서 저만 먹었었네요. 운동 하라하라 해도 퇴근하고 오면 사실 피곤해지고요.
    30대 후반 남자들이 그렇죠 모. 님께서 먼저 약이나 즙같은거 챙겨줘보세요. 남자는 어르고 달래야하더라고요. 피곤한 일이지만...

  • 3. 원글
    '11.9.5 12:58 PM (112.168.xxx.63)

    댓글들 감사드려요.
    부부 사이가 좋아야 아이도 잘 키울 수 있다는 말에 정말 동감이고요.
    과연 우리가 어찌어찌 아이를 낳는다해도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저랑 남편 성격이 너무 다르고..

    지금이야 둘다 한 직장에 꾸준히 다녀서 둘이 합해 400이지 이거 당장 몇달후엔
    달라질 수 있어요. 저희 직장이 사정이 안좋고 이런저런 문제로 제가 퇴사를 생각할 정도라서요.
    남편도 이직 준비하고 있지만 급여는 똑같거나 작을거고요.

    월 400에 빚 없는 것도 내 집이 있어야 좀 그렇죠.
    지금 집도 없고 내년초에 전세 이사가야 하는데 그것도 걱정이고.

    뭐하나 숨이 트이질 않아요.
    지금껏 정말잘 참아왔는데 요즘 너무 힘들어요.

    어르고 달래서 해주는 것도 정도가있죠. 저도 회사다니면서 집안일 하면서 너무 힘들고 지쳐있어요.
    전 살도 없어서 뼈대 힘으로 진짜 버티는데 도대체 남편은 뭘 하려는지..
    저는 몇가지 일도 해내고 있는데 남편은 ...

    어떤 분들은 애가 생기면 달라진다 하는데 반대로 더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정말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제가 지금.
    남편 평상시 행동 참을 수 있어요. 다만 말이라도 좀 정있게 따뜻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항상 성의없고 비관적이고 사람기분 상하게 하는 말을 종종해요. 그럴때마다 정말
    분노가 솟아요.

  • 4. 글쎄요
    '11.9.5 1:22 PM (121.139.xxx.164)

    아이는
    세상 사는 것이 참 즐겁고 행복하고
    그래서 이런 멋진 세상에서 살아볼 기회를
    내 자식에게도 주고싶은
    그런 사람들이 낳아야한다고 생각해요.
    경제력의 문제가 아니라
    삶에 대한 긍정성과 에너지가 충만한 사람들이...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세요.
    그냥 결혼해서 애가 없으니
    남들 다 낳으니 낳으려는 결정은 마시구요.

  • 5. 아이
    '11.9.5 1:38 PM (115.142.xxx.82)

    인공수정에 너무 거부감 가지실건 없어요... 자연임신이랑 크게 다르지않아요...
    임신결심이 있으시면 좀더 적극적으로 인공수정까지 하시기를 권하구요....
    아이가 있으면 가끔은 남편보다 더 의지가되고 심적으로 위로받을수 있어요....
    아이가 있으면 두분사이가 더좋아질수도 있고.. 장담은 못하지만....
    두분이 이혼하지않고 계속 사실거면 아이가 있는게 좋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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