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제야 깨닫는 것

날으는 하마 조회수 : 1,612
작성일 : 2017-04-17 13:50:11


비가 오네요. 약간 센치해져서 며칠 전에 내가 느낀 거 몇 자 적어요.

결혼도 했고 애도 다 키웠고 친구나 사회생활을 통해서 사람 사귀기 등을 다 하면서 살아온

사람인데 최근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가더군요.

뭐냐면 전 이제껏 살면서 누군가에게 나쁘게 한 적도 모질게 한 적도 없고 기질도 순하고

하여튼 먼저 공격하거나 남을 왕따 하거나 뒷말 하고 무리짓고 이런 건 생각도 못하는 그냥 상식있고

약간 더 보태자면 좋은 대학 나와 해외서 박사도 했으니 그런대로 교양도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살아온 시간이 있다보니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나는 잘한다고 했는데 내가 한 것만큼

나도 이해받거나 존중받지 못한 기억도 있어요.

그 이유가 요즘 생각하니 제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군요.

뭐냐면 전 항상 누군가의 평가, 어릴 때는 엄마한테 좋은 소리 듣고

잘 해서 아무 일 없이 넘어가는 거가 중요한 환경에서 컸어요.

그게 사람을 대할 때의 저의 태도나 성격을 형성한 거 같고 그래서 항상 혼자가 아닌 누군가를

알게 되고 인간관계가 생기면 타고난 기질대로 순하고 또 상식선에서 상대에게 잘 하지만 관계가 지속되면

항상 주도권이 상대에게 있고 그 상대가 마음 다치지 않게 그 상대가 좋아야 나도 좋은,

그래야 평화롭고 좋은 관계가 유지되는 그런 식으로살아왔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결혼하고 몇 십년 살고보니 비슷한 상황일 때 저의 남편이 결정을 내리거나 이유를 말할 때를

들으면서 속으로 깜짝 놀랄 때가 많았는데 판단의 기준이 본인 위주더라구요.

전 이러이러하면 상대가 어떨까 등으로 생각하는데 남편은 내가 ...한데 그러면 어떻게 해, 어쩔 수 없지

이런 식인거에요. 남편 부모님은 자식들을 그 나이대 분들 생각하면 굉장히 민주적으로

키우셨고 또 자식들도 다 국내최고 대학을 갔으니 공부도 잘해서 그랬겠지만 형제들 모두 다어릴 때

부모님한테 맞은 일도한 차례도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부모님들 두 분도 지금도 서로 존대하시기도 해요.


그래서 그런지 남편이 몰상식하다거나 몰인정 아니면 비상식적인 일은 없지만

어떤 일을 못하거나 결정하게 될 때 남의 평가, 눈치, 남의 사정 위주로 나를 거기다 맞추는게 아니라

내가 안되면 할 수 없지 인거에요.

전 한 번도 그래본 적이 없고 그게 사실은 그렇게 해서 상대와 관계가 끊어지지 않고 유지가 되기도 하지만

남녀 관계일 경우는 꼭 첨엔 제가 튕기다가 뒤에 가선 제가 남자에게 맞추고 나중에는

크게 대접 못 받고 그런 식이었거든요.

그러다보니 가끔은 나는 잘한다고 한건데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일이 생긴 적도 있으니까 

내면에 상처도 있고 그럴 때는 그 사람들이 문제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지내왔는데

남편을 보니 저는 예를 들면우리가 형편이 어려울 때 형편이 어려우면

저는 그래도 남한테는 남이 기대하는 나의 모습과수준에서 뭔가를 하는데

남편은 내가 어려운데 어떻게 할 수 있냐며 안 하든지 아예 안 만나든지 자기 있는 그대로 하든지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지 항상 당당하고 속이는 것도 없고 하여튼 마음이 남에 의해서 결정되고

애를 쓰고 속을 끓이거나 그런 일이 거의 없어요. 그러니 저한테도 짜증도 안내고

좀 오래 살다보니 아, 내가 나는 애쓴다고 썻는데 마음 상하고 하는 게 내가 뭐가 문제인지

또 나는 항상 누군가를 인간관계에서 좋아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항상 종속적 입장과 모드가 되는데 그게 나인데 그러니까 항상 끌려다니고 상처도 받고 문제가 되는구나

하고 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됐어요.

