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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의 공허함 혹은 임신 기간 중의 우울

Rakii 조회수 : 4,799
작성일 : 2017-05-24 22:50:38
두번째 시도한 시험관에 성공해서 삼십대 후반인 올해 첫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남편은 대기업다니는 사람인데 화사다니기 싫다는 말 없이 성실하게 다니고 있어요. 대부분 샐러리맨들이 그렇듯 꾸역꾸역, 이제 곧 태어날 아기에 대한 무게감이 더해져 앞으로 회사를 십년은 더 다닐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겠지요. 사십대 중반이거든요.

술을 많이 먹는 부서라 - 물론 자기가 좋아서 먹는게 반인거 같아요. 외아들로 자라 워낙 형 동생 좋아해서 싱글일 때에는 평일에 집으로 바로 퇴근한 적이 없었을 정도니까요 - 집에 10시 전에 들어와도 만취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마 본인이 조절을 하는지 일주일에 한번은 집에서 저와 저녁을 먹고요. 저는 하는 혼자 하는 일이 있어 나름대로 바쁘게 지내고 남편 건강이 걱정되지만 잔소리처럼 들릴까봐 신경써서 텀을 두고 가끔 뭐라고 하는 정도입니다.

오늘 공가도 맑고 비록 술냄새는 풍겼지만 9시쯤 퇴근했길래 같이 집앞으로 산책을 나갔어요. 이제 집으로 출발한다고 연락이 왔을 때 컨디션이 괜찮으면 산책하지 않겠냐고 제가 물어서 그러자 했고요.
아침 7시 전에 집에 나가 직장생활하고 열두시간 넘게 밖에 있다가 들어오면 얼마나 피곤한지 저도 알아요. 해봤거든요 직장생활.
근데 슬이 취한건지 어떤건지 알쏭달쏭한 대화를 하다가 몇백미터 못가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해요. 같이 자주 산책을 하는 것도 아니였는데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밤공기가 너무 좋아 먼저 들어가면 저는 더 걷다가 들어가겠다고 했어요.
그러고 삼십분정도 있다가 들어왔는데 퇴근하고 오면서 오늘 정말 더웠다고 셔츠를 둘둘 접어올리고 왔을정도로 땀을 흘렸는데 샤워도 안하고 침대에 누어 자고 있네요.
신혼때부터 씻는 것 가지고 자주 다툰 편이었어요.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손도 안씻고 한여름에 퇴근해서 땀 뻘뻘 흘리고 들어와 아침에 출근전에 할거라며 샤워 안하는 날이 부지가수였어서...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요즘처럼 완전한 여름이 아닐 때에는 저녁이면 낮동안 흘렸던 땀이 식어 샤워는 생략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모른척 넘어가고 가끔은 뭐라고 하고...
오늘 혼자 걷다가 전혀 다른 우리가 삼십대 중후반에 만나 결혼해서 참 서로 와롭고 어렵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일년에 한번 모아둔 돈으로 같이 여행계획을 짜서 멀리 외국으로 다녀오고 주말이면 맛있다는 새로운 곳 찾아다니며 먹방도 찍고 좋을 때도 있지만 또 오늘같이 훅 하고 짜증과 외로움이 밀려 오는 때가 있네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면서도 오늘은 괜히 머리로만 생각했던 발을 내뱉어 보고 싶었어요.
눈 감고 이어폰 끼고 있는 사람 옆에 앉아 우리 이혼할까, 라고 한마디 던졌습니다. 제가 먼저 그런 말 한건 처음이에요. 한창 많이 싸웠을 때 남편은 툭하면 던졌던 말이고 이제 그런말 안한지는 몇년 됐지만요.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말없이 불끄고 방을 나왔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또 아무렇지도 않게 출근하고 저도 저의 스케쥴대로 움직이고 밤에 만나면 아마 오늘 일에 대해 이야기꺼내지 않을거에요.
남편이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 임신기간이라 기분이 별로인가보다 하면서 먹을걸 사올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아마도 임신 중 호르몬 때문에 그냥 넘어가도 될 오늘 밤에 괜히 제가 이러는건지...큰소리 내거나 감정소모가 없었어서 대단히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냥 쓸쓸하네요.
여기 털어놓고 너만 그런거 아니다, 라는 말이 듣고 싶었나봐요.
분명 결혼한 것이 안한 것보다는 낫다 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저도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인지 이 사람이 자꾸 실망스럽고 마음에 차지가 않네요. 내가 더 사랑하자 좋은 점만 보자 다짐을 해도 상대가 바뀌길 바라는 저를 발견하며 짜증도 나고, 남편은 나를 얼마나 많이 봐주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정신을 붙잡기도 하고...

아기한테 괜히 미안한 밤입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IP : 58.230.xxx.136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5.24 10:57 PM (121.128.xxx.51)

    임신중이니 좋은 생각 많이 하세요
    엄마가 우울하면 나중에 아이가 내성적이고 밝지가 않아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기운 내세요
    이혼 할것 아니면 남편 변하기 힝들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남편과 같이 하는게 좋지만
    원글님이 중심잡고 원글님 위주로 아이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 2. ??
    '17.5.24 10:59 PM (112.166.xxx.20)

    남편도 마음이 많이 식었을듯
    최악의 카드를 내셨네요

  • 3. . .
    '17.5.24 11:04 PM (121.88.xxx.102)

    너무 피곤하면 샤워할 기운도 없더라구요.
    원글님 호르몬 때문에 이혼 얘기 그냥 꺼내신것 같은데 낼 이러저러했다고 사과하시면 어떤가요

  • 4. ...
    '17.5.24 11:11 PM (115.161.xxx.243)

    결혼이 인생의 목표가 아닌데
    특히 전업주부라면 남의 욕망-남편과 자식들 시댁식구-을 위해서 대기조, 준비조가 되는 것이 공허한 측면이 있죠.

    때되어서 결혼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결혼이 이런 관습의 결정체인 걸 알고 시작할 사람, 아니면 시작안할 사람
    자유가 있었으면 하네요.

  • 5.
    '17.5.24 11:11 PM (211.203.xxx.83)

    전 원글님맘 너무 이해돼요..임신중에는 특히 더 예민해지잖아요..근데 애낳고나면 더 힘드실텐데..
    전 임신때보다 낳고나서가 열배는 힘들었거든요..지금도 그렇고요.. 그래도 귀한아기이니 좋은생각만 하세요..화이팅

  • 6. .........
    '17.5.24 11:16 PM (216.40.xxx.246)

    출산후엔 더 힘들어요.
    그냥 익숙해질거에요.

  • 7. ,,
    '17.5.24 11:26 PM (70.187.xxx.7)

    현실을 직시하는 게 빠르겠다 싶네요.

  • 8. 글만 봐서는
    '17.5.24 11:30 PM (49.1.xxx.183)

    왜 결혼하셨나 싶은데 -_-;;

    맞선 통해서 결혼을 위한 결혼을 하셨나요?

  • 9. -.-
    '17.5.24 11:34 PM (120.16.xxx.229)

    원글님 남편이 알콜중독/의존증 같은 데요.

    어차피 남자들 직장에 나가 돈이나 잘 벌어다 주면 고맙게 생각하시고..
    제 남편도 씻거나 말거나 전 신경 안써요.

    그리구 아기 낳으면 우유 상하기 일쑤고.. 똥이며 오줌이며.. 뱉어낸 거며.. 다 치울거니까 남편은 잊으세요.
    싱글맘들이 차라리 없는 게 도와주는 거다 라고 한다던데.. 너도 집 나가줄래? 저도 이렇게 까지 말 해 봤는 데
    본인은 최선을 다 하는 게 이거라고 하더라구요.. 제 남편은 종종 회사 그만두고 싶다 그럽니다.. 집에서 애들 보고 싶다고.. 나보고 나가서 벌어보라는 데 현실적으로 남편만큼 못 버니깐 최선다해 살림하고 육아 하고 합니다