최근에도 어떤 분하고 관계에서 상황상 끊어내긴 했지만 아마 관계가 지속되었더라면

첨엔 그 분이 호감을 갖고 시작해서 나중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소리,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내 노력이 결국 내가 종속적 입장이 되어서 결국에는 나만 이용당했다는 생각으로 끝났을거란 생각을

하니 상황상 끊어내긴 했지만 나의 태도, 심정적 대인방식에 문제가 있었구나 싶더라구요.


저같은 비슷한 타입도 있을 것 같아 비와서 한 번 써봤는데 남에게 맞추는 일은

자꾸만 나만 작아지는 일인것 같아요.


IP : 220.68.xxx.1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4.17 1:58 PM (121.166.xxx.35)

    자신을 성찰할 수 있다는것만 해도 크게 진일보한 사람이란 증거에요 ^^ 읽으면서 느낀 게
    기대치에 부응한다, 준 만큼 받는 관계, 종속적 관계라는 표현을 보니
    진심이 담겨있는 관계를 맺었다는 인상이 느껴지진 않아요~
    선생과 학생의 관계이지 친구의 관계는 아니란 느낌이 들어요 ^^ 본인 스스로 피로함을 느낄 거 같은데 ..
    긍정적 감정도 교류했다 부정적 감정도 교류했다 치부도 보여줬다 해도 충분히 서로를 위한 관계가 될 수 있어요

  • 2.
    '17.4.17 2:00 PM (211.36.xxx.221)

    상대에게맞추려들지마시고 내가원하는쪽으로 관계를해보세요

  • 3. ..
    '17.4.17 2:01 PM (220.117.xxx.59)

    네 저도 그러네요
    댓글들 기다려봅니다

  • 4. ..
    '17.4.17 2:06 PM (220.117.xxx.59)

    좋아하게 되면 종속적위치..
    주도권을 항상 상대에게 줌..

    그런데 이런것들을 상대가 오히려 귀찮아하고
    싫어할수 있다는 걸 깨닫는 요즘입니다

  • 5. 원래 사람은..생명이 있는 존재는
    '17.4.17 2:17 PM (123.111.xxx.250)

    이기적인게 본능이예요
    글을 읽으니 누울자리보고 다리 뻗는다는 말에 많이 급 떠올라요.
    처음에는 상대의 배려나 호의에 고마워하다가도 어느순간 익숙해지면 당연하게 생각하고 본인 편하고 유리하게 남을 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예요.
    적당히 밀당도 하고 선도 긋고 내 주장도 해야해요.
    무조건적 수용은 성숙한 관계가 아닌이상, 관계의 균형이 깨지기 십상이예요.
    인간이 이기적이고 미성숙한 존재이기때문일거예요.

  • 6. ..
    '17.4.17 2:18 PM (125.176.xxx.13)

    원글님 제가 원글님하고 비슷하고
    남편이 원글님 남편하고 비슷해요

    남 눈치안보고 사는 남편의 삶이 좀더 윤택해보이긴한데
    글쎄요
    어느 인생이 더 나은건지 잘모르겠어요

  • 7. ///
    '17.4.17 2:18 PM (58.141.xxx.112)

    비가 와서?...저도 답글 달아 봐요.
    단점 없는 사람 없는데 원글님의 그런 성품이 나쁘건 아니잖아요?
    근데 너무 속 끓이는 성격인 것 같아요.
    남편 타입이 늘 해결방식으로 좋다고 말할수도 없어요.
    지난 일은 곱씹지 말고 느긋하면 좋을 것 같고요,나를 좋은 사람으로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보니, 스트레스가 생겨요.
    남한테 맞추고 안 불편하면 몰라도 좋은 사람은 되고 싶고(깊이 있는 내 속마음) 뒤돌아선 이게 아닌데 싶으면 님이 진정한 님 자신으로 남을 대하지 않아서 라고 생각해요.