    우울증인거 같음 약 처방해서 드시고.. 저도 연년생 키우느라 우울증약 피임약 같이 먹는 중인데 모유수유도 가능하고요. 애들 데리고 잘 놀러다니고 너무 잘 지낸답니다 힘내요~

  • 10. ...
    '17.5.24 11:35 PM (58.235.xxx.163)

    비록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제가 지내온 세월이 절절히 떠올라 가슴이 아프네요.
    님도 쓰셨지만 이또한 지나가리라..이외의 답은 없습니다
    누구나 저마다의 힘들고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는게 결혼생활이니까요.
    아가를 생각해서 잘 헤쳐나가시길 바랄게요
    인생은 끝이 없는 갈등의 연속이에요.
    내일은 행복한 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 11. -.-
    '17.5.24 11:36 PM (120.16.xxx.229)

    배우자는 자신의 거울 일 뿐입니다. 자신을 고쳐나가는 게 쉽죠..
    거울 속의 이미지 를 고칠려면요. 그냥 내 일이나 잘 합니다~

  • 12. 로그인
    '17.5.24 11:51 PM (210.223.xxx.28) - 삭제된댓글

    결혼한 지 얼마나 되셨나요

    원글님의 외로움과 쓸쓸함이 느껴지네요... ㅜㅜ

    다들 그렇게 산다거나 그정도는 별일 아니다라던가
    그럴 것 같지만...

    결혼을 왜 했나요... 사랑하고 사랑받으려고 했지...

    원글님은 섬세하신 거 같네요 남편은 전혀 그렇지 않고...

    이대로 사실 건지...
    그래도 바꾸실 건지는 원글님이 결정하셔야 되구요...

    사실 사람 바꾸는 거 쉽지 않습니다

    비난이 가장 최악이고 바뀌지도 않고...
    잘 싸워야 되는데 쉽지도 않죠...

    꼭 바뀌었으면 좋겠다... 하는 행동, 습관...
    심리상태 말고요 겉으로 드러나는 거
    그거 딱 몇가지만 골라서... 감정섞이지 않게 요구하시되

    원글님도 바뀌셔야 남편도 바뀌어요...

    사람은 사랑받고 인정받는다고 느낄 때 바뀌는데...
    핵심을 찍어야 바뀌어요 결핍을 확실히 건드리고 채워 줘야
    바뀝니다 남자는 특히...

    원글님 남편이니까 원글님이 잘 아셔야... 할 테구요

    근데 글만 봐서는 원글님이 남편분을 잘... 아시는 거 같진 않아요...

    내 외로움이 해결이 되려면...
    상대방의 외로움을 내가 먼저 들여다봐야 되더라구요...

    그게 참 힘들죠...

  • 13. 하아....
    '17.5.25 12:23 AM (221.142.xxx.50)

    그렇게 다들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는건지...ㅡ.,ㅡ

  • 14. ㅡㅡ
    '17.5.25 12:30 AM (180.66.xxx.83)

    저도 시험관 성공후 만삭이에요.
    신혼인데다 늦게 어렵게 가진 아이라 남편이 가장 잘해줄때인데
    원글님네는 기본적으로 두분이 덜? 친하신거같고요..
    남편이 가정적이지도 부지런하지도 않은 기질을 갖고 있어 육아할 때도 원글님 맘고생 좀 하시겠어요. 게다가 그 나이에 몸관리도 안하고 술퍼마시고..휴우..
    이혼할 정도는 아니지만 서서히 정떨어질 스타일...
    일단 속터놓고 대화를 자주하는 관계로 이끌어보심이 어떨까요. 하긴 이혼하잔말에 저리 반응했다는 걸 보면 대화도 힘든 회피형 성격인거 같네요.