  • 8. ,,
    '17.4.17 3:01 PM (39.113.xxx.87)

    위 댓글처럼 나자신 그대로 살아가는게 첫번째
    말한마디 행동하나 조심하며 살아도
    부작용이 있더군요

  • 9. 민들레홀씨
    '17.4.18 4:42 AM (63.86.xxx.30)

    허용적이며 칭찬위주의 긍정적 강화의 양육이 님남편같은 자녀를 주로 만들구요.
    본인의 생각을 자녀에게 강요하거나 잘못했을경우 벌을 주는 부정적 강화의 양육법은 주로 님과 같은 순종적이고 상대편의 기분을 살피며 상대편에 맞추는 관계지향적인 자녀를 만들게 되요.

    이미 형성된 성격이니 그냥 그 성격받아들이며 사는게 맞을 듯해요.
    하지만, 관계에 잇어서 너무 상대에 맞추려하지 마시고
    내가 가진 모습 그대로 보이는 걸 노력해 보세요.
    내가 가진 성격과 취향을 드러내고 만나야 내 사람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더 많아요.

    그 성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사람끼리 편하게 공감대형성이 되니까요.
    주도권에 신경쓸 필요없이 그냥 있는 나를 그대로 표현한다고 생각하세요.
    나를 당당하게 드러내고 서로 맞으면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겁니다.

    이우주에 유일한 존재인 나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세요.
    남 욕이 배뚫고 안들어오고 남 시선에 휘둘려 내인생의 선택이 달라져서는 안되는 것이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8358 박영수 특검법은 위헌 '최순실, 헌재에 헌법소원 제기' 염병하네 2017/04/21 265
678357 안철수랑 그지지자들 부럽네요. 4 ㅇㅇ 2017/04/21 589
678356 SBS 사실은, 문재인 후보의 단식.jpg 7 흠.... 2017/04/21 1,543
678355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건가요 뭔가요 23 허허 2017/04/21 4,057
678354 5월 소녀상 지킴이 1일 후원자 모집중입니다. 2 ciel 2017/04/21 354
678353 4년을 소통안하는 대통령때문에 고생했는데 또?? 13 .... 2017/04/21 916
678352 한솔교육수업듣다 이사가보신분? 1 ㅡㅡ 2017/04/21 304
678351 생리시작되고 음식 먹을 때 혀가 따갑고 돌기가 생겼는데 ... 2017/04/21 271
678350 안랩 미국지사 관련 안설희 의혹 보도되네요 13 201705.. 2017/04/21 1,717
678349 더민주, 국민의당에 '가짜뉴스용 브리핑 당장 중단하라' 2 궁물쓰레기 2017/04/21 370
678348 다음포털 정치기사에 댓글란이 없어졌네요? 2 ㅇㅇㅇ 2017/04/21 269
678347 문재인 후보 내일 일정.jpg 7 미리보세요^.. 2017/04/21 1,303
678346 암기력은 타고 나는건가요 개발 가능 한건지요 ㅜㅜ 8 초5맘 2017/04/21 1,815
678345 이제석이 무력감 느낄 중고나라 아이폰 6s 광고! 4 광고천재 2017/04/21 1,215
678344 직장생활중 가장 힘든점은 4 ㅇㅇ 2017/04/21 1,532
678343 와우..멋짐~문재인 후보 연호하는 지지자 8 ~~~ 2017/04/21 1,553
678342 30대 이상 여자 외모에 있어 머리숱이 많이 중요한가요? 17 ..... 2017/04/21 9,144
678341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15 아이사완 2017/04/21 912
678340 로또 일등 되는 사람들은 비결이 뭘까요? 전생에 덕을 쌓았나 2 .... 2017/04/21 2,926
678339 펌)김태균 의문의 친문행 GIF 2 ... 2017/04/21 1,319
678338 횡단보도 초록불 깜빡일 때 차가 지나가도 되나요? 7 112 2017/04/21 918
678337 이승연씨 남편은 가수 같아요 2 롹 가수 2017/04/21 3,350
678336 류준열 측, 악성루머 네티즌 강경대응 2 5천만촛불민.. 2017/04/21 1,436
678335 인천유세 다녀왔습니다. 15 파란을 일으.. 2017/04/21 1,442
678334 4월 21일(금) 문재인 후보 인천 부평 사진 펌 28 열혈친문 2017/04/21 1,767