  • 15.
    '17.5.25 12:41 AM (122.44.xxx.229)

    우선 크게는 남편과 알콩달콩 살고 싶은맘을 버리시고
    샤워도 부부관계시에만 씻어야 용납해주는 정도로하고 그나머진 씻든말든 빨리 포기하는게 님의 행복의 지름길 입니다ᆞ치약의 윗부분을 짜든 밑부분을 짜든 그걸로도 싸우는데 그게 큰일은 아니잖아ᆞ눈에거슬리지만 까짓거 샤워좀 꼬박꼬박 안하면 어때요ᆞ
    이미 다정다감하고 배려심이 많은 타입이 아닌 사람과 결혼했는데 채워지지 않는것에 목말라 해보았자 원글님 삶이 더 팍팍할 뿐일겁니다ᆞ
    그래도 퇴근때 임신했다고 먹을것도 사오고 주말엔 외식도하고 일년에 한두번 여행도 한다면 딴에는 남편도 맞춰준다고 하는만큼 한다고 생각 하는듯해요ᆞ
    결혼을 했다고 남편과 많은 시간을 오손도손 깨볶으며 살려말고 님도 친구나 친정식구나 또는 운동이나 취미나 자기계발을 통해 기쁨과 즐거움의 시간을 갖는게 서로를 위해서 좋아요ᆞ그리고 아기가 태어나면 많은 행복과 인내의 시간을 또 부딪치게 된답니다 ᆞ
    행복은 즐기고 인내와 고통의 시간엔 좀 무디게 무덤덤하면 어떨까요?
    어차피 아내에게 잘하는 사람도 언젠가 다른 여자에게 잘할수도 있고 그리고 잘하다 먼저가면 남은 사람의 삶은 고통 그이상이라고 합디다ᆞ
    나이 들어보니 세상의 모든 현상이 다나쁜것만 있지도 그리고 다 좋은것만이 있지도 않다는 진리를 체득하게 되더군요ᆞ
    님의 글을보니 몹시 잔잔하고 차분하신듯해요 (장점)
    그반면 여우짓은 잘못할듯 해요(단점)
    잘하는것은 반드시 멋지다 믿음직스럽다 칭찬해주세요ᆞ
    샤워후엔 씻고 나오는 남편에겐 "어머 당신 샤워만했을뿐인데 너무 멋지게 보인다."하고 빈말도 자주하고 장난도 치고요ᆞ
    서점가서 남자다루기 책도 읽어보시길 ᆢㅎ
    그리고 이혼할까 따위의말은 결혼생활중 절대 하지마세요ᆞ
    그런말은 정말 내가 이혼의 결정을 하고 이혼준비를 다갖춘후에 통보를 할때 밷어야 하는겁니다ᆞ
    상대가 어떻게 나오나 떠보려는 맘과 내게 매달려 주었으면하는 맘에서 또는 상대를 위협하거나 홧김에 해대는 행위는 가장 하수가 쓰는 방법입니다ᆞ
    얼마든지 내의지로 임신기간 즐겁게 보낼수 있어요ᆞ세상에 좋은거 재미난게 얼마나 많은데 남자에게 너무 기대말고 그또한 님에게 바라는거 기대하는거 많은 나약한 인간이라는걸 잊지마세요ᆞ

  • 16. ...
    '17.5.25 1:34 AM (128.3.xxx.44)

    이혼 할까 하고 물으신 이유가 뭔가요?

    반응이 보고 싶으셨나요?
    나도 이런 말 할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요?
    진짜 이혼 하고 싶으신가요?

    임신 수유 기간에는 호르몬 탓인지 감정이 평소같지 않지요. 진짜 이혼해서 출산 육아를 혼자 겪거나, 남편에게 애기를 양보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이혼 얘기는 안꺼내는겁니다.

    부부는 살다보면 많이 싸우기 마련이지만, 해도 되는 말이 있고 참아야하는 말이 있는 거죠.

    작은 일은 담아두지 말고 자주 자주 말을 하세요. 안 씻고 누워있을 때 말고 멀쩡할때 씻는 얘기도 자주 하시구요.

    지금은 고요하지만 애기가 태어나면 겉으로 보기에는 잠잠해도 엄마에게는 폭풍과 같은 나날이 시작됩니다.

    이혼은 노력해보고 고려해도 늦지 않아요. 인연의 고리 놓으면 끝인걸요.

  • 17. ...
    '17.5.25 2:02 AM (108.35.xxx.168)

    특히 전업주부라면 남의 욕망-남편과 자식들 시댁식구-을 위해서 대기조, 준비조가 되는 것이 공허한 측면이 있죠.
    22222222222222222

    아이 출산하시면 무지 적극적으로 살지 않는 이상 우울증이나 공허함 주기적으로 오거든요.
    극성엄마처럼 애들 이거저거 배우게하고 데리고 다니고 남편까지 끌고 해외다니고 하다보면 몇년 금방가고
    그러면서 버티는 주부들 많아요. 일하는 여성들은 또 시간이 없고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니 힘이 들어 죽겠구요.
    남편도 앞으로 20년은 최소 더 벌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람좋아하는것도 있지만 술이 친구가 된거죠.
    결혼생활이란게 블로그나 인스타에서 보여지는게 다가 아니죠. 행복해 보이는건 순간인거구요.
    그래서 살림이랑 요리에 올인하는 전업들도 많고, 그건 그래도 건전한거죠.
    인생엔 정답이 없답니다. 아이만 바라보고 왜 사냐하는 하지만 또 그렇게 살고 늙고.

  • 18. 토닥토닥
    '17.5.25 10:20 PM (211.214.xxx.51)

    임신중에도 남편이 거의매일 술을 마시나보네요.
    님도 직장생활 해보셨고 하니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다가 한번씩 뭐라고 하시는 것 같은데 아마 마음속에는 계속 서운함이 있지않을까요.
    걱정되는 부분은 저런 남편이 애 낳고나서 달라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나는 처음 애 낳아서 미숙하고 힘든데 남편은 달라지는 거 없이 쭉 술마시는 생활을 하면 그때 더 미쳐요. 하루종일 육아와 가사에 시달리며 그래도 저녁엔 남편이 오면 한숨돌리겠지 하는데 매일 술마시고 늦으면 정말 서럽죠.
    거의매일 술마시는거 놔두지마시고 일주일에 몇번 이내로 줄여달아 부탁해보세요

  • 19. Rakii
    '17.5.25 11:11 PM (58.230.xxx.136)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각각 해주신 말씀들이 다 조금씩 맞는 부분이 있어서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도 되었습니다. 저 자신만의 노력과 더불어 남편과 함께 헤쳐나가야 하는 부분이어서 빠른 시간안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겠지만 죽을 때까지 서로 맞춰가야 하는 거겠지요.
    연애결혼이었고 아이없이 5년 사는 동안 서로 많이 길들여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의 아빠로 바라보게 되니 자꾸 부족한 점이 보이고 섭섭함만 늘었던 것 같아요. 남편 역시 저를 보며 비슷한 생각을 했을거에요.
    인간관계는 역시 어렵습니다 ㅎㅎ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 20. 유끼노하나
    '17.8.28 6:37 PM (221.154.xxx.133)

    내마음을 적어놓은 글 같아서..
    상황도 비슷하구요. 만혼에 결혼해서 이제 막 임신했는데
    원글님 마음이랑 똑같네요
    남편이 있어서 좋은걸 모르겠어요.
    슬프네요..댓글들보면서 저도 마음 다잡아보네요.

  • 21. 늦게나마
    '20.8.6 6:11 AM (108.253.xxx.178)

    저도 공감
    이런 남편 옆에 있으면 인생이 건조해져요.
    본인 단도리 하셔야 할 듯.
    저도 그런 기간을 거쳐 딸내미는 치대고 남편은 서로 무관심하게 지내요.
    매사에 따지면 피곤하고 이제 바꾸고 싶지도 않고 다른 남자도 관심없구요.
    딸내미가 점점 자라서 애교쟁이에 애정추구형이라..
    싱글맘에 연금 따박 타는 생활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요.
    결혼전 만났던 누구랑 했으면 어떨까를 그려 보기도 하는데 사실 다 맘에 안 들기도 하구요. 그냥 남자들 한계구 제 성향이고 한 거 같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